남이 만든 그릇에 내 인생을 담지 마라 - 삶의 주도권을 잡고 나답게 사는 비결
파(pha) 지음 / 새벽세시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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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프로그램을 보다 보면 묘하게 거슬리는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곳’이라는 표현이다.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한다는데 과연 갈 수 있을까?’, ;거기에 못 가보고 죽으면 천당에 못 가는 게 아닐까?‘ 등의 쓸데없는 걱정이 쌓여서 심기가 불편하다.

저자는 많은 사람들이 SNS를 중심으로 퍼지는 ‘정보의 홍수’와 광고 때문에 ‘꼭 해야 할 일들’ 속에서 쫓기듯 살아간다고 말한다.

남들이 정한 기준에 쫓기지 않으면서 마음의 여유를 지니고 살아가려면 결국 나 스스로 ‘그 일이 정말 나에게 필요한가’를 일일이 짚어봐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그 판단의 기준을 자신의 바깥에 두는 한, 다른 사람에게 휘둘리는 삶에서 벗어날 수 없다 말한다.

자신을 위한 삶을 살고자 할 때 반드시 갖춰야 할 포인트는 ‘나만의 가치관’과 ‘나만의 속도’이다.

행복한 삶이란 ‘나만의 가치관’을 명확하게 정립한 후에, ‘나만의 속도’로 나아가는 사람에게 찾아온다는 내용이다.

‘평균적인 삶’이나 ‘안정적인 삶’이라는 틀에서 벗어나 나다운 인생을 살고 싶다면 ‘가짜 숙제’들을 하나씩 지워나가 보자.

유능하면서 게으른 자는 지휘관으로 삼아라.

유능하면서 부지런한 자는 참모로 삼아라.

무능하면서 게으른 자에게는 단순 반복 작업을 시켜라.

무능하면서 부지런한 자에게는 책임을 지우지 말라.

쿠르트 폰 함머슈타인 에쿠오르트라는 독일 장군이 남긴 말이란다.

이 문장을 처음 본 것은 아니다.

그런데 무능하면서 부지런한 사람은 ‘가만히 있어야 하는 상황에 익숙하지 않아서 늘 뭔가를 강박적으로 하는 것’뿐일 수도 있다는 해석이 흥미로웠다.

‘부지런하다’는 단어가 주는 긍정적 이미지 때문에 그래도 점수를 후하게 주고 싶었는데, ‘강박’이라는 단어를 만나니 저 문장이 더 선명해진 느낌이다.

최소한 무능하면서 부지런한 사람은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책은 내가 하고 있는 일들이 ‘가짜 숙제’는 아니었나 체크해 보고 삭제해 나가는 여정이다.

이렇게 가짜 숙제를 하나씩 지워나가다 보면 이 여정의 끝에 나만의 ‘진짜 삶’을 찾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오늘은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곳’이 아니라 ‘내가 꼭 가보고 싶은 곳’의 리스트를 만들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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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과 편견 저녁달 클래식 1
제인 오스틴 지음, 주정자 옮김 / 저녁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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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과 편견』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읽히고 있고, 영화, 드라마 등 여러 경로로 꾸준히 제작되는 명작 중 명작이다.

『오만과 편견』은 영국인이 가장 사랑한 여성작가 제인 오스틴의 작품이다. 또한 한국인이 가장 사랑한 고전문학이기도 하다.

인지심리학자인 김경일 교수는 『오만과 편견』이 아주 좋은 심리학 참고 도서라고 말한다.

심리학자의 영원한 숙제, 바로 ‘천인상’이라는 주제를 남녀관계로 잘 풀어냈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경일 교수의 추천 글을 읽고 『오만과 편견』을 심리학 관점에서 다시 읽으니 전혀 새롭게 읽혔다.

『오만과 편견』은 제인 오스틴의 습작 '첫인상'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실제로 이 책이 출간되기 전 원래 제목도 바로 ‘First Impression', 첫인상이었단다.

(그래도 한 남자의 오만과 한 여자의 편견으로 시작되는 러브스토리가 주요 내용이기에 『오만과 편견』이라는 제목이 더 그럴듯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인지 주인공 엘리자베스와 다아시의 첫 만남 장면이 가장 인상 깊었다.

이 소설에서 ’오만하다‘라는 표현이 처음 등장하는 장면이기도 하다.

그는 오만하고 잘난 척하며,

무도회를 전혀 즐기지 않는 것 같았다.

첫 만남에서 엘리자베스가 다아시에게 ’오만한 부자‘라는 편견을 가지게 된 이야기도 나온다.

봐줄 만은 하네. 하지만 내킬 정도는 아니야.

난 다른 남자들이 무시한 아가씨의 기를 살려줄 기분이 아닌걸.

그 사람이 나를 모욕하지만 않았더라면 나도 그 사람의 오만함은 쉽게 용서할 수 있었을 거야.

김경일 교수의 말처럼 보통 소설은 배경보다는 등장인물들의 행동들이 머릿속에 그려지는데, 『오만과 편견』은 당시 사회, 문화, 전경까지 생생하게 그려진다는 점이 매력적인 것 같다. (특히나 매체의 영상들을 봤기 때문에 더더욱 생생하게 상상할 수 있다.)

그저 그런 연애 소설인 것 같은데도 유치하지도 않고, 질리지도 않는 것이 이 소설이 가지는 힘을 실감할 수 있다.

몇 번을 다시 읽어도 새롭게 읽히고, 내용을 다 알고 있는데도 미디어를 또 보게 되니 그야말로 명작이랄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도 계속 세대를 아우르며 사랑받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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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들려주는 단단한 말
김종원 지음 / 퍼스트펭귄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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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원은 부모들을 위해 집필한 다수의 인문학 책이 큰 사랑을 받으며 명실상부 ‘대한민국 학부모들이 가장 사랑하는 인문학 멘토’로 불린다.

그가 이번에는 청소년들을 위한 책을 들고 왔다.

『너에게 들려주는 단단한 말』은 저자가 처음으로 쓴 청소년을 위한 인생철학 에세이다.

우정, 성적, 진로 등에 관한 고민이 커지는 청소년기에 어떤 생각을 키우고, 어떤 마음을 갖느냐에 따라 앞으로 펼쳐질 삶의 모양이 달라질 수도 있기에 저자는 단어 하나, 문장 하나에도 온 마음을 담았다고 한다.

저자는 『너에게 들려주는 단단한 말』에 담긴 글을 읽고 필사하는 것만으로도, 공부와 관계, 인생과 자존감, 내면의 힘과 태도 등 수많은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힘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 문제들을 해결할 근본적인 힘을 필사를 통해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책은 자존감, 관계, 꿈, 가치관, 지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책을 읽고 필사하며 가질 수 있는 것들이다.

저자는 반드시 현실적인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다음 세 가지를 담았다고 했다.

1. 여러분의 자존감, 관계, 꿈, 가치관, 지성의 영역을 책임지고 키울 수 있게 돕는 유명 철학자들의 말.

2. 그렇게 나온 말을 최대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섬세한 설명.

3. 필사를 하는 것만으로도 모든 능력이 높아지게 만드는 글.

하루 5분만 투자해서 청소년들의 삶을 단단하게 만들 힘을 길러줄 수 있다니 다른 어떤 공부보다 훌륭한 공부라고 생각한다.

바쁜 청소년들을 위해 효율적인 방법인 필사를 생각해낸 작가의 통찰력에 감탄하게 된다.

책을 읽기만 하는 것보다 쓰기까지 병행하면 확실히 시너지 효과가 있는 것 같습니다.

요즘 아이들을 보면 참 안쓰럽습니다.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배워야 하는 것도 많고, 마음을 나눌 친구를 사귀기도 힘들어 보인다.

부모님들은 부모님들대로 너무 바쁜 나머지 아이들이 마음 놓고 기대기가 힘들 때도 많아 보인다.

가정에서도 학교에서도 사회에서도 고민이 많은 청소년들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이다.

내가 지금 하고 싶은 것,

내가 지금 더 잘하고 싶은 것,

내가 앞으로 꼭 해보고 싶은 것.

이 모든 것을 '하루 5분 필사'를 통해

시작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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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포자들의 거침없는 수학 연애 - 이과남과 문과녀의 로맨스 방정식
라이이웨이 지음, NIN 그림, 김지혜 옮김 / 미디어숲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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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라도 수학을 언급하면 그의 목소리는 점점 배경음악과 비슷해지고, 점점 잘 들리지 않게 되는 현상을 나는 잘 알고 있다. 많은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왠지 민우라는 캐릭터에 정이 갔다.

‘친구와 절교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에게 수학을 배우도록 강하는 것’이라는 민우의 명언에 절로 웃게 된다.

수학을 싫어하는 민우라는 캐릭터를 만든 것은 수포자들도 이 책을 즐겁게 읽을 수 있게 만든 묘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민우는 혜수와 사귀기 위해서 연준에게 수학을 가르쳐 달라고 조른다.

내 말은 네가 1초 전에 수학을 싫어하고, 1초 후에 바로 재미를 느낄 수는 없다는 거야.

만약 이런 만병통치약이 있다면 모든 수학 선생님은 모두 구원을 받을 수 있을 테지.

뉴턴의 냉각 법칙을 설명을 하다가 전혀 흥미를 못 느끼는 민우에게 연준이 한 말이다.

수학 선생님이 가장 어려워하는 것이 학생이 수학을 좋아하도록 가르치는 것이라는 말이 실감 나게 하는 장면이다.

『수포자들의 거침없는 수학 연애』는 수학을 싫어하는 민우가 수학을 사랑하는 혜수를 만나게 되면서 수학과 가까워지는 과정이 담겨 있다.

고등학생 이상이 읽기에는 무난해 보인다. 하지만 기울기, 확률, 기하 평균, 그래프 이론 등의 수준 높은 수학 이론들이 등장하기 때문에 중학생들도 내용을 한 번에 이해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사실 어른인 나도 연준이가 수학을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읽는 속도가 나지 않아서 애를 먹었다. 천천히 읽는다고 이해한 것도 아니고 그냥 글자만 읽는데도 그랬다.

재미있게 소설을 읽었는데 수학 개념을 알게 되는 신기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학습만화가 가지고 있는 학습내용과 스토리 간의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좋았다. 그리고 너무 유치하지 않은 대학생들의 우정과 사랑을 다룬 내용이라는 점도 좋았다.

수학은 왜 있나? 수학은 왜 공부해야 하는가?

이런 질문들을 하며, 수학 때문에 괴로워하는 청소년들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길 권한다.

수학은 생각보다 훨씬 많이 일상에 녹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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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를 이기는 불편한 심리학
다카시나 다카유키 지음, 신찬 옮김 / 밀리언서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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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자들의 이야기를 보면 너무나 평범한 사람들이라 더 무서울 때가 많다. 그게 두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내 주변에도 범죄자가 있을 수 있다는 공포와, 누구라도 어떤 상황에서는 악행을 저지를 수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철학자 한나 아렌트가 ‘악의 평범성’을 주장했다. 평범한 일상에서도 누구에게나 잠재된 공격성이 눈뜰 계기가 도사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언제, 어떤 계기로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도 있고, 가해자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화를 이기는 불편한 심리학』은 ‘사람은 왜 사람을 공격하는가?’에 주목하여 다른 사람의 공격으로부터 내 몸과 마음을 지키는 방법을 알려준다.

우리는 양심이나 죄책감이 결여된 반사회적 인격을 가진 사람을 ‘사이코패스’라 부른다.

저자는 사이코패스는 우리 가까이에 존재할 뿐 아니라 때로는 누구나 사이코패스와 같은 성향을 보일 수 있다고 말한다.

이를 잠재된 사이코패스라고 한다. 책은 이 잠재된 사이코패스로부터 가까운 지인이나 자신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될만한 내용을 담고 있다.

나도 모르게 공격에 가담하게 되는 순간은 매우 흔한 경험이라 너무 공감되었다.

누구나 일상에서 자신의 잠재된 공격성을 깨닫는 계기가 찾아올 수 있는데, 이것이 ‘동조 압력’과 ‘거짓 정의’라고 했다.

다수의 의견에 암묵적으로 따르고자 하는 ‘동조 압력’. 얼핏 정의로워 보이는 대의명분이 생기면 ‘부당한 행동을 하는 상대를 공격하는 자신은 정의롭다’는 쾌감을 느낀다는 ‘거짓 정의’.

무서운 것은 거짓 정의의 깃발 아래에서 동조 압력으로 사람을 모으고 저항하지 못하는 상대에게 일방적으로 고통을 줄 수 있는 상황이 마련되면 더 이상 브레이크가 걸리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뉴스에서 자주 봐서 매우 익숙한 학교 폭력 장면이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

<느슨한 사이코패스의 공격에서 탈출하기>에는 괴롭힘을 당하기 쉬운 유형이 존재한다는 내용이 나온다.

느슨한 사이코패스의 공격에서 탈출하는 방법에는 애초에 공격의 대상이 되지 않는 방법이 있다.

괴롭힘을 당하기 쉬운 유형을 알아보고 ‘피해자의 위치에 자리 잡는 것’에서 시작해서 ‘피해자의 위치에 머무는 것’으로 확대되는 것을 차단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얕고 느슨한 사이코패스는 ‘안심하고 공격할 수 있는 대상’을 찾을 때 냉정한 눈으로 주변을 살핀다고 한다. 그들은 ‘자기 의사를 분명히 말할 것 같은 사람’은 쉽게 공격하지 않고, 무서운 사람이나 강한 사람, 지위가 높은 사람이 보살펴주는 사람도 공격 대상으로 삼기 어렵다고 한다.

이 책에서는 ‘느슨한 사이코패스’를 통해 공격하는 사람의 심리를 설명하고 있다.

책에서 말하는 느슨한 사이코패스는 누구라도 될 수 있다는 것에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더더욱 이 책이 실용적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자신을 지키기 위해 호신술을 배우기도 한다. 그와 마찬가지로 자신을 지키기 위해 화로부터 멀어지는 심리학을 배우면 느긋한 사이코패스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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