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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때문이다 - 요셉 조성만 평전
송기역 지음 / 오마이북 / 2011년 5월
평점 :
자신의 신념을 확고히 하기 위해 자신의 몸을 불사르거나 할복 등의 자살을 하는 것으로 목숨을 바치는 사람들이 있다. 이 책 <사랑 때문이다> 속의 주인공 조성만 역시 뜻을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쳤다. 이 책에는 요셉 조성만의 평생, 그러나 짧기만 한 스물 네 해의 삶이 담겨 있었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인식되고 각인된 조성만의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조성만의 삶을 아주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그는 1964년 12월 아버지 조찬배와 어머니 김복성 사이에서 둘째로 태어났다. 용암 초등학교, 서중학교, 해성 고등학교를 거쳤다. 그리고 1년 재수를 한 끝에 서울대학교 자연대학 화학과에 입학했다. 그리고 명동성당 가톨릭 민속연구회에서 활동을 했다. 가족의 반대에 부딪혀 좌절되긴 했지만 신부가 되기를 꿈꾸기도 했다. 민주화 운동가로 살다가 1988년 5월 15일 15시 40분 명동성당 교육관 4층 옥상에서 칼을 배에 꽂고는 유서를 뿌리며 아래로 몸을 던졌다. 그렇게 조성만의 삶은 하얀 십자가처럼 끝을 맺었다.
그의 삶은 정말이지 비현실적으로 다가왔다. 자신의 목숨을 다 바쳐 대한민국을 생각하고 싸웠다. 조성만 열사와 같은 사람들이 있었기에 지금 우리의 삶이 존재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조성만 열사의 부모님과 주변 사람들의 말로 미루어 보아 그는 조용하고 차분하고 침착했다. 그러나 그의 가슴 속에는 누구보다도 뜨거운 열정이 있었다. 그 열정을 꽃피워 세상이 가는 길을 바꾸고 싶었으나 결국 그는 자신의 죽음으로 막을 내렸다.
한반도의 통일은 그 어느 누구에 의해서도 막아져서는 안 됩니다.
한반도에서 미국은 축출되어야만 합니다.
군사정부는 반드시 물러나야 합니다.
다가오는 올림픽은 반드시 공동 개최되어야만 합니다.
이것이 조성만이 유서에서 주장했던 주요 내용이다. 지금을 살고 있는 나는 격동의 80년대에 대한 경험이 없기 때문에 그의 주장에 100% 공감하고 지지할 수는 없지만 그가 얼마나 자신의 신념을 확고히 했는지는 책을 읽으면서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잘못되어가는 사회에 대한 고민으로 조성만은 하루도 편히 잠에 들지 못했다고 한다. 이 책을 읽기 전 나는 조성만이라는 사람에 대해 아는 바가 하나도 없었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가슴 뭉클한 적도 있었고 감정이 북받쳐 오르기도 했다. 목숨을 아까워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갔던 그가 부럽기도 했고 외로워 보이기도 했다. 이 책을 통해 조성만의 삶을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