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달이 뜨는 밤, 죽기로 했다
조영주 지음 / 마티스블루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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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직이지만 다니던 도서관을 그만둔 후 그녀는 어느 날 죽기로 결심했다. 밀린 월세, 자신감 없는 성격, 예쁘지 않은 외모.. 23시 52분 그녀가 분묘가 있는 곳에서 목을 매달았을 때 그리고 실패했을 때도 은달은 떠 있었고 시간은 그 시간에 멈춰 있었다. 그리고 찾은 은달카페에서 만난 할머니는 맛있는 커피와 소금 빵으로 그녀를 맞이해줬고 편히 지내게 해주었다.

멈춰있는 도시, 멈춰있는 날짜와 시간만큼 그녀의 성격도 나아질 기미는 없이 자신감 없고 부정적이었지만 어느 날 할머니가 사라진 후로 할머니가 만든 소금 빵을 만들어 보겠다는 생각으로 빵을 굽기 시작한다.

맛있는 소금 빵을 완성한 후 시간은 흘렀지만 할머니도, 원래의 생활도 아닌 과거의 경성이 그녀를 맞이했다. 그곳에서 만난 소년 이월우와의 동행은 그녀에게 누군가와 함께한다는 행복을 주었다. 그리고 이어진 몇 번의 여행 그리고 헤어짐은 아직은 치유되지 않은 그녀의 마음에 상처도 내고 치료제가 되기도 했다.

죽으려고 결심한 날 우연하게 뜬 은달, 그리고 시작된 멈춘 시간을 여행하는 일들은 마치 한여름 밤의 꿈과 같은 기이한 경험이었지만, 죽기로 결심한 그녀가 다시 살 수 있도록 만들어준 기이한 여행이었다.

혼자서 같은 시간을 경험하며 시간의 굴레에서 벗어나려는 영화도 많고,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꿈속을 여행하는 듯한 스토리, 시간을 멈춘 후 모두가 멈춘 사이 사건을 해결하는 만화,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와 미래를 여해하는 등 시간을 주제로 한 이야기들은 많고, 또 흥미롭다. [은달이 뜨는 밤, 죽기로 했다]에는 모든 요소가 있다. 자신의 이름을 잊어버릴 정도로 자기애가 없던 여자는 은달카페를 통한 여행으로 여러 사람을 만나기도 하고 헤어지기도 하지만, 언제나 자신의 노력으로 그 시간을 빠져나오고, 사람에 집중했다.

마지막 책장을 덮으면, 갓 구운 빵과 커피가 생각나고, 오늘을 행복하게 살고 싶어지는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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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달 2025-09-11 1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우와 책이 정말 재밌을 것 같아요 하나 구매해야겠어요 잘 보고갑니다 :D
 
코스모스 씽킹 - 우주를 이해하면 보이는 일상의 본질
천문물리학자 BossB 지음, 이정미 옮김 / 알토북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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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는 둥글고, 태양을 돌고 있다는 사실이 상식이 되면서 우주에 대한 궁금증, 더 알고 싶다는 생각은 계속 늘어나는 것 같다. 이런 생각이 나 뿐만이 아니라는 건 유튜브를 통해 과학 크리에이터들이 설명하는 광활한 우주에 대한 이론을 펼칠 때 오히려 더 늘어나기만 한다.

천문물리학자인 후지타 아키미(BossB)가 정말 쉽게 정리한 코스모스 씽킹은 우주가 언제 시작되고, 얼마나 크고, 우리는 그 우주 중 어디에 있고 등에서부터 우리가 살고 있는 3차원의 세계와 다를 수 있는 우주의 차원, 시간, 그리고 과속 팽창하는 우주는 마침내 어떻게 될 것인지 등 우리가 흔히 갖고 있는 우주에 대한 궁금증에 대해 알려준다.

물론 인간이 붙인 이름이고 아직까지 발견한 것에 대한 논리이지만 우리의 지구의 주소가 '라니아케아 제국 처녀자리 나라 국부도 우리시 오리온로 태양집 지구님'이라고 했다. 그 광활함에 대해서는 감히 상상이 가지 않지만 어렴풋하게 만이라도 우주에서의 지구가 희미하게나마 감이 잡히는 느낌이 든다.

사물의 움직임에는 크기와 방향이 있다. 이 움직임은 무엇을 기준으로 삼느냐 하는 시점에 따라 달라진다. 사물의 움직임은 단위시간 내에 어느 방향으로 얼마나 움직였느냐로 나타냈다. 이를 속도라 한다.

p.34

태양에서 보면 우주는 초속 30km로 움직이고 있다고 한다. 그 움직임을 우리는 왜 느끼지 못하는가?라는 질문에 움직임은 시점에 따라 달라지므로 우리가 보는 위치에서는 움직이고 있지 않는 것이 된다고 한다. 시속 60km로 움직이는 전철에서 점프하면 제자리에 착지하는데 이는 전철이 움직이고 있기 때문인데 전철 바깥에서 보면 점프하는 시점에서 약 17m 앞에 착지하는 것이다.

대략 60억 년 전부터 가속 팽창하고 있다는 우주, 우주의 달력을 1년으로 환산한다면 인간의 역사가 겨우 1초에 지나지 않지만 우주에 대해 궁금해하고, 알아가고, 증명한 인간은 아마도 곧 우주에 대해 더 많은 걸 증명하고 알아가게 될 유일한 존재일 것이다.

어제저녁에 무엇을 먹었는지는 선택할 수 없지만, 내일 저녁 무엇을 먹을지는 선택할 수 있다. 과거는 선택할 수 없지만 미래는 선택할 수 있다. 과거는 가능성의 폭이 좁고 예측 가능하므로 기억으로서 신용할 수 있다. 하지만 선택의 여지는 없다. 미래는 가능성의 폭이 넓고 예측이 어렵기에 기억으로 신용할 수 없다. 그렇지만 선택의 여지가 있다.



우리가 궁금한 우주에 대한 상식 차원의 정보가 아닌 우주를 통해 우주 만물을 이루는 모든 것을 통해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그 방향에 대한 것들에 대한 조언을 하고 있다. 작은 것에서부터 배우는 것도 가능하지만, 우주를 통해서 배우는 것도 실로 엄청나다는 단순한 진리도 깨닫게 되는 코스모스 씽킹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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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달이 뜨는 밤, 죽기로 했다
조영주 지음 / 마티스블루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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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발한 상상력이 가득한 조영주작가님의 은달이 뜨는밤, 죽기로했다 너무 기대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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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숨에 읽는 서양미술사
Funny Rain 지음, 이예빈 그림 / 헤르몬하우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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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유명한 박물관을 가 본 적은 없지만, 만약 가게 된다면 아마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밀레의 [이삭줍기], 아니면 반 고흐의 작품들, 피카소의 작품들이 어디 있는지 확인하고 바로 그곳으로 달려갈 것 같고, 실제로도 대형 박물관에는 우리가 흔히 아는 작가들의 대표 작품 앞만 북적거린다고 한다.

최근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라는 작품을 읽으면서 사람들이 미술에 대한 견해가 그토록 얇고 좁다는 사실과 미술의 세계가 한 박물관에서도 어마어마하게 다양하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깨달았다.

인간이 걸어온 길을 돌아보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며, 이전의 성공을 바탕 삼아 더 나은 미래를 이루기 위해서 우리는 역사를 배웁니다. 그렇다면, 미술 역사를 배우는 이유는 문화의 흐름을 알고 더 나은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 이겠지요. 미술은 우리 문화의 발전을 주도했으니까요. 그런데 그렇게 딱딱한 이유를 들 필요 없이 앞서 말한 대로 감동의 폭을 더 넓게 하기 위해서라고 말하겠습니다. 분명히 미술의 역사를 알면 알수록 미술이 주는 감동은 더 깊어질 테니까요.

출처 입력

한 시대를 대표할 만한 작품이 있듯 그 시대를 말해주는 미술사조는 현대에 오면서 화가의 상상력이 무한대로 자유로워지면서 오히려 변화는 의미가 없어진 정체의 시기라고 설명하고 있는데, 그런 만큼 현대미술이 어려운 것도 사실인듯하다.


메디치 가문 당시의 미술 발전과 르네상스, 유럽 왕조와 함께한 미술 사조에 대해 여러 책을 읽었는데도 불구하고 책을 덮으면 무지로 리셋되는 나 자신을 보며 내가 미술에 대해 흥미가 없어서였다고 단정했는데, 이 책 [단숨에 읽는 서양미술사]를 차례로 읽으며 내가 미술에 대해 얼마나 모르고 있었는지 알게 되었다.

마치 어린이 책을 보기 전에 인문학 책을 봐온 것처럼 기존에 미술의 역사에 관한 책을 읽었던 것이다.

쉽고 재밌고, 미술의 역사를 전체의 그림으로 머릿속에서 그려볼 수 있을 것처럼 우리가 꼭 알아야 하고, 꼭 필요한 미술사의 역사가 펼쳐진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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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예보: 호명사회 시대예보
송길영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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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로 조직의 크기가 팽창해 왔고, 조직 안에 가려져 있던 개인은 이제 다시 예전의 장인과 동일하게 자신의 이름을 찾는 호명 사회로 나아가고 있다.

예전보다 풍요로운 사회에 살지만 덜 행복한 이유는 ‘위험에 대한 과대인지’에서 온다고 말한다. 위험에 대한 과대인지는 실패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시뮬레이션을 하게 된다. 가깝게는 내비게이션에서부터 모의면접, 모의 00, 결혼 D-0일, 시험 준비 D-0일 등은 이제 일상이다.

“역기능적 불안으로부터 비롯된 시뮬레이션은 부작용을 낳습니다. 최선의 시나리오만을 생각한 최적화 알고리즘으로 삶의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면 그 끝에는 최종적 위험 회피가 자리 잡습니다. 가령 부모의 시뮬레이션으로 위험 호피에 성공할지라도 이는 아이의 성장 부재로 이어지고 점차 나약해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개인의 성장은 모범사례로만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예기치 못한 일을 통해 좌절하고 그 낙담 속에서 다시 일어서며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 다시 말해 절망과 역경을 딛고 일어서는 회복 탄력성이 그의 성장에서 가장 주요한 촉매로 자리 잡습니다.”

p85

아이들이 다치면 학교 책임이 되니까 방과 후에는 운동장을 폐쇄한다. 극강의 경쟁, 시뮬레이션 과잉이 낳은 사회는 그 대안으로 위험회피의 모습으로 나타나며 ‘책임회피 사회’로 바뀌었다.

좋은 대학, 좋은 회사는 한정되어 있고, 공정하다고 하지만 어찌 되었든 ‘선발’이라는 경쟁에서 선택되기 위해 수능을 뛰어넘는 수학 문제, 회사에서 필요치 않는 스펙으로 무장하게 되면서 ‘상호 경쟁의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였다. 하지만 좋은 인재를 ‘선발’하여 최고의 대우를 하는 회사에서 지금 ‘월급루팡’, ‘조용한 휴가’, ‘조용한 퇴사’라는 말이 유행하며 ‘좋은 직장’의 딜레마는 이렇게 구조화 되어가고 있다.

최근에 삼성맨의 평균 나이가 40대라는 말을 들었다. 좋은 직장에 새로운 젊은 인재 없이 정체되는 회사, 더 이상 개혁도, 발전도 없지만 여전히 좋은 직장인 삼성의 주가가 삼성의 미래가 그리 밝지 않음을 말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분산된 협력은 개인의 자립을 북돋습니다. 자립 후 깨어난 핵개인은 스스로의 이름을 찾게 됩니다. 이름은 상대의 존재를 인식하는 수단이나 기호이지만 타인에게 불릴 때 실질적 의미를 갖게 됨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p326

정보의 과잉으로 갈팡질팡하며 먼 미래를 보는 것이 아니라 먼저 ‘나’를 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최근 ‘흑백 요리사’라는 프로그램으로 음식업을 하는 재야의 고수가 이미 성공한 유명 요리사와 대결하는 프로그램이 인기다. 요식업을 하는 그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철학을 가지고 자신의 스타일로 고집스럽게 음식을 하는 모습에 매력을 느낀 탓이다.

지방에도 즐비한 대형카페보다 커피가 좋아 커피를 공부하고 손수 커피를 내리며 자신의 특색을 살려 인테리어를 한 자그마한 카페를 사람들은 선호한다. 마찬가지로 빵을 굽지 않는 빵 가게의 사장은 베이커리가 아닌 경쟁이 치열한 유통업자에 불과하다는 말이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직업인지, 내가 하는 일이 곧 ‘나’를 말하는 사람으로서의 직업인지 말해주는 것 같다.

TV 강연에서 사회진단을 명쾌하고 재미있게 하는 저자를 몇 번 본 적이 있는데, 그의 글도 명쾌하고 머리에 쏙쏙 들어오는 강연 들은 것 같은 느낌의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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