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황의 하루 - 오늘, 일본 황궁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나?
요네쿠보 아케미 지음, 정순분 옮김 / 김영사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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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대전의 전범으로 인식되고 그래서 2차대전 패망후 연합군으로 부터 천황제 폐지를 명령 받았을 때도 국민들의 전폭적 지지로 그 명맥이 아직도 유지되고 있는 나라 일본.

천황폐하 만세를 외치며 할복을 하고, 죽음을 무릅쓰고 전쟁에 뛰어든 수많은 사람들을 우리는 기억한다.

 

이름만으로 존재했던 천황이라는 존재를 절대 권력에 올려 놓고 일본을 단합시켰던 메이지 천황의 하루 일과는 어떠했는지 이 책은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임금님과 다르게 모든것이 서열로 이루어지는 황궁의 하루는 절대 권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자신의 맘대로 하루를 살았을거란 생각을 뒤집는다.

 

하루의 시작을 '오히루'라고 하는 시종의 부름으로 시작하고, 조식을 먹을 때의 옷차림, 그리고 상차림등 모든것은 규율에 따라 정해지고 하루를 시작하고 마감하는 일은 정해진대로 해야하는 것을 보면서, 천황이라는 존재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 만큼 자유롭고 절대권력만 가지고 있는 존재는 아닌것으로 보인다.

 

청일 전쟁을 비롯해 우리나라 36년간의 치욕을 안겨주기도 했던 일본 천황이라는 존재는 우리에게 그저 무시하고 비판하는 존재로만 존재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그들에게 아직도 하나의 태양처럼 존재하는 천황이라는 존재에 대해 우리가 더 많이 알고 연구해야 하는 존재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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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동 2 - 그대 앞에 등불되리
박희재.박희섭 지음 / 다차원북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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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말의 역사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었던 내게 고려말의 상황과 그 시대의 각기 다른 사람들의 삶이 어떠했는지 분명하게 알게해준 역사소설이다.

 

무관인 김양검의 아내가 우리나라 역사상 찾아볼수 없을 정도로 포악하고 못된짓을 일삼았던 충혜왕에게 겁간을 당하고 살해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같은 피가 섞인 형제이지만 성격이 정 반대이며, 고려말의 역사에 중요한 한 획을 긋기도 한 공민왕 그리고 신돈으로 잘 알려진 편조의 삶까지..

양검이 주인공이라면 그의 이야기가 좀더 나왔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하는게 아쉬움이라면 아쉬움이었다.

전국의 사찰에 대한 작가의 해박한 지식과 고려말 불교계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까지 보통의 지식으로 결코 쓰지못할 것 같은 방대한 양이었다. 무엇보다 나 자신 양검이 언제나 나오나 기대하며 읽어 나가다 어느새 읽어버릴 만큼 재미 또한 있었다.

 

얼마전 드라마 '신의'를 보면서 최영에 빠졌는지 배우 이민호에게 빠졌는지 모를만큼 그 시대를 더 알고 싶었던 나로서 그 드라마와 거의 같은 시대적 배경과 인물들을 만나면서 좋은 시간을 보냈다.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

강수는 여전히 지심려를 찾아 다니고, 양검은 아직도 무영이 자신의 잃어버린 아이인지 모른다. 편조는 아직은 세상의 사람을 모두 평안하게 하기위한 길로 나간다고 생각하지만, 자기 자신이나, 그를 믿는 사람들에게 조차 진짜 세상을 바로세울 인물이 이사람인지 긴가 민가하게 하는 비밀스러움이 여전히 있는 인물로 그려지고 있다.

 

한 권의 책에서 처음과 끝을 바라고 읽는 나로선 뭔가 더 나와야 하지 않을까? 양검의 역할이 더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책에서 수없이 나오는 불교의 원리 처럼 인생이며 세상이, 한 시대가 그 인물의 나고 지고에 의해 시작되고 끝나지 않음을 말하려고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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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커밍 제인 에어
실라 콜러 지음, 이영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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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지 않고 고아이며 순종조차 않는 제인에어의 열정적인 삶은 여성독자를 매료시키는 힘을 가지고있다. 신데렐라와 다른 차원의 사랑의 쟁취라는 점에서 훨씬 더 고급스런 무언가를 느끼게 해주기 때문이다.

그런 '제인에어'를 쓴 샬롯 브론테가 제인에어를 쓰는 과정을 담은 픽션이다.

 

정신 못차리는 외아들만 뺀다면 단명 했지만 그래도 재능있는 세 자매의 글들이 후세에 까지 남아 있다는 면에서 나는 그들이 너무나 부러웠다. '제인에어', '폭풍의 언덕', '애그네스 그레이'등은 좋은 평가를 받으며 꾸준히 읽히는 책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의 글쓰는 과정, 여자가 작가로서 나서기 힘들었던 사회적 편견으로 가득한 시절, 누구도 자신들의 책을 출판하려 하지 않는 긴 무명과 가난을 안고 살아가는 그들을 발견한다.

 

자매라는 끈끈한 정도 있지만 서로의 책들이 계속 퇴짜맞는 과정에서 붉어지는 묘한 갈등, 신경전도 느낄 수 있었다. '제인에어'처럼 강인한 샬롯과 현명하고 내성적인 애밀리 그리고 귀엽고 정많은 앤 브론테에 대한 성격들을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애그네스 그레이'에는 가정교사라는 자리가 한 낫 고급 가정부에 지나지 않는 다는 사실을 잘 묘사했다. 샬롯브론테 자신도 그런 경험을 했다.  사랑에 있어서의 좌절은 스승인 무슈 H 에 대한 열정 그리고 출판업자 조지 스미스와에 기대었던 사랑이 좌절되면서 자신을 지켜보던 부목사와 결혼하지만, 그들 가족의 비극처럼 결혼 9개월 만에 세상을 뜨고 마는 '제인에어'의 샬롯 브론테의 삶이 잘 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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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와 미소시루 - 떠난 그녀와 남겨진 남자 그리고 다섯 살 하나
야스타케 싱고.치에.하나 지음, 최윤영 옮김 / 부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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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스타케 싱고는 결혼을 앞두고 결혼할 여인인 치에에게 유방암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에게 암이라는 진단은 그의 결혼을 막지 못했다. 아이를 갖기를 소원한 그들의 소망은 목숨을 걸고라도 낳고 말겠다는 치에의 결심에 의해 너무나 소중한 하나를 얻는다.

8년간의 병간호동안 병원 치료와 함께 민간요법을 병행하게 했다. 우리의 병은 정말로 우리가 무심코 먹는 모든것에 기인하는 지도 모른다. 유기농과 우리나라에 있는 됀장 처럼 미소국 그리고 유기농채소와 단백질 섭취로 기운을 내며 완쾌되는 기적을 낳는다.

 

하지만 조금만 방심해도 암이라는 녀석은 그 틈을 비집고 찾아오는가보다. 몇차례에 걸친 완치와 재발을 겪으며 결국 8년간의 암 투병을 끝내고 치에는 하늘나라로 떠난다.

 

종반에 가서 책을 읽으며 내가 울었던 것은 치에가 죽었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5살 하나가 엄마 없이 잘 살아갈 수 있도록 미소시루를 끓이고 현미밥을 할 수 있도록, 그 작은 손에 부엌 칼을 쥐어주며 다독이며 사랑을 담아 교육했던 치에의 정성.

상상은 할 수 있겠지만 정말로 힘든 8년간의 아내의 병치례를 꾿꾿하게 해온 남편에 대한 지극한 사랑이 너무나 감동적이어서 울었던것 같다.

 

우리는 남의 눈 때문에 혹은 남들이 그렇게 하니까, 혹은 정말 모르기 때문에 아이에게 무조건 다 해주는 것이 사랑이라고 착각하는 경향이 있다. 병에 관해서도 마찬가지다. 내 자신 친구를 유방암으로 보낸 기억이 있다. 그녀는 병원에 입원한 후로 한 달을 살지 못했다. 하지만 그 기간동안 가족과 이별할 여유도 없고 자신을 정리할 시간도 없이 병원에 갖혀 온갓 호스를 몸에 부착하고 있다가 죽었다.  가족의 면회조차 거부되는 위급 환자로 분류되다 혼자 쓸쓸히 병원에서 생을 마감하는 것이 정말로 슬픈 일이다.

병원에서 죽는 것만이 병을 치료하려 그래도 노력했다는 인상을 주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라스트콘서트'라는 죽음에 관한 예쁜 내용이 생각났다. 하지만 병에 걸린 다는 것, 병간호를 한다는 것이 그렇게 예쁜 죽음을 선사하지는 않는다는 것, 가족에게 온갓 모진 모습을 다 보이고, 모두가 괴로운 시간을 보내는 것이 그런 일이라는 것을 새삼 느낀다. 하지만 싱고와 하나에게 엄마의 모습은 항상 웃고 기운차려고 노력했던 아름다운 모습으로만 기억되리라는 것도 안다. 그게 사랑이고 그게 가족이라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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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다면, 그렇게 해 - 여행에서 맞은 서른, 길 위의 깨달음
정준오 지음 / 지식공감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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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을 앞두고 중국, 네팔, 인도, 프랑스 그리고 스페인을 여행한 정준오가 쓴 여행서적이다. 하지만 읽으면서 나는 기존의 화려하고 기분좋은 여행에 대한 즐거움만을 느낀것은 아니다.

여러 나라를 걸으며 사람을 만나고 이국적인 정서를 마주하는 글쓴이의 심정에서 어떤것이 행복한것인가, 나는 지금 행복하려 떠나온 여행에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는 한 사람으로 기억될까를 자문하는 숯한 물음에서 철학서적에서도 느끼지 못했던 어떤 삶이 행복한가를 나 스스로 고민하게 되었다.

 

'Happiness is a journey, not a destination' 아마 이것이 이 책을 읽으며 느꼈던 해답이 아닐까 생각했다.

 

이것은 꼭 봐야만 한다는 여행서적을 따라가며 여행에서의 어떠한 뜻밖의 것을 배제하고 하는 여행에서 우리가 느끼는 것은 기대만큼의 감동 이상도 이하도 없을 것이다. 이 책에서의 중국과 이탈리아가 내게는 그렇게 느껴졌다.

 

인도에서 말을 건 많은 사람들의 친절 비지니스로 기부하라며 손내미는 그 손이 처음엔 충분한 이해로 시작되다가 나중에는 짜증 섞인 찌푸림으로 대하는 자신을 보고 나는 무엇때문에 이곳에 왔을까를 생각하는 작가를 발견한다.  하지만 결국 여행에서 발견한 것은 잘곳이 불편하고 친절과 무시가 뒤따르는 일상속에서도 따뜻하고 순진한 사람을 만나는 것이 아니었을까?

 

'기차역 근처에서는 유난히 집요하게 들러붙던 장사치와 릭샤왈라들에게 버럭 하고서는 곧장 후회했다. '노'라고 말하기가 어느새 습관이 되었고 훨씬 더 방어적이고 공격적으로 변한 나를 보았다. ~ 유머와 농담을 가지자는 여유는 자주 잊어버린 채, 달려드는 장사치나 왈라들에게 소리치는 내가 미웠던 것은 평소의 내가 본성을 숨기고 추한 위선을 보이는 것 같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여느 사회의 모습과 쉽게 닮은 내 모습이 소름 돋도록 구역질나기 때문이었다. p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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