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컨스피러시 -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겨냥한 대 테러 전쟁
에이드리언 다게 지음, 정탄 옮김 / 끌림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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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이 책을 알았고,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한 편의 영화를 보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어쩌면 혹시 실제로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아마도 첩보부대에서 근무했던 경험이 있고, 또 생화학이나 핵공격에 대한 보안을 담당했던 경험이 있는 저자,  ‘에이드리언 다게’이기에 그런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지 않았나 싶다. 책을 읽으면서 이쪽 분야에 대한 저자의 식견이 그대로 내게도 느껴졌다. 그리고 실제로 쓰인 인물들의 이름 역시 현실성을 더해주었던 것 같다. 너무 많은 이름이 등장하고 어려운 용어들이 드러나 있어 주춤하기는 했지만, 그것이 이 책을 읽는데 방해가 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또 하나, 이 책은 실제 국제 정세를 현실적으로 반영하고 있었다.

  

  어떤 집단에서 베이징에 생화학 무기를 투하할 계획이라는 것을 알고, 이에 맞서 미국 중앙정보부 요원인 ‘커티스 오코너’, 질병 통제센터의 박사인 ‘케이트 브레이스웨이트’가 이를 막아 나가는 이야기이다. 미국의 백악관, 극우적인 민족주의자와 검은 손을 잡은 거대한 제약 회사, 테러를 실행하는 중국 신장의 위구르 분리 독립 세력. 탄탄한 스토리 구성과 읽으면서 감탄을 자아내는 생화학적인 요인의 삽입은 중간에 책을 덮을 수 없게 만들었다. 저자는 공간을 뛰어넘으며 이야기를 진행시켜, 읽는 사람들을 일사분란하게 만들었다. 더구나 생화학, 바이러스 등의 용어는 실제로 일어났을 때에 대한 두려움마저 들게 했다.




  그리고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부패한 정치인들과 더불어 미국 정부의 현재를 날카롭고 예리하게 비판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내부에 종교적인 갈등이라는 요인도 적절히 들어가 있었다. 미국을 비롯해 여러 나라의 지도자들은 신의 유일한 계시를 성경으로 한정해놓고는 이슬람이 기독교를 위협하고 있다는 불안감을 표출한다. 단순한 종교적인 차이를 두려움으로 바꾸어버리는 순간이었다.




  “정말 독특한 힘이에요. 종교 말입니다. 논리보다 믿음에 바탕을 둔다는 것, 게 바로 종교의 문제죠. 알라를 대신하여 버스 정류장을 날려버려야 한다고 믿는 무슬림 테러리스트도 그렇고, 하나님의 인도를 받고 있다고 믿는 대통령이나 수상도 마찬가지예요. 어느 쪽이든 제대로 논쟁을 벌일 대상은 아니죠. 우리는 늘 자신보다 더 나은 존재를 믿고 싶어 하죠.”




  “종교는 출생에 의해 좌우된다. 만약 나처럼 파키스탄에서 태어난 사람이라면 아주 어렸을 때부터 마호메트가 예루살렘의 바위에서 하늘로 승천했다는 가르침을 받았을 것이다. 반면 이 나라 미국에서 태어난 기독교인이라면 현재 성묘 교회가 있는 갈보리 인근의 무덤에서 예수가 승천했다는 가르침을 받았을 것이다.

  마호메트와 예수는 서로 공통점이 많다. 둘 다 정의와 공평함, 그리고 연민을 호소했다. 우리는 서로의 차이를 두려워하기보다는 포용해야 한다. 우리가 물려받은 문화의 다양성을 축복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서로의 차이만을 강조하면서 인류의 구원과 미래에 대해 자기들만 유일한 해답을 가졌노라 고집한다면 우리에겐 아무런 전망도 없다.”

  




  어쩌면 이 책은 정말로 일어날 수 있는 테러에 대한 예고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자신이 테러리스트라는 생각을 하고 이 책을 썼다는 저자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베이징 컨스피러시’가 베이징에서뿐만 아니라, 어디에서든 현실로 나타나 재앙이 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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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씽크 전략 - 비즈니스 세계의 트로이목마 전략 Harvard Business 경제경영 총서 35
번트 H. 슈미트 지음, 권영설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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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 낯익은 이야기. 트로이 목마의 이야기에서부터 이 책 <빅 씽크 전략 Big Think Strategy>은 시작하고 있다. 영화를 통해서도 책을 통해서도 많이 소개된 신화 이야기이기 때문에, 어렵게만 보이는 이 책을 읽는 데 처음에 어느 정도의 부담감을 줄일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스의 아가멤논은 트로이 성벽을 무너뜨리지 못해 고심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오디세우스가 평화의 선물이라는 명목으로 거대한 목마를 만들어 두고 사라졌다. 트로이 사람들은 선물이라고 여기고 목마를 끌고 성 안으로 들어갔다. 이윽고 밤이 깊어지자, 목마 안에 숨어있던 그리스 병사들이 빠져나와 성문을 열었다.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그리스 군사들은 열린 문으로 거침없이 들어와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 수년 동안 도전했으나 무너뜨리기에 실패했던 트로이 성벽을 하룻밤 사이에 해낸 것이었다. 저자는 바로 이 승리의 원인을 ‘빅 씽크 Big Think’라고 말하고 있다.

  이 외에도 저자가 말하고 있는 ‘빅 씽크’의 모습은 스타벅스에서, 이케아에서, 구글, 아이팟 등에서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빅 씽크’, 큰 생각을 하는 길이 소개되고 있다. ‘빅 씽크 전략’은 크게 여섯 가지의 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전략의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가장 기본은 작은 생각을 떨쳐버리고 대담한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한 여섯 단계는 서로 밀접한 관련성을 지니고 있다. 전략 창출과 관련이 되어 있는 세 가지 단계와 전략 실행과 관련이 되어 있는 세 가지 단계로 나누어진다. 전자는 새 아이디어 찾아내기, 아이디어 평가하기, 아이디어를 ‘빅 씽크 전략’으로 만들기이다. 그리고 후자는 빅 씽크 실현하기, 빅 씽크 리더십, 빅 씽크 유지하기이다.

  새 아이디어를 찾아낸다는 것은 말 그대로 떠올린다는 말이다. 이를 위해서는 절대로 어떠한 범위 안에 생각이 국한되어서는 안 된다. 업종이라는 제한에서도 벗어나야 하고, 상식, 고정관념, 시간이라는 틀 자체에서 벗어나는 열린 생각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렇게 구상된 새 아이디어는 반드시 평가를 통해서 그 영향력과 변화 가능성, 실현 가능성 등을 살펴보아야 한다. 이렇게 평가를 마친 아이디어는 빅 씽크 전략으로 발전시켜야 하는데, 여기에서 네 가지를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완전히 반대로 뒤집어 생각해 보는 상반전략, 통합전략, 핵심전략, 그리고 아이디어로 시장의 흐름을 변화시킬 수 있는 초월전략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실행이다. 이 단계에서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것이 바로 유연한 사고와 민첩한 움직임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 힘 있는 리더십은 반드시 갖추어야 할 조건이다. 그들에게는 배짱과 열정, 그리고 끈기가 있다. 이로써 빅 씽크를 밀고 나갈 수 있고 조직을 끌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빅 씽크 전략의 마지막 단계는 위에서도 말한 유지하는 일이다. 어떤 일이든 현 상태를 유지시킨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조직을 잘 이끌어야할 리더에게도 그렇지만, 조직을 구성하고 있는 구성원들의 조화 역시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렇게 여섯 단계를 통해 진정한 빅 씽크가 모습을 드러낸다.




  이런 ‘빅 씽크’의 모습은 다소 모호하게 들릴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책에서 우리는 기본적으로 생각의 차이가 결국에는 얼마나 차이가 큰 결과를 가져오는지 많은 사례들을 통해서 배울 수 있다. 10년 동안의 전쟁도 한 순간의 아이디어 덕분에 하루사이에 끝내버렸던 오디세우스의 ‘빅 씽크’처럼 말이다. 회사원도 아니고 기업가도 아닌 사람이 이 책을 읽을 필요성이 있느냐고 묻는다면, 우선은 읽어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생각의 변화를 가져다 줄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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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스타 존의 수상한 휴가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 / 북스토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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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 ‘비틀즈’를 모르는 사람은 극히 드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존 레논’은 그의 음악과 또 죽음 때문에도 여전히 이슈가 되고 있는 것 같다. 처음에 이 책 <팝스타 존의 수상한 휴가>의 제목을 보았을 때, 존 레논과의 연관성은 전혀 느낄 수가 없었다. 물론 오쿠다 히데오는 끝까지 ‘존 레논’이라는 이름을 언급하지는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좀 더 그럴듯한 소설이 나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결국 우리는 은연중에 그가 ‘존 레논’임을 알 수 있었다. 저자는 존 레논이 은둔 생활을 했던 그 4년에 초점을 맞추었다. 우리 모두가 궁금해 하던 그의 운둔 생활에 그가 직접 상상의 나래를 편 것이다.




  <팝스타 존의 수상한 휴가>의 소재 역시 정말 ‘오쿠다 히데오’다웠다. 배변을 보지 못하는 괴로움이라니. 병원에 가서 관장을 해도 이 증상은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 속이 시원해지도록 해결해주지 못하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나마저도 속이 더부룩하고 답답해지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 속에서만 만날 수 있는 희한한 인물, 바로 의사의 등장이다.

  의사는 오쿠다 히데오의 그 이후의 작품 속에서도 그러했듯, 엉터리 같으면서도 뭔가 날카롭고 독특하다. 어느 누구도 처음부터 그의 말을 그대로 따르지는 못한다. 그는 그럴 정도로 당황스러운 인물이다. 그러나 결국에는 그가 제시한 길을 걸음으로써 자기 안에 있는 것들을 해소하고 치유할 수 있게 된다. 여기 존의 변비와 같은 경우에서도 그렇다. 의사는 변비라는 증상 자체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 듯하다. 그에 따라 존의 스트레스도 점점 커지고 존은 견디기 힘들어하지만, 의사는 존의 변비보다 존의 내면에 남아있는 문제에 집중한다. 아니나 다를까. 존의 내부에 쌓여있는 죄의식과 강박증, 트라우마가 바로 존을 죄고 있던 원인이었다. 그것을 모른 채 존은 엉뚱한 곳에서 해답을 구하려 하고 헤매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 모두도 이 ‘존’과 마찬가지인 것 같다. 정작 해답은 스스로의 안에 버젓이 존재하고 있으나 우리는 그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자기 안에서 병을 키워나가는 것이다. 내부에 존재하는 문제를 바로 해결하지 못하고 피하려고만 하니 당연히 문제의 본질에서는 벗어나게 되고, 두려움에 휩싸이게 될 뿐이다.




  존은 변비라는 증상을 통해서야 비로소 자기 내부에 남아있던 과거의 잔재들, 문제의 본질들을 인식하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불행했던 과거의 흔적을 좇아 나간다. 이러한 존의 행동은 죽은 사람이 돌아온다는 일본의 전통 오봉절과 함께 이어져 해결점을 찾게 된다. “당신은 ‘마땅히 그러해야 한다.’는 심리가 너무 강합니다.”라는 한 마디에 존뿐만 아니라, 이 책을 읽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이 시원하게 뚫리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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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사회를 여는 변화의 물결 Social Shift Series 2
와타나베 나나 지음, 이정환 옮김 / 에이지21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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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가라고 하면 보통은 자기의 또는 회사의 이익을 취하기 위해서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이 떠오른다. 그래서 좀 이상하게 ‘사회적 기업가’라는 말이 좀 어색하게 들리기도 한다. 이 책은 사회적 기업가 17명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저자는 세계에서 각각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기업가들 중에 사회적으로 많은 귀감을 줄 수 있는 기업가 17인을 꼽았다.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를 전달해줌으로써 그들과 더불어서 우리 또한 지금보다 좀 더 희망적인 미래를 이끌어나갈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 책 <미래 사회를 여는 변화의 물결>에 소개되어 있는 17인의 사회적 기업가들은 인권, 교육, 건강, 종교 등 각기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었다. 제일 처음 소개된 기업가는 교육 쪽에서 활동하는 메리 고든이었다. 그녀는 갓난아기에서  '공감능력'을 배우는 기적의 교육을 제창한 사람이다. 초중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유아와 접촉하는 시간을 갖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한다. 처음에는 갓난아기를 너무 실험적으로 ‘이용’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지만, 글을 읽어나갈수록 그런 의구심은 줄어들었다. 유아의 김정을 이해하는 경험을 함으로써 다른 사람의 감정에 공감하는 능력을 배우고 애정과 책임감을 느낄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상대편의 입장에 서서 생각하는 힘’을 어려서부터 길러주는 것이다. 이러한 교육 방법은 수치상으로도 확인되는 효과를 거두었기 때문에 점점 확대되어 진행 중이라고 한다. 그녀의 활동에 대해 읽으면서 뭔가 오소소 소름이 돋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책을 읽으면서 가슴이 뛴다는 것을 아주 오랜만에 느껴본 것 같았다.

  이 외에도 인도적으로 직물기업을 이끄는 기업가,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IT 기업가, 무시되는 인권에 맞서는 기업가, 질병에 걸린 아이들을 위한 기업가, 노인들의 노후 문제를 위한 기업가, 매춘 피해자들을 구제하는 기업가, 직업이 없는 청년들을 위한 기업가, 해외근로자를 위해 은행을 운영하는 기업가 등 그야말로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기업가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여기에 소개된 기업가들 외에도 훨씬 더 많은 사회적 기업가들이 활동하고 있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동시에 이 책을 읽는 우리들도 미래를 변화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사회적 기업가가 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렇게 인도적인 사회활동을 기업 활동과 연관시켜 운영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이런 기업가들로만 기업이 구성된다면, 기업의 미래는 정말 밝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정말 우리가 새롭게 생각해보고 세워 보아야할 진정한 가치에 대해서 느낄 수가 있다. 그들의 모토와 활동을 통해서 우리가 사는 세상은 조금씩 살기 좋아지고 있음을 확실히 느낄 수가 있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말한다. “불안한 시대에 탄생한 ‘잔잔한 물결’은 불과 2년이 지나지 않아 눈에 보이는 ‘파도’로 바뀌어가고 있다. 그 파도는 더욱 거세져 머지않아 새로운 가치관이 침투한 사회가 탄생할 것이다. 그리고 그때가 되면 거대한 폭풍우도 진정될 것이다.” 라고 말이다. 잔잔한 물결에서 시작된 변화는 점점 불어나고 확대되어 이제는 파도와도 같아졌고, 이렇게 계속 진행되면 분명히 세상은 새롭게 거듭날 것이다. 이를 증명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미국에서 최우수 대학생들이 최근 갖는 비영리기업에의 관심과 취업이다. 이러한 파도가 모여 커다란 힘이 되길 바라본다.







  그들이 말하고 있는 모토 역시 참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가만히 보고 있으면 마음이 울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인명을 구하는 것이 훌륭한 비즈니스가 된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싶다.”

  “유치할 수도 있지만, 내가 하고 싶은 일은 사회를 보다 살기 좋게 만드는 것이다.”

  “나는 약자를 위한 비즈니스에 도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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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을 쫓는 아이 (개정판)
할레드 호세이니 지음, 이미선 옮김 / 열림원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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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레드 호세이니의 <천 개의 찬란한 태양>을 읽으면서 잔잔하면서도 큰 감명을 받았었다. 그 때의 마음속 울림을 떠올리며 이 책 역시 기대를 하고 읽기 시작했다. 영화로도 만들어졌기 때문에 더욱 관심을 끌었던 책이었던 것 같다.




  이 책 <연을 쫓는 아이>는 아프가니스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태어나면서부터 ‘주인’으로 불릴지, ‘하인’으로 불릴지가 결정되어 버리는 비극적이고 잔인한 현실 속에서, 부유한 출신 ‘아미르’와 하인의 아들 ‘하산’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태어나면서부터 누군가에게 복종을 해야 한다는 사실이 하산과 같은 이들에게는 어떻게 받아들여졌을까? 어쩌면 누군가는 그런 비극적인 운명을 받아들이기 싫었을지도 모르나, 하산은 그렇지 않았다. 이렇게 각각의 출신은 다르지만 서로는, 둘도 없는 친구로서 우정을 쌓는다. 그러나 여기에는 그들의 우정만이 그려지지는 않는다. 배신도, 후회도, 사랑도, 꿈도, 그리고 믿음도 모두 들어가 있다. 그에 따라 이 책을 읽는 사람의 감정도 종횡무진하며 책을 좇아나갔을 것이다.

  이 책의 주인공들은 저마다 거짓말을 하고 있다. 모두들 저마다의 그럴 듯한 이유로 스스로에게, 서로에게 거짓말을 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런 거짓말들이 참으로 가슴 아프게 다가온다. 정말 자기를 위한 거짓말인 것일까? 어쩌면 그들이 한 거짓말들은 상대방을 위한 거짓말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정말 한참이라는 시간이 흐른 뒤에, 아미르가 과거를 떠올리며, 그리고 또 오랜 비밀을 알게 되면서 그는 죄의식을 떨쳐낼 수 있는 기회를 맞는다. 그가 과거의 실수를 어떤 식으로든 회복하려고 노력을 하는 동안, 나 역시도 긴장이 풀려버렸던 것 같다. 하산이 아미르에게 베풀었던 무조건적인 사랑을 아미르가 하산의 아들 ‘소랍’에게 갚아 나가면서 말이다.




  모든 것은 ‘연’에 의해 하나로 이어지고 있었다. 그 순간만큼은 모든 것이 정지하고, 오직 뭉클함만이 지독하게 모든 것을 압도하고 있었다.

  동시에 바바의 말이 가슴에 새겨진다.




      “세상에서 제일 나쁜 건 도둑질이다. 네가 사람을 죽이면 그것은 한 생명을 훔치는         것이다. 그것은 그의 아내에게서 남편에 대한 권리를 훔치는 것이고 그의 자식들에게        서 아버지를 훔치는 것이다. 네가 거짓말을 하면 그것은 진실을 알아야 할 다른 사람        의 권리를 훔치는 것이다. 네가 속임수를 쓰면 그것은 공정함에 대한 권리를 훔치는        것이다. 알겠니?”




라는 말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유독 만약 아미르가 이렇게 했다면, 만약 하산이 이렇게 했다면, 또는 누가 이렇게 했다면, 하는 식으로 나만의 가정을 많이 해보았던 것 같다. 그만큼 이 책 속에는 읽는 사람이 느끼기엔 안타까운 일들이 수없이 벌어지고 있었다.

  아프가니스탄의 역사나 문화를 포함해서 그 어떤 것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는 것이 없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는 동안 공감을 하지 못해 느끼는 거부감 같은 것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했다. 아미르와 하산의 성장통을 넘는 이야기를 넘어서서 아프가니스탄의 전쟁과, 또 그들의 역사와 문화를 아울러 느낄 수가 있었다. 마치 내가 아프가니스탄의 현실 속에 자리하고 있어 아미르의, 하산의, 소랍의, 그리고 그 외 등장인물들의 감정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는 생각마저 들었으니 말이다.

  “도련님을 위해서라면 천 번이라도 그렇게 할게요.”, “너를 위해서 천 번이라도 그렇게 해주마.”라는 이 단순한 문장이 이렇게 가슴을 저미고 안타깝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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