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약직이지만 다니던 도서관을 그만둔 후 그녀는 어느 날 죽기로 결심했다. 밀린 월세, 자신감 없는 성격, 예쁘지 않은 외모.. 23시 52분 그녀가 분묘가 있는 곳에서 목을 매달았을 때 그리고 실패했을 때도 은달은 떠 있었고 시간은 그 시간에 멈춰 있었다. 그리고 찾은 은달카페에서 만난 할머니는 맛있는 커피와 소금 빵으로 그녀를 맞이해줬고 편히 지내게 해주었다.
멈춰있는 도시, 멈춰있는 날짜와 시간만큼 그녀의 성격도 나아질 기미는 없이 자신감 없고 부정적이었지만 어느 날 할머니가 사라진 후로 할머니가 만든 소금 빵을 만들어 보겠다는 생각으로 빵을 굽기 시작한다.
맛있는 소금 빵을 완성한 후 시간은 흘렀지만 할머니도, 원래의 생활도 아닌 과거의 경성이 그녀를 맞이했다. 그곳에서 만난 소년 이월우와의 동행은 그녀에게 누군가와 함께한다는 행복을 주었다. 그리고 이어진 몇 번의 여행 그리고 헤어짐은 아직은 치유되지 않은 그녀의 마음에 상처도 내고 치료제가 되기도 했다.
죽으려고 결심한 날 우연하게 뜬 은달, 그리고 시작된 멈춘 시간을 여행하는 일들은 마치 한여름 밤의 꿈과 같은 기이한 경험이었지만, 죽기로 결심한 그녀가 다시 살 수 있도록 만들어준 기이한 여행이었다.
혼자서 같은 시간을 경험하며 시간의 굴레에서 벗어나려는 영화도 많고,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꿈속을 여행하는 듯한 스토리, 시간을 멈춘 후 모두가 멈춘 사이 사건을 해결하는 만화,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와 미래를 여해하는 등 시간을 주제로 한 이야기들은 많고, 또 흥미롭다. [은달이 뜨는 밤, 죽기로 했다]에는 모든 요소가 있다. 자신의 이름을 잊어버릴 정도로 자기애가 없던 여자는 은달카페를 통한 여행으로 여러 사람을 만나기도 하고 헤어지기도 하지만, 언제나 자신의 노력으로 그 시간을 빠져나오고, 사람에 집중했다.
마지막 책장을 덮으면, 갓 구운 빵과 커피가 생각나고, 오늘을 행복하게 살고 싶어지는 그런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