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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정말 알아야 할 수학은 초등학교에서 모두 배웠다
최수일 지음 / 비아북 / 2020년 2월
평점 :

우리가 수학을 힘들어 하는 이유는 왜 일까? 너무 성적 위주로 공부하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하고 주입식 교육 때문이라고 말도 하지만 차근차근 생각해 보면 우리는 원래 공부하기를 싫어하는 것 같다. 공부가 취미고 놀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우리는 대부분 공부도 하나의 노동으로 생각한다. 그 중에 수학은 가장 강도가 쎈 일이기 때문에 싫어하는 것이 아닐까? 어른이 되어 생각해 보면 왜 초등학교 때 눈을 넓혀서 수학의 개념 하나 하나를 생각하며 공부하지 못 했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실상은 그것은 어느 정도 수학이라는 나무를 보고 나서 느끼는 감정 내지 후회라는 생각을 해 봤다. 저자의 말처럼 과학고를 나오고 의대를 나왔어도 수학을 제대로 꼼꼼히 공부한 것이 아니라 외워서 점수를 잘 받기 위해 노력한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수학에 자신이 여전히 없고 자녀들에게 재미있게 가르치기가 어렵다.
실생활에서 수학을 떠나서 생각할 수는 없다.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수들이 다 수학의 기본 적인 개념들이고 우리의 생각이 수학을 떠나서는 멀리 가지 못한다. 어떤 분들이 덧셈, 뺄셈만 할지 알면 된다고 하지만 그것은 아주 일차원적인 생각이다. 우리의 생각이 논리를 떠나서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심지어 우리에게 주어진 자연도 알지 못한다. 자연 속에는 우리가 미처 상상하지 못하는 수학적인 것들이 수없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21세기 창조적인 삶이 요구되는 이 때 오히려 수학은 더 많이 필요하고 깊어질 것이다. 우리의 다음 세대는 좀 더 수학을 원리적으로, 개념적으로 풍부하게 공부했으면 좋겠다. 저자가 주장하는 것처럼 초등학교 때 제대로 수학을 공부하면 중고등학교 때 배우는 미적분도 수열도 함수도 쉬워질 것이다. 아니 재미있어 질 것이다. 우리의 교육이 초등학교 때만이라도 점수보다도 다양한 경험과 풍부한 자료들을 통해 개념들을 충분히 익히고 토론하고 설득하고 이해시켜가는 교육이 되었으면 한다. 이를 위해 우선 교사들 자체부터가 수학에 흥미를 가져야 하고 보다 원론적인 개념에 충실해야 한다.
저자의 말들이 우리에게 바로 들어오지는 않을 수 있다. 모든 지식은 경험에 의한 것이고 저자가 경험한 것과 우리 세대들이 경험한 것들이 다르고 받아들이는 것도 다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소한 저자와 같은 다양한 시도들이 필요하다. 그러다 보면 어떤 한 점에 근접할 수 있으리라. 저자의 지치지 않는 열정이 느껴지고 이로 인해 우리가 좀 더 편안하고 나은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에 감사하다. 그리고 이런 훌륭한 선생님들이 많이 나오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