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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도 나처럼 소중하다 - 대한민국 최초의 인권대사 박경서, 그가 들려주는 세계 인권 이야기
박경서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12년 12월
평점 :
인권이라는 단어를 생각하면 아주 거창한 말로 들린다. 그런데다 나와는 동떨어진 단어라고 확신해오며 살았던 나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엄마는 가정의 역할에 충실하고 남자는 가장으로서 집안의 기둥이 되어야 한다는 절대 진리처럼 들리는 말. 하지만 그 안에 남자의 권위적인 이미지 여성의 나약한 이미지를 캐치하지 못했다면 인권에 대해 아직 모른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인권은 가정에서 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저자의 말처럼 우리가 당연시 받아들이는 문화 속에 인권이 무시되어오는 경우는 허다하게 있는것 같다.
인도의 카스트제도는 누구나 비인권적이라는 걸 알고 있지만, 우리나라 기업의 주제원들은 당연하게 여러명의 가정부와 운전수를 두고 그 권리를 누리고 있다. 게다가 그 상황을 자랑스럽게 이야기한다는 사실이다.
인도와 파키스탄 그리고 방글라데시가 한나라에서 갈라진 역사에서 부터 유럽과 미국인들이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에 저지른 일로 세대를 거치며 고통을 받는 다는 사실등 우리가 전혀 관심조차 기울이지 않았던 그 나라의 역사와 그들의 인권이 이처럼 무시되는 사태의 원인을 알게되었다는 점도 내게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무엇보다도 인권은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올바른 실천이 가능하다는 말이다. 우리는 위안부 문제로 일본을 비난하고 있다.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버티기만 하는 일본은 분명 문제가 있다.
우리는 위안부 문제를 ILO 총회에 상정하여 강제노동에 대한 의제로 하고 보상받을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나라도 강제노동 폐지에 대한 협약을 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 '전경, 의경'이 강제노동에 해당되므로 전의경제도를 폐지해야 하는데, 데모진압에 필요한 그들을 폐지하지 못하는 우리정부는 그래서 가입을 못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의 걸림돌은 또 있다. 1965년 부터 75년까지 베트남 전쟁에 참여한 한국남자들이 베트남 여성과 결혼하고 자식을 책임지지 않아 '라이따이안'이라는 이름이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우리는 이문제에 대한 사과조차 제대로 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먼나라의 인권유린에 대해 피를 토하는 노여움을 보였던 나는 이 대목을 읽으며 쥐구멍에 들어가고 싶을 만큼 창피함을 느꼈다. 상대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태도, 입장을 바꿔 생각하는 태도로 부터 인권은 시작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