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이름 2
패트릭 로스퍼스 지음, 공보경 옮김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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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책 표지를 보면서 제2의 에드워드를 만나게 되지는 않을까 하는 기대와 설렘을 안고 이야기를 읽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2권까지가 완결인 줄 알고 아쉬운 마음으로 읽고 있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3권도 있다고 해서 조금이나마 아쉬웠던 마음을 접고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바람의 이름> 세 권은 <왕 암살자 연대기>의 첫 번째 시리즈라고 들어 앞으로 머나먼 여정이 더 많이 남아있을 거란 생각에 더욱 궁금해지기도 했고 많아진 이야깃거리에 기분이 좋아지기도 했다. 이 책이 작가 패트릭 로스퍼스의 데뷔작이라니 정말 놀라웠다.


어려서 부모님을 모두 잃고 거지처럼 생활하며 슬픔과 고난을 겪어야만 했던 주인공 크보스는 스승의 뜻에 따라 신비술사가 되기 위해 대학에 입학을 한다. 대학 등록금조차 낼 형편이 되지 않아 간신히 시험을 통과하는 것으로 입학을 허락받았다. 계속되는 학비와 생활비를 벌어야 했기 때문에 입학한 후에도 학업 외에 걱정할 것들이 쌓여 있었다. 그 후로도 그리 탄탄치만은 않은 대학 생활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디든지 남이 잘 되는 것을 시기하는 존재가 꼭 있기 마련이다. 크보스에게도 그를 시기하고 언제나 깎아내리려는 존재들이 있었다. 그 중에는 교수도 있었고 귀족 출신의 학생도 있었다. 그들의 함정에 빠져 퇴학의 위기에도 처했고 간신히 스스로를 변호해 채찍을 맞는 처벌을 받기도 했다. 2권에서는 크보스의 대학 생활이 주가 되어 수업 내용, 배우는 것들, 대학 친구들과의 일화들이 담겨 있었다. 그래서 판타지적 요소가 많다기보다는 크보스의 성장을 지켜보고 있다는 느낌이 더 크게 들었다. 
 

 


크보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부모를 잃고 특별한 능력과 천재적인 재능으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영웅시되기도 하고, 또 고난의 과정들이 끊이지 않는다는 것, 이야기가 길다는 점 등 여러 가지 면에서 해리포터와 많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3편에서는 또 어떤 내용이 크보스를 둘러싸고 있을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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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의 눈물
김연정 지음 / 매직하우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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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백두산의 화산폭발이 이슈화된 적이 있다. 수년 내에 화산폭발이 일어날 거라는 예측이 많아지고 있고, 그에 따른 피해의 예상 범위에 대한 언급도 있다. 그에 대한 뉴스도 점점 증가하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자연재해가 끊이지 않고 있고,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을 보았을 때, 더욱 읽고 싶어졌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 <천지의 눈물>은 백두산의 화산폭발을 다룬 이야기이다. 머나먼 과거로 돌아가, 발해의 마지막 왕자, 대광현의 입을 빌려, 해동성국 멸망의 근본적인 원인은 9세기 백두산의 화산폭발이었다는 이야기로 시작하고 있었다. 이야기는 그 거대한 화산폭발이 다시 일어난다고 가정하고 있었고,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백두산에서 화산성 지진이 일어나는 횟수가 잦아지고, 또 지진을 측정하는 기계가 점점 백두산의 화산폭발이 임박해졌음을 알리면서 한국, 북한, 일본, 중국의 학자들이 이도백하에 모여 이를 조사하게 되었다.


그들의 연구는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서로에 대한 이해가 완전히 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동의 문제 때문에 만난 것이기에 갈등도 많았고 부딪치는 일도 많았다. 때로는 언쟁이 오가기도 했고 그것은 주먹다짐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북한은 안하무인으로 고집스럽게 굴었고, 한국은 그런 북한을 이해하고 포용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리용두와 한국의 승현은 젊은이답게 서로의 생각을 표현했고 공유했다. 그들의 대화만큼은 참 유쾌해서 계속 지켜보고 싶었다. 하지만 완벽한 조화가 채 이루어지기도 전에, 결국 2017년 12월 10일 백두산의 화산폭발이 시작되었다. 사람들은 대피하기 시작했고, 발등에 불이 떨어지자 사람들이 대책을 강구하기 시작했다. 안전하고 확실한 대피방법이 마련되지 않았기에 수많은 사람들이 죽고 건물들이 무너져 피해를 입고 타격을 받았다. 그리고 어떻게 이를 극복할 것인지가 우리에게 남겨진 과제.


이 책은 동북아의 정치와 긴장관계도 다루고 있었다. 일본과 우리나라 간의 지울 수 없는 과거, 우리나라를 티베트화하여 흡수하려는 중국의 욕심만 앞선 동북공정, 어떻게 해서든 한국을 집어 삼키려는 그들의 역사왜곡, 북한의 탈북자 문제와 핵개발, 그리고 우리나라를 바라보는 편협한 시각. 이 모든 것들이 이 책에 담겨 있었다. 상상만으로도 결과를 예측하는 것은 끔찍했다. 책 속의 2017년은 지금의 모습과 그다지 달라진 점이 없었다. 지금 같은 변화의 속도라면 2017년은 지금과는 꽤 많이 다른 모습을 하고 있을 텐데 그런 점이 조금 아쉬웠다. 백두산 화산폭발은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지만 그것을 다루는 과정, 대통령의 모습 등에서 현실성이 많이 떨어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책은 거침없이 읽히는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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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조너선 프랜즌 지음, 홍지수 옮김 / 은행나무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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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랜만에 700여 쪽이 넘는 길고 긴 이야기를 만났다. 두꺼운 책을 앞에 두고 있으면 저절로 설렘과 기대감이 생기는 것 같다. 책은 참 두꺼울수록 좋다. 뉴욕타임스, 아마존닷컴 베스트 1위, <타임>, <뉴욕매거진>, <뉴스데이> 올해 최고의 소설 1위, 2010년 오프라 윈프리 북클럽 선정 도서 등 화려한 타이틀이 이 책에 붙어 있었다. 책이 두꺼운 만큼 다 읽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이 책 <자유>는 자유를 꿈꾸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지금은 이미 중년이 된 패티 버글런드와 월터 버글런드 부부가 중심이 되어 그들과 주변 사람들의 삶의 모습이 이 책에 그려져 있었다. 패티는 중년의 위기를 겪으면서 우울증에 빠졌고 자서전을 써 보라는 정신과 의사의 지속적인 권유에 따라 자서전을 썼고, 그 속에서 자신을 1인칭이 아닌 3인칭으로 부르고 있었다. 그리고 오래 숨겨둔 비밀을 하나씩 풀어나갔다.


패티와 월터의 각각의 부모 이야기, 패티와 월터의 이야기, 그리고 그들의 아이들 제시카와 조이 이야기, 이렇게 책에는 3대의 이야기가 흐름을 타고 실려 있었다. 이 책 <자유>는 가족 내에서의 갈등과 어긋나는 가족 관계뿐만 아니라, 가족 외에서의 갈등도 포함하고 있었다. 가족, 친구 간의 사랑과 갈등, 질투와 화해, 이별과 용서, 균형을 이루지 못하고 붕괴하는 가족 등의 복합적인 관계를 그리고 있었다. 또 미국 정치의 이념적인 대립과 자본주의를 둘러싼 갈등, 환경 보호 문제 등의 다양한 문제들도 다루고 있었다.


청소년 시절의 패티를 거의 지배하다시피 했던 엘리자와의 일화는 참 흥미로웠다. 패티가 엘리자의 병적인, 우정을 가장한 사랑이 아닌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심각한 집착과 비정상적인 면을 꽤나 오랫동안 눈치 채지 못했다는 사실이 도저히 믿기지가 않았다. 엘리자는 언제나 마약을 곁에 두고 있었고, 백혈병에 걸렸다는 거짓말도 서슴지 않는 아이였다. 강간을 당하고 돌아온 패티의 문제를 맞닥뜨린 그녀의 부모님의 대처 방법은 정말이지 기가 막혔다. 마약과 섹스. 분명히 패티의 삶은 평범하다고 볼 수는 없었다. 오히려 이상적인 방향과는 반대로 흘러갔다고 볼 수 있다. 사랑에 확신이 없는 상태로 결혼을 하고, 어쩌면 내내 다른 사람을 사랑했는지도 모르고, 만족을 하지 못하고, 옛사랑 비스름한 리처드와 바람을 피우고 방황을 하기도 했다. 등장인물들이 격정적인 감정변화를 겪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함께 불안해지기도 했고 어지러워 아찔해지기도 했다.


딱히 이렇다 할 중심을 잡는 사건은 등장하지 않는다. 여러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때때로 사람들은 자유에 대한 제대로 된 정의를 인식하지 못한 채 실수를 저지른다. 마치 자신의 자유를 정당한 방식으로 가지는 듯해 보이지만, 실은 자신의 인생을 좋지 않은 방향으로 끌어가고 있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고는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자유와 사랑에 대해서 그리고 인생에 대해서 다시 한 번 그려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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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양아들 사기꾼 살라이
프란체스코 소르티.리타 모날디 지음, 안성철 옮김 / 거인북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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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리자’, ‘최후의 만찬’

설명이 필요 없을 만큼 유명한 작품이다. 아마 이 그림들을 본 사람보다 안 본 사람 찾는 것이 하늘의 별 따기일 것이다. 바로 레오나르도 다빈치 Leonardo da Vinci의 작품 이름이다. 그는 이탈리아의 천재 미술가, 과학자, 기술자, 사상가로서 르네상스 시대를 빛낸 인물이며 조각, 건축, 토목, 수학, 과학, 음악 등 정말 여러 분야에서 천재성을 보였다.


우연히 서점의 신간 코너에서 이 책을 발견했다. 새로 나온 책 중 재미있어 보이는 게 있나 둘러보던 중 이 책이 눈에 띄었다. 참 길기도 하고 어떤 내용일지 짐작할 수 있는 그런 제목이었다. 제목만으로 보면 그 유명한 레오나르도 다빈치에게 양아들이 있었고 그가 사기꾼이라는 말이었다. 사실 생각해보니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유명한 작품들 몇 가지만 알고 있었지 그의 삶과 생활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거의 없었다. 완벽해보이기만 했던 천재에게 말썽꾸러기 양아들이 있었다니, 그들의 이야기를 읽어보고 싶었다.


이 책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양아들 사기꾼 살라이>는 살라이가 체포된 채로 피렌체의 구치소에서 검사의 심문을 받는 것으로 시작하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의 무죄를 증명하려 고백을 하고 진술서를 쓰고 하는 것으로 책은 구성되어 있었다. 무슨 죄를 지었는지 살라이는 크고 작은 여러 범죄로 고발을 당한 상태였다. 그의 본명은 잔자코모 카프로티이고 레오나르도 다빈치에게 10살 되던 해 양아들로 입양이 되었다. 그리고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쉴 틈 없이 도둑질을 일삼고 거짓말을 하는 그를 ‘모든 기독교인들에게 해가 되는 존재란 뜻의 술탄 살라딘’에서 딴 이름, ‘살라이’로 불렀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와의 몇 가지 일화를 제외하고는 양아버지는 책에서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다만 살라이의 말을 빌리자면,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멍청하기 짝이 없음에도 뽐내기 좋아하고 아는 것이 없음에도 아는 척하는 소위 허세부리기 대장으로 묘사되었다. 하지만 살라이는 바람둥이에 사기꾼에 철자법도 제대로 모르고 특히 아주 심한 거짓말쟁이였기 때문에 그의 말을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는 모르겠다.


양아버지는 살라이에게 아주 귀한 세계지리책을 한 권 구해오라는 심부름을 시켰고 그 때문에 살라이가 로마로 가면서 이야기가 점점 수면 위로 드러났다. 로마에서의 일정 중 살라이는 옛 여인들을 만나 한바탕 신나게 뒹굴기도 하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 어느새 여섯 일곱의 나이를 먹은 자식들을 만나게 되기도 하고 심지어 살인사건에까지 연루되었다. 이 책에서 주로 다루는 사건 중 하나는 아메리카 대륙을 진짜 발견한 사람이 누군가 하는 것이었다. 아메리카를 발견한 사람은 피렌체 사람 아메리고 베스푸치이며 그의 이름을 따 아메리카로 불리게 되었다고 그당시 사람들은 믿고 있었다. 그런데 진실을 캐보니 아메리카를 발견한 사람은 콜럼버스이고, 그는 교황 인노켄티우스 8세의 숨겨진 아들이었으며, 정치권력, 세력의 다툼 사이에서 교황이 의문스러운 죽음을 맞으면서 진실이 묻히게 되었다는 것이다. 복잡한 사건들은 진실과 서로 얽혀 있었다. 진실을 밝히려는 사람들, 목숨을 걸고 막으려는 사람들, 그런 싸움에 살라이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얽혀들고 말았다.


이야기는 참 재미있었다. 때때로 번역의 어색함에서 느껴지는 이질감 때문에 책에 완전히 빠져들기 어려울 때도 있었지만, 그리고 살라이가 너무 호색가라 읽기가 불편하기도 했지만, 워낙에 살라이가 말을 잘하고 독특한 캐릭터라 흥미롭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 사건의 배후에 누가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또 실존했던 인물들의 실명이 직접 거론되기도 했기 때문에 이게 진짜 진실인지 아니면 소설인지 헷갈리기도 했다.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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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D등급 그녀
진소라 지음 / 예담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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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중지




세상에서 제일 믿을 수 있는 존재를 꼽아보라고 한다면 엄마 혹은 아빠를 꼽을 것이다. 세상이 모두 나를 등진다고 해도 언제나 그 자리에서 품을 열고 있어주는. 그런데 여기 엄마한테 제대로 뒤통수를 맞은 여자가 있다.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 열심히 뒷바라지를 해 검사가 되기까지 조력했는데, ‘마담뚜’ 엄마는 물론 모르고 그런 것이지만 그를 부잣집 데릴사위로 엮어 넘긴다. 기가 찼다.


처음 그녀의 이름이 ‘우신’인 걸 알았을 땐 참 멋진 이름이구나 싶었고, 그녀의 성이 ‘고’라는 걸 알게 되면서 고결하고 고귀한 이름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평생을 가족 부양을 위해 일하셨던 고우신의 아빠는 결국 병에 걸리고 말았고, 아빠가 돌아가시기까지 1년간을 대학도 포기하고 그 곁에서 병간호를 했다. 자기 말고도 딸이 둘이나 있고 엄마도 계시지만, 그들은 병원에 들러도 눈살을 찌푸리기만 할뿐 사랑의 감정도 걱정의 감정도 내비치지 않는다. 그런 게 애초에 없었던 사람들처럼. 엄마는 고우신이 ‘남자 장희빈’이라 부르는 남자와 재혼했고 그 사이에서 고훈이란 아들을 얻었다. 새롭게 만들어진 가족의 구성원이 되기 싫었던 고우신은 점점 가족에게서 멀어져갔다. 그리고 그들 가족은 한 데 똘똘 뭉쳐 고우신을 빼고 해외로 어디로 여행을 다닌다. 결국 그녀는 사랑하던 애인과 가족 모두로부터 버림받은 셈이었다.


20대 중반을 넘어선 여자, 고우신의 사랑과 실연, 독립과 또 귀여운 복수와 자살 소동, 또 새롭게 다가온 사랑 등 삶의 이야기를 읽을 수 있었다. 글의 전개도 빠른 편이고 이야기도 재미있어 책장이 술술 넘어갔다. 무엇보다 매력적이고 통통 튀는 고우신의 캐릭터가 재미있었다. 결혼정보회사의 비인간적인 회원등급제에 의해 D등급 혹은 그 이하의 등급을 맞았을지언정 고우신, 그녀의 삶을 놓고 봤을 땐 분명 A등급일 것이다. 무엇이든 열심이고 무엇이든 자신이 양보하는 편을 택하는 고우신은 언제 어디서든 기죽지 않고 그녀만의 당당함을 보여주었다. 지금도 분명 열심히 살고 열심히 사랑하고 있을 고우신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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