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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신발 - 아버지, 그 진달래꽃 같은 그리움
박원석 지음 / 소금나무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아버지의 신발
초등학교 교사이셨던 아버지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에 대한 글이다. 교육자로서 헌신한 아버지의 모습이 여러 군데 드러난다. 어려운 격변기를 거치는 가운데서도 투철한 사명감으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6.25의 아픔과 5.16군산혁명을 통해 빚어지는 참상과 아픔들도 곳곳에 드러난다.
저자의 아버지에 대한 사랑도 남다르다. 아이를 좋아 하시는 아버지를 위해 젖도 떼지 않은 아이의 양육을 부모님께 부탁하고 그것을 감당해가는 모습을 통해 부모님을 공양하는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무엇보다 아버지의 자식 사랑, 손자 사랑이 특별하다. 자식이 코 흘리는 것을 종이나 수건으로 닦지 않고 입으로 빨아 삼켰다는 대목에서는 벌어지는 입을 다물 수 없었다. 아기가 싫어 할까봐 가까이 가지도 않고 멀리서 응시하는 모습 그리고 매일 육아일기를 써 내려가는 모습을 통해 한 생명에 대한 넘치는 사랑을 보게 된다.
본문 중 특별히 학생들의 신발에 이름을 새겨주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어릴 적 신발이 자주 바뀌거나 누가 신발을 가져가 황당한 경우가 많았다. 그때의 그 막막했던 기억과 함께 일일이 신발에 자상하게 이름을 새겨 주시는 모습이 클로즈업된다. 이렇듯 25년을 살아온 이분의 모습이 너무나 아름답다.
요즘도 초등학교에 가보면 훌륭하신 선생님들이 계신다. 며칠 전 초등학교 한마당(운동회)이 있어 선생님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 나이 지긋하신 선생님들이 ‘아유 내 새끼’ 하시면서 재롱을 다 받아 주시는 모습이 참으로 아름다웠다. 버릇없다 야단치지 않으시고 안아주시고 등을 두드려 주시는 그 사랑이 어디서 나오는지 고개가 숙여졌다. 아이의 성적이 중요하고 실력이 필요하지만 따뜻한 마음을 갖는 것이 더욱 필요하리라.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어 가는데 그리고 따뜻한 동네를 만들어 가는데 우리 초등학교 선생님들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알아주지 않은 곳에서 한 아이 한 아이 따뜻한 사랑으로 대해 주시는 많은 선생님들께 감사를 드린다. 이러한 분들이 많이 있었으면 하는 소망을 가져본다.
다소 주관적이 생각이 많이 들어가고 요즘 생각과 많이 충돌하는 것도 있지만 그 진심과 뜨거운 마음이 전해지는 책이다. 한 편 아버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기회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