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메이지 일본의 알몸을 훔쳐보다 1.2 세트 - 전2권
시미즈 이사오 지음, 한일비교문화연구센터 옮김 / 어문학사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메이지 일본의 알몸을 훔쳐보다
프랑스 풍자화가 조르주 비고가 본 근대 일본의 모습이다. 그가 스케치한 것을 일본인 작가 시미즈 이사오가 상세한 설명을 곁들였다.
열차 안의 일본인들의 모습을 통해 당시의 상류, 중류, 하류층들의 삶을 볼 수 있다. 당시의 중류층들이 상점의 지배인들, 관리, 장교, 고리 대금업자, 졸부, 대상인들이었다고 한다. 이들이 엘리트 계층이라는 것이 흥미롭다.
한편 90도로 허리를 굽히고 절하는 모습이 메이지 유신 때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것도 새롭다. 플랫폼에서 절하는 긴 행렬, 열차가 사라질 때 까지 연신 머리나 허리를 구부렸다 펴는 모습을 통해 아름다운 말보다 한 번의 절을 중요시하는 그들을 볼 수 있다.
군인들의 일상도 그는 전하고 있다. 언제나 그렇듯이 배고프고 훈련은 고되고 하루 하루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이 잘 나타나 있다. 흥미로운 것은 게이샤의 삶이다. 그들은 비교적 남성들과 대등하게 살았던 것 같다. 게이샤가 예능을 파는 사람들과 매춘을 하는 사람들로 나뉘어져 있었다고 한다. 이들은 연극 관람을 즐겼고 잘생긴 배우들을 좋아해 실제로 커플로 맺어지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우리의 안중근 의사가 저격한 이토 히로부미가 호색가였는데 그의 두 번째 아내는 게이샤 출신이었다고 한다. 그를 비롯한 지도급 인사들이 게이샤를 첩으로 두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게이샤는 메이지 시대에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난 여자들이 출세할 수 있는 직업이었다. 고급관리, 정치가, 대상인들의 눈에 들어 첩이나 아내의 자리까지도 올라 갈 수 있었다고 한다. 그들에게는 사교성이 좋은 게이샤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창부의 세계를 상서하게 기록하고 있다. 특별히 당시의 매춘지역을 하나의 관광코스로 신문에서 소개할 정도로 질서정연하고 깨끗한 지역으로 소개하였다고 한다. 아이들과 젊은 처녀, 대학생들이 이 거리를 거닐 정도였다고 한다. 창부 진열대 앞에 늘어선 사람들의 모습이 마치 물건을 사러 가게에 온 듯 흥미롭게 쳐다보는 모습이 보는 이로 하여금 씁쓸하게 한다. 저자는 이것을 마치 동물원에서 동물을 구경하는 구경꾼으로 묘사하고 있다. 이들의 고용기간은 보통 18세부터 27세까지 10년간으로 되어 있었다고 한다. 28세가 되면 자유의 몸이 되어 새로운 삶을 살게 했다고 한다.
그리고 비고는 가난한 농촌출신의 아가씨들이 도회지로 나와 외국인들이나 부유층의 하녀가 되어 살아가는 모습도 묘사하고 있다. 그들의 모습을 통해 근대화 과정을 통해 희생된 많은 사람들을 보여주고자 했던 것 같다.
2권에서는 특별히 훈도시를 하고 있는 모습들이 인상적이다. 모자를 쓰고 셔츠를 입고 훈도시를 하고 있는 남자가 훈도시 사이로 부채질을 하고 있는 모습은 절로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일본의 후덥지근한 여름을 나기 위한 일본인들의 지혜겠지만 서양 양복 속에 훈도시를 차려입은 그들의 모습이 우스꽝스럽다.
일본의 근대화를 떠올릴 때 우리에게는 아픈 기억이 많다. 새롭게 변화에 대응하는 자세를 생각해 보는 시간을 제공해주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