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스타 존의 수상한 휴가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 / 북스토리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아마 ‘비틀즈’를 모르는 사람은 극히 드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존 레논’은 그의 음악과 또 죽음 때문에도 여전히 이슈가 되고 있는 것 같다. 처음에 이 책 <팝스타 존의 수상한 휴가>의 제목을 보았을 때, 존 레논과의 연관성은 전혀 느낄 수가 없었다. 물론 오쿠다 히데오는 끝까지 ‘존 레논’이라는 이름을 언급하지는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좀 더 그럴듯한 소설이 나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결국 우리는 은연중에 그가 ‘존 레논’임을 알 수 있었다. 저자는 존 레논이 은둔 생활을 했던 그 4년에 초점을 맞추었다. 우리 모두가 궁금해 하던 그의 운둔 생활에 그가 직접 상상의 나래를 편 것이다.




  <팝스타 존의 수상한 휴가>의 소재 역시 정말 ‘오쿠다 히데오’다웠다. 배변을 보지 못하는 괴로움이라니. 병원에 가서 관장을 해도 이 증상은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 속이 시원해지도록 해결해주지 못하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나마저도 속이 더부룩하고 답답해지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 속에서만 만날 수 있는 희한한 인물, 바로 의사의 등장이다.

  의사는 오쿠다 히데오의 그 이후의 작품 속에서도 그러했듯, 엉터리 같으면서도 뭔가 날카롭고 독특하다. 어느 누구도 처음부터 그의 말을 그대로 따르지는 못한다. 그는 그럴 정도로 당황스러운 인물이다. 그러나 결국에는 그가 제시한 길을 걸음으로써 자기 안에 있는 것들을 해소하고 치유할 수 있게 된다. 여기 존의 변비와 같은 경우에서도 그렇다. 의사는 변비라는 증상 자체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 듯하다. 그에 따라 존의 스트레스도 점점 커지고 존은 견디기 힘들어하지만, 의사는 존의 변비보다 존의 내면에 남아있는 문제에 집중한다. 아니나 다를까. 존의 내부에 쌓여있는 죄의식과 강박증, 트라우마가 바로 존을 죄고 있던 원인이었다. 그것을 모른 채 존은 엉뚱한 곳에서 해답을 구하려 하고 헤매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 모두도 이 ‘존’과 마찬가지인 것 같다. 정작 해답은 스스로의 안에 버젓이 존재하고 있으나 우리는 그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자기 안에서 병을 키워나가는 것이다. 내부에 존재하는 문제를 바로 해결하지 못하고 피하려고만 하니 당연히 문제의 본질에서는 벗어나게 되고, 두려움에 휩싸이게 될 뿐이다.




  존은 변비라는 증상을 통해서야 비로소 자기 내부에 남아있던 과거의 잔재들, 문제의 본질들을 인식하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불행했던 과거의 흔적을 좇아 나간다. 이러한 존의 행동은 죽은 사람이 돌아온다는 일본의 전통 오봉절과 함께 이어져 해결점을 찾게 된다. “당신은 ‘마땅히 그러해야 한다.’는 심리가 너무 강합니다.”라는 한 마디에 존뿐만 아니라, 이 책을 읽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이 시원하게 뚫리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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