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에스파스 - 도시 공간을 걷다
김면 지음 / 허밍버드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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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디자인을 전공한 사람답게 그의 파리 여행은 마냥 이국적 정취에 매료되어 입을 벌리고 감동하는 수준은 아니다. 이 책에서 자신마의 산책로를 발견하길 바라는 작가의 의도처럼 내가 알고 있던 패션의 도시 파리, 유명한 건축물의 파리를 본것이 아닌 어느 거리를 본 느낌이다.
광장, 길, 시장, 강, 묘지, 궁전, 도서관, 교회, 백화점, 극장, 서점, 카페... 수많은 곳들이 있고 사람들의 이야기가 흐르는 파리는 과거와 현제가 함께 잘 조화를 이루면서도 독특한 뭔가를 또 생성해 내는 도시로 보인다.
책에 실린 파리의 멋지 곳들도 물론 좋지만, 그가 그 곳을 묘사한 거리의 지도를 보면 마치 이곳에 직접 와 있는 듯한 착각을 하게 만든다.
1163년 부터 건축이 시작되 1351년에야 완공된 노트르담 대성당은 200년에 거처 완공된 건축물이다. 그후 시련도 있었고 다시 일부 복원되기도 했지만 저자는 성당의 앞모습 보다 뒷모습을 꼭 봐야 한다고 말한다. 성당을 지탱하는 건축학적 지식과 인문학적 지식 그리고 한 건축물, 한 곳을 묘사할 때면 마치 카메라로 찍어 보여주는 듯 자연스럽게 길안내를 하는 형태가 파리를 독특하게 관람할수 있도록 도와주는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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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해튼의 열한 가지 고독
리처드 예이츠 지음, 윤미성 옮김 / 오퍼스프레스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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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층 건물로 가득한 빌딩 숲이 화려하고 고급스럽게 입혀진 책 표지는 세련되고 누구나 있고 싶은 로망의 장소 뉴욕의 맨해튼이다. 화려한 맨해튼의 빌딩숲을 표지로 하고 있는 이 책에 실린 열 한편의 단편에는 그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외로움을 담고 있다.
리처드 예이츠라는 작가는 잘 알지 못하지만, 작가들의 작가라고 불린다고 하며 이 책은 1962년 출간된 책이다.
그런데 읽는 중에 나는 이들의 모습에서 2014년의 외로운 사람들의 모습을 보았다.
장기 입원중인 남자의 아내인 미라의 이야기인 <아프지 않아>에는 남편의 오랜 병상생활에 부부는 그저 명목상 부부가 되어 일주일에 한번, 한시간씩 면회를 하지만, 애뜻함이나 서로 못본 동안을 궁금해하는 기색은 찾아볼수 없는 각자를 보았다.
'내가 정말로 깨끗하게 완치되려면 꽤나 오랜 시간이 걸릴 거야, 특히나 지난 사년동안 나처럼 병력이 있는 사람에게는 더욱 그렇지' 라고 말하는 남편의 말에서 나는 이기적인 남편을 보게 된다.
반대로 실직한 가장의 이야기인 처벌광에서는 집안일을 완벽하게 해 내지만 가정이라는 테두리에 안주하는 아내를 보기도 한다. 어릴때 누구보다 처절하게 죽는 모습을 잘 흉내낼줄 알았던 그는 자신이 해고당하는 모습, 당당히 받아들이며 해고쯤은 별거 아니라고 연기할수 있는 쿨한 모습을 끝끝내 연기하는 모습에서 나의 기분을 표현하지 못하고 숨기며 살아야 하는 도시의 가장을 본다.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연속해서 읽는다면 읽는 사람도 우울해지고 단편임에도 별 재미를 느끼지 못할수도 있다.
중산층 직장인의 모습, 군인들과 소년병들, 남편과 아내, 노동자 그리고 학생들의 모습 하나 하나 외롭고 결국은 철저하게 혼자일수 밖에 없는 도시인들의 모습을 시간이 걸려도 한편 한편 읽어간다면 그 안에서 내모습, 내 남편의 모습 또는 아이의 모습을 볼수있을거라 장담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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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박동을 듣는 기술
얀 필립 젠드커 지음, 이은정 옮김 / 박하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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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특이 하게도 독일에서 2002년 출간된 이래 독자들의 입소문 만으로 베스트셀러가 된 책이다. 어느날 사라진 아버지를 찾아 미얀마에 온 줄리아는 우바라는 사람에게서 아버지의 어린시절 이야기를 듣는다.
​아버지 틴윈이 태어나던 시절 - 그리고 아마 지금 까지도- 미안마는 불교와 미신이 사람들의 삶을 지배하던 세계인듯 보인다. 11월,  그것도 토요일에 태어난 틴윈이 집안 또는 마을에 불행을 가져올 것이라는 강한 신념으로 어머니는 아들의 눈을 맞추거나 안아주는 것 조차 꺼려했다. 급기야 어느날 남편이 사고를 당해 죽고 나자 틴윈의 어머니는 모든것을 버리고 혼자 떠나 버린다. 일줄일간 나무 아래에서 물한모금 마시지 않고 어머니를 기다리던 틴윈은 죽을 고비를 넘기고 어느날 눈이 멀고 말았다. 
그런 그를 보살핀건 마을의 수치라는 여인이었다. 그녀는 틴윈을 우 메이스님에게 보내 교육을 시킨다. '우리는 눈으로 보이는 세상을 믿지만, 우리가 보는 것은 단지 껍데기일 뿐이라고, 사물의 참된 성질, 본질을 볼 줄 알아야 한다'고 우메이는 가르쳤다. 그러던 어느날 틴윈은 미밍을 만난다. 그녀의 모습은 볼수 없었지만, 틴윈은 미밍의 심장소리를 느끼고 들으며 세상만물에게서 각기 다른 심장소리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태어날 때부터 걸을수 없었던 미밍은 항상 오빠에게 업혀 다녔지만, 이제 틴윈이 그녀의 다리가 되고 미밍이 틴윈의 눈이 되어주며 4년의 시간을 꿈같이 보낸다.
하지만 역시 굳이 친적중 한명에게 은혜를 베풀어야 모든 일이 잘 풀릴거라는 점쟁이의 말에 틴윈의 고모부는 틴윈의 눈을 치료하고 교육시키려 틴윈을 양곤으로 데려가고 그후 틴윈은 미국으로 가게된다.
틴윈이 미국으로 유학을 간 때가 1942년 이었다. 그 후로 50년간 틴윈은 미얀마에 가지못한채 결혼하고 두 아이를 낳으며 변호사로서 생활을 하게 되지만, 그의 마음은 언제나 미밍이 있는 미얀마의 마을에 있었다.
어처구니 없는 미신에 사람들의 인생이 좌우되는 이야기나 가끔 이해 할수 없는 부분들도 있었지만, 틴윈과 미밍의 순수한 사랑이 참 예쁘다라고 말할만한 사랑이라고 생각했다.
다만 너무예쁜 표지에도 불구하고 너무 자주 눈에 띄는 오탈자가 읽기를 꾸준히 방해한 책이기도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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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7-18 09: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쾌족, 뒷담화의 탄생 - 살아있는 고소설, 2014 세종도서 선정 도서
이민희 지음 / 푸른지식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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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족(快足)이라는 말은 남이 나를 알아줌으로써 얻는 행복이 아닌 내 스스로 유쾌한 만족감을 느끼는것이라고 한다.
조선시대에 한문소설이나 한글소설이 많았다는것 그리고 학교에서 배운 최초의 한문소설, 한글소설 그리고 대충의 줄거리와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공부를 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하지만, 진정 조선시대에 이토록 많은 소설들이 있었다는것 그리고 그 내용과 방대함은 참으로 의외였다.
대하장편소설이라는 분류로 되어있는 책들이 있었고, 지금 우리가 읽는 '토지' 나 '태백산맥'등 보다 더 방대한 길이의 책내용과 등장인물, 양반가의 아녀자들이 책방에서 책을 대여해서 읽었다니 조선시대를 아주 고리타분하고 일만하던 시대로 내가 단단히 착각을 했거나 문외한이었다는 걸 알았다.
우리가 창으로도 부르고 여성의 정절에 대해 찬양하고, 조선의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평가하기도 하는 '춘향전'의 성에 대한 묘사는 지금의 시대에 읽어도 얼굴이 붉혀질만큼 묘사되어 있다.
사랑과 욕망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특히 여성에 관한 소설들과 원래의 의미와 다르게 지금 다른의미로 해석되는 소설 그리고 마지막으로 영웅에 관한 이야기들이 실려있고 잠깐 잠깐 조선시대의 시대 풍속에 관한 이야기들이 재미있게 실려있다.
읽으면서 책 내용을 전부는 아니더라도 원작에 가까운 내용이 실려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과 학교때 선생님이 설명해주시는 걸 열심히 받아쓰는것 처럼 시대적, 공간적, 인물의 상징등 공부하던 때의 어휘와 설명이 고스란히 전해저 재밌는 이야기를 읽는다는 느낌이 와닿지 않는 아쉬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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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 라디오 - 오래 걸을 때 나누고 싶은 이야기
정혜윤 지음 / 한겨레출판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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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색 표지 만큼이나 속지도 노랗게 물들어 있는 책이다. 마치 노란색 색도화지에 예쁜 말을 써놓은 것 처럼 느껴지는 이 책의 속지 까지 노란색으로 물들어있고, 겉에서 보면 노란색으로 그라데이션을 입힌것처럼 뒤로 갈수록 흰종이가 되는 색다른 책이다.
읽어본 책중 가장 긴 프롤로그 (56쪽까지 프롤로그라는..)를 가진 이 책은 마치 라디오를 듣는것 같다.
프롤로그에서 말했듯이 예전 릴테이프로 방송을 하던 시절부터 라디오 pd였다는 정혜윤씨는 잘려나간 릴테이프를 한데 엮어서 보관했었다고 한다.
지금은 훨씬 편집이 편해지긴 했지만, 그녀가 방송을 위해 모은 이야기들, 그리고 방송에서 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이 넘처난다고 했다. 그런데 여기 실린 이야기들은 예전 릴테이프의 잘려나갔던 이야기 꼬투리나 NG의 모음이 아닌 진솔한 한 인간의 이야기들이다.
라디오를 듣다 보면 마치 나만을 위해 방송을 하는 듯한 착각에 빠지곤 하는데, 그건 방송을 하는 사람도 청취자를 다수가 아닌 한 청취자로 인식하기도 한다니 뜻밖이다.
아무튼 조근조근 옆 라디오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사람들의 이야기가 때로는 아련한 추억같고 때로는 소설같고 때로는 막장드라마 같지만, 내 주위의 누군가의 이야기라는 사실이다.
'제일 나쁜 건 제가 장애인의 아버지란 게 아니에요. 제일 나쁜건 저에게 둘러댈 만한 확실한 핑계거리가 있다는 거죠. 이 애는 내 삶이 힘들다는 언제나 편리하게 내세울 수 있는 핑계일 수 있다는 거죠. 얘를 보면 누구나 내가 힘들거라고 쉽게 생각하니까. 저는 힘들면 아들 때문이라고 하면 되는 거죠. 그럼 간단하죠. 그러나 얘가 아니어도 사는 건 어차피 힘들어요. 얘 때문이 아니라 나 때문에 힘들 때도 많아요.' -빠삐용의 아버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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