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삼국, 영웅들의 시대 - 왕건, 견훤, 궁예, 유금필, 그리고 인생 역전을 노린 승부사들
우재훈 지음 / 주류성 / 2026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전국시대는 어느 나라나 있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통일신라가 무너지고 고려가 재통일을 이루기까지의 약 40여 년의 후삼국 시대를 일컫는다.

진성여왕(887-897) 재위 기간 기근이 들어 재정은 파탄 나고 지역마다 불만을 품은 사람들이 도적떼가 되었다. 전국시대의 도래는 언제나 그렇듯 힘없는 정부의 지배를 거부하고 독자적인 세력화를 도모하는 움직임이 일어나게 되었다. 난세에 영웅이 나온다는 말이 있는데, 이미 힘 잃은 정부에서 오직 자신의 안위만을 위하거나 사리사욕으로 눈멀고 있을 때, 이런 나라가 아닌 전혀 새로운 나라, 민중들이 잘 살고 힘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생각, 그런 인물이 나여야만 된다는 생각으로 전국시대에 들불처럼 들고일어나 수장이 되고, 영웅이 만들어진다. 그들 중에는 신분을 뛰어넘는 인물이 등장하기도 하고, 지방에 머물던 새로운 엘리트들이 등장하기도 한다.

궁예의 출생은 베일에 가려져 있는데, 어려서 출가하여 세달사에 들어가고 스스로 선종이라고 법호를 지었다고 알려진다. 890년 신라의 지방정부들 중 절반이 독자세력화해서 반란군을 모집할 때 양길을 찾아가 지휘관을 맡아 세력을 확장했다. 세력이 커진 후 독립하여 연전연승을 거둔 궁예는 895년 철원에서 정부 조직을 구성했지만, 잦은 국명의 변경과 수도를 옮기면서 신망을 잃어갔다. 싸움에서 진 적이 없고, 싸우지 않고도 적국의 장수들이 군사들을 모아 궁예 앞에 엎드리는 일이 잦았던 탓일까? 궁예는 시도 때도 없이 일을 벌였고, 결국은 자신을 신격화하며 패악을 일삼다 왕건의 쿠데타로 인해 화려했던 삶을 마감한다.

후삼국시대의 영웅은 궁예, 견훤, 왕건의 이야기로 잘 알려져 있지만, 그 시대의 영웅들을 따라가며 그 시대를 자세히 들여다보고, 혼자서 우뚝 선 영웅이 없듯 영웅을 만들고 보필한 인물들, 숨은 주역은 물론 개국공신과 그 시대의 천재들까지 전국시대의 위대한 인물들의 이야기까지 다큐멘터리 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으로 읽을 수 있었다. 특히 ‘저항하는 민중, 청주인’ 편에서는 개개인의 인물이 아닌 홀대에 분연히 일어섰던 지역을

잘은 모르지만 전국시대의 시작의 원인인 진성왕이 불운한 왕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궁예를 비롯한 다른 영웅들에 대해서도 사견이 많이 보이는 점이 있지만, 천년왕국 신라의 패망사와 그로 인해 전국에서 들고일어난 영웅들, 그들의 선택과 집중, 성공의 이유와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과오를 보며 여러 생각을 하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베란다 텃밭에서 식탁 위 K-푸드까지 - 씨앗 재배부터 식탁 위 특급 레시피까지 금손 식잡사의 리얼 홈가드닝
남효경 지음 / 아티오 / 202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아파트지만 작은방 바깥쪽에 햇볕이 잘 들고 창문이 없는 오픈 발코니가 있다. 아파트에서 바깥공기를 바로 맡을 수 있는 공간이 있어 정말 좋았는데, 여름이면 땡볕이고 겨울이면 너무 추워서 별로 활용을 못했다.

사실 식물이 몇 그루 있지만, 원래 꽃이 나야 하는 계절에도 꽃을 피우지 못하고 사계절 내내 녹색의 향연, 그리고 조금씩 말라가는 잎 때문에 풍성하지도 않아 식물 키우기에 젬병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오픈 발코니에 비교적 여러 작물을 시도해 봤더랬다.

싹이 난 감자를 심어서 몇 개 수확해 보기도 하고, 고추를 심어서 쓰러지지 않게 지지대도 해보았는데, 고추는 병이 들어 다 버린 기억이 있고, 장미나무와 블루베리는 겨울에도 견딜 수 있을 거라 기대하며 심었지만, 그마저도 말라 버려서 1년 넘게 흙만 가득 채운 텃밭 상자만 덩그러니 남아 있다.

[베란다 텃밭에서 식탁 위 K 푸드까지]는 씨앗 재배부터 그 채소를 이용한 음식 활용법까지 소개하는 책이다.

채소를 기준으로 ‘봄부터 초여름 그리고 ’장마 이후 늦 여름부터 초겨울‘까지 두 구간으로 재배시기가 구분된다고 한다. 중요한 점은 장마를 기점으로 작물이 세대교체된다는 걸 명심하고 채소를 구분해서 심어야 한다.

나도 시도하고 실패하고 지금은 손을 놓았지만, 저자의 시행착오와 깨달음을 담은 홈가드닝 기록을 보면 처참한 실패와 가슴 뛰는 첫 발아의 순간까지 공감하게 된다.

내 시도가 무조건 내 열의가 약해서는 아닌 한여름의 옥상은 최악의 조건이라는 것도 알았다. 그럼에도 토마토, 고추, 오이 등을 키워볼 생각이다. 대파를 사 올 때마다 뿌리를 남기고 잘 닦아 저자의 조언대로 텃밭에서 재배해 봐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말도 안 돼 세계사 - 고대 이집트부터 제2차 세계대전까지 이상하게 빠져드는 역사 속 23가지 명장면
지식지상주의 지음, 염명훈 감수 / 북라이프 / 202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저자인 ‘지식 지상주의’는 같은 이름의 유튜브를 통해 현대 감각으로 재구성한 세계사에 대한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그리스 문화를 접하다 보면 유독 멋진 남성의 몸매가 부각되는 그림이나 조각 작품들을 많이 보게 되는데, 실제로 오늘날 큰 건물마다 들어선 헬스클럽처럼 짐나시온이라는 운동을 하는 공간에서 오직 남자들만이 옷을 벗은 채로 목숨이 위태롭기까지 한 운동을 했다고 한다.

그리스 시대부터 존재해온 올림픽의 종목들부터 오늘날 종합격투기와 비슷한 판크라티온이라는 운동까지, 때로는 목숨을 걸고 싸울 정도로 몸을 단련하기도 했지만, 이런 공간은 운동뿐 아니라 철학을 논하는 공간이었다. 아직까지도 지성의 원조로 불리는 플라톤도 엘리트 선수 출신이었다고 하니, 건강한 신체와 정신이 기본인 남성들의 훈련 모습은 멋지게도 보이지만, 여성의 위치는 오직 순종과 정숙함뿐인 사회였다.

E-스포츠를 비롯해, 축구, 야구 등 많은 스포츠에 관중은 열광하고, 자신이 지지하는 팀을 맹목적으로 응원하며 때로는 상대팀과 심판을 적으로 보는 경우는 흔하다. 로마시대 검투사의 이야기는 노예의 신분으로 매일매일이 죽음을 앞둔 사람들로 묘사되지만, 실상은 지금의 스포츠 엔터테인먼트와 같은 구조였다고 한다. 실제 경기에서의 사망률이 10~20%로 다소 높기는 하지만, 검투사의 운용자 ‘라니스타’는 검투사에 막대한 비용을 투자하기도 했기 때문에 스타를 양성해 관중에게 사랑받는 인물을 탄생시키기도 하고, 경기 운영의 방식도 쇼에 가까운 면이 있었다고 한다.

마초적 느낌이 물씬 풍기던 중세에서 결투로 인한 상처는 현대인의 스펙과 같은 역할을 했던 모양이다. 자존심과 불의를 참지 않는 것, 그래서 얻은 얼굴의 칼자국 한두 개쯤은 오히려 나를 증명하는 이력서 같은 느낌이랄까? 숨은 공간, 청결하지 못한 곳의 대명사인 공중화장실 또한 로마시대에서는 사교의 광장이었고, 귀족으로 알았던 일본의 다이묘의 수입원은 지금의 야쿠자와 별반 다르지 않았던 현실 등 고대, 중세부터 세계대전으로 일상이 변화되기까지 여러 재미있는 이야기 거리들이 만화를 보는 듯 쉽고 재밌게 펼쳐지고, 오늘날의 많은 부분과 엮어서 설명하는 방식도 재밌고 유익하다.

역사를 공부할 때면 순서대로, 또는 나라별로 역사를 접한다. 그만큼 외우기 쉽고, 공부하는 느낌으로 역사를 대하기 때문인데, 몸과 정체성, 일상과 욕망, 자본과 문명 그리고 권력과 규칙이라는 챕터로 카테고리화해서 우리가 결과를 알고 있지만 자세한 사항을 상상하지 못했던 면면을 알려준다. 세계사를 지금과 연관 지어 설명하는 만큼 큰 틀에서 인간은 변한 게 별로 없다는 생각을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장미여, 오 순수한 모순이여 : 릴케 시 필사집 ㅣ 쓰는 기쁨
라이너 마리아 릴케 지음, 배명자 옮김 / 나무생각 / 202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라이너 마리아 릴케(1875-1926)는 오스트리아 출신의 시인으로 독일어권의 대표적인 시인이자 작가이다. 주로 고독, 사랑, 죽음 그리고 신에 대한 시를 썼다.

특히 그의 시집 『두이노의 비가』 와 『말테의 노래』로 잘 알려져 있는데, 그의 시는 인간과 세계, 신과 존재에 관한 깊은 사색을 담고 있다.

그의 시를 많이 알지는 못해도 라이너 마리아 릴케라는 이름은 친숙하다. 멋진 이름 때문일까? 학교 문학작품에서 또는 그를 좋아하는 문학적인 국어 선생님의 영향이었을까? 그의 시는 물론 이름에서 전해지는 순수하고 서정적인 느낌을 받는다. 그는 어릴 때 부모의 이혼했고, 어머니의 집착과 과잉보호로 인해 기이한 고독을 겪었던 인물이다. 1926년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나기까지 문학적 활동을 이어갔다고 전해진다.

[어느 젊은 수도사의 목소리] 나 [ 이 마을에 마지막 집이 있다] 등등 그의 시는 읽으면서 아련한 고독을 느끼게 된다.

봄은 숲의 것이기에, 그래서 도시에는 볼 수 없기에 함께 차가운 골목을 벗어나 봄을 보여 주고 싶다는 시 [그대에게 봄을 보여주고 싶어요]등 자연을 예찬하는 시들임에도 불구하고 고독하길 바라고 특히 죽음을 묘사한 시들이 많다.

어쩌면 우울할 수도, 또 어쩌면 한없는 봄날의 햇살 같은 따뜻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는 시들은 그동안 접했던 외국의 다른 시인들의 시와 닮지 않았다. 비교적 짧고 한없이 서정적이고, 읽기 쉬우며 마음을 차분하게 하는 시들이다.

시를 필사는 일반 소설 필사나 좋은 글 필사와 다른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독특한 언어 감각과 표현을 전달하는 시를 필사하기에 문장 구성과 단어 선택에 대한 감각이 향상되는 느낌이다. 그래서 일상 대화지만 좋은 말들을 필사하거나 명령어와 다를 바 없는 고전들을 필사하는 것보다 더 집중되고 차분해지는 명상 효과가 더 큰 느낌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하룻밤에 읽는 오디세이아
호메로스 지음, 최희성 편역 / 아이템하우스 / 2026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오디세이아]와 [일리아스]는 고대 그리스 문학의 정수로 여겨진다. 기원전 8세기 경의 이야기가 3천 년이 지난 지금에도 우리 문학의 한 축을 이루며 회자되는 이유는 그만큼 문학과 예술에서 떼려야 땔 수 없는 위치에 있기 때문일 것이다.

트로이 전쟁이 끝난 후 고향 이타카로 돌아가는 긴 여정을 그리고 있는데, 그의 모험 중 짧은 이야기들을 들은 적은 있지만, 오디세이아의 전체 내용을 접하기는 처음이다.

오디세이아는 세 가지 이야기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아버지 오디세이아가 부재한 가운데 아들 텔레마코스가 성장하는 이야기가 첫 번째이고, 트로이 전쟁 후 집으로 귀향하던 중 신의 노여움을 사며 긴 여정인 파란만장한 모험담이다. 그리고 세 번째가 마침내 돌아온 그가 왕권을 되찾고 자신이 부재한 기간 아내를 괴롭혔던 사람들에 대한 복수를 담고 있다.

오디세우스가 20년에 걸친 전쟁과 귀환 지연으로 집을 떠난 동안, 텔레마코스는 아버지의 부재 속에 어머니 페넬로페와 함께 집안의 안정과 명예를 유지하려 애쓰고 있지만 구혼자들이 마구잡이로 집을 차지하고 왕권을 위협하는 상황에 있다. 텔레마코스는 성숙해져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면서 아버지의 행방과 귀환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인물이다. 단순한 왕자의 위치를 넘어 스스로 상황을 컨트롤하려는 의지를 지닌 인물이다.

오디세우스의 모험은 단편적인 이야기들이 따로 인용되어서 그의 모험담 중 몇 이야기는 익숙하다. 외눈박이 괴물로부터 지혜와 용기를 사용해 탈출하는 이야기, 사이렌의 노랫소리를 들으면 바다에 빠져 죽게 된다는 말을 듣고 밀랍으로 귀를 막고 돛대에 몸을 묶어 화를 피하는 이야기 등이 그것인데, 이 밖에도 오디세우스의 모험담은 마치 신드바드의 모험처럼 끊임없이 이어지고, 그 과정에서 역경을 물리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마침내 도착한 자신의 왕국에서 금의 환양하는 단순한 이야기로 끝나는 것이 아닌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또 다른 모험이 펼쳐지는데, 걸인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그 모든 역경을 뚫고 귀향한 왕의 모습은 마침내 실력으로 드러나고 아래를 괴롭혔던 구혼자들을 물리치며 마침내 평화와 왕권을 회복하게 되면서 이야기는 끝이 난다.

AI로 생성된 이미지와 여러 신들의 등장과 오래전 이야기를 각색한 것이라 현대의 말투가 아닌 것이 읽기를 힘들게 하지만, 인류 역사와 함께한 수많은 미술, 예술, 역사, 문학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던 작품이라 전체의 이야기를 읽는 것은 뜻깊은 시간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