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카페의 노래
카슨 매컬러스 지음, 장영희 옮김 / 열림원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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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포크너와 함께 미국 남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알려진 카슨 매컬러스의 슬픈 카페의 노래의 원제는 ' The ballad of the sad cafe'이다. 읽으면서 정말로 미국 남부의 황량하고 거친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책이라는 느낌이다.

 

작가의 작품이 자신의 경험에 기인한 책을 많이 쓴다고 하는데, 카슨 매컬러스는 15세에 열병을 앓고 몇번의 뇌졸증을 거치면서 30 즈음부터 걷기조차 힘겨운 상태였다고 한다. 이 책에 등장하는 기이한 외모를 한 주인공들의 투박한 모습, 누구나 좋아할수 없는 선악이 공존하는 심성등을 보게 되는데 주인공 미스 어밀리어의 경우를 보면 지역에서 의사와 약사노릇을 겸하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모으지만, 자신의 환자를 대할 때는 누구보다 헌신적이지만 숯한 소송을 벌이면서 돈을 모으는 집요한 모습이 있다.

 

미스 어밀리어가 잠깐 결혼 했던 남자 마번 메이시는 지역에서 돈도 모으고 풍체도 건장한 남자였으며 성격은 불같고 나쁜남자였다. 그런 그가 180센티에 덩치는 남자보다 크고 사팔뜨기인 미스 어밀리어에게 사랑을 갈구하고 결혼 까지 하지만, 결국 그는 어밀리어를 더욱 부자가 되게 만들고 그녀에게 사랑을 바쳤을 뿐 무일푼으로 쫓겨나 더 나쁜 짓을 일삼는 사람이 된다.

 

이 책에 등장하는 미스 어밀리어 그리고 그녀의 전남편이기도 하고 그녀의 사랑을 파탄내기도 한 전남편 마빈 메이시, 그리고 미스 어밀리어가 사랑했던 곱추 라이먼등은 모두 기이한 외모의 소유자들이다.

 

사랑을 하는 사람은 온 힘을 다해 자신의 사랑을 내면에만 머무르게 해야 한다고 캐컬러스는 말한다. 사랑이 상호적 경험이 아닌 오롯이 혼자만의 것이라는것이다.

 

어밀리어는 자시의 먼 친척이라 주장하는 곱추 라이먼 때문에 가슴아파 하고, 전남편 마번 메이시는 어밀리어를 그리고 곱추 라이먼은 마번 메이시에게 빠져드는 어긋난 사랑, 기괴한 사랑의 이야기는 동물적이고 외롭다. 마치 옛날 유명했던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이야기 구조와 투박한 외모와 성격을 가진 이들의 사랑이야기가 묘하게 어울려 빠르게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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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워했다면... 사랑한 것이다 - 사랑을 잃어버린 어른들을 위한 동화
이장수 지음, 이성표 그림 / 홍익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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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드라마제작사 협회 이사로 제직하고 있으며 그가 연출한 작품들은 꾀나 많이 있다. 천국의 계단을 비롯해, 넝쿨째 굴러온 당신, 굿닥터등이 있고, 작사도 했는데, 김창완의 꼬마야, 김광석의 슬픈노래등이 그것들이다.

 

어른을 위한 동화같은 '미워했다면 사랑한 것이다'는 벤치와 가로등에 관한 이야기이다.

같이 붙어 있지만, 마주보지 못해서 애초부터 미워하던 벤치와 가로등, 가로등은 벤치가 올려다 보는것도, 넓게 앉아 있는 것도 싫다.

 

벤치도 가로등의 내려다 보는 못습도 싫고 웃지 않는 무심한 밝음이 싫다.

그런 그들의 공간에 봄과 여름 그리고 가을 겨울이 지나 가는 동안 연인들이 사랑을 하고 첫키스를 하고 어떤 이유인지 모르지만 헤어짐을 거처 쓸쓸한 겨울을 춥게 보내게 된다.

 

그리고 다시 찾아온 봄에 지난밤 불을 밝히지 못했던 가로등을 삽으로 퍼내어 트럭에 싣고 가는 날이 온다. 그날 처음 벤치와 나무는 서로를 가까이 보았다.

 

이렇게 페인트가 벗겨지고 새똥이 가득한 낡은 가로등인줄 몰라서, 거만하다고 오해해서 미안해진 벤치..

이렇게 낮고 볼품없는 벤치인줄 모르고 무작정 싫어했던 가로등은 그날 헤어지면서 미안했다고, 그동안 같이 있어 주어서 감사했다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날 용서하라고 외친다.

 

가까이 있지만 먼곳에 있는 존재보다 못하게 대하며 사는 많은 것들이 있다. 부부와 가족처럼 헤어질 타이밍에 와서야 미안하고 감사하고 용서하라고 이들 벤치와 가로등처럼 다급하게 외치지 않도록 먼저 이해하고 먼저 다가가는 그런 마음가짐이 중요할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어찌 보면 유치하고 별거 아닌 이야기로 느껴지기도 하지만, 관계의 기본이 어떤 마음에서 오는것인지 말하는 것 같아 오늘 그 관계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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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4월의 눈처럼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37
멕 로소프 지음, 이재경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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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인 맥 로소프는 '청소년 소설의 여왕'이라는 찬사를 받는다고 하는데, 그 명성에 걸맞게 읽는 동안 12살 소녀 밀라의 행동과 어른 스런 말투에 공감가고 그녀의 글쓰는 방식이 참으로 좋았다고 느꼈다.

 

영국 런던에 살고 있는 밀라는 할아버지가 키우던 개의 이름을 물려 받았다. 언제나 그 사실이 우습기도 하고 기분이 덜 좋기는 하지만, 누구보다 냄새를 잘 맡기도 하고, 남들이 알아체지 못하는 분위기 파악에 명수 이기도 하다.

 

아빠인 길의 친구인 매튜를 방문하기로 되어 있는 날 그는 실종되었다. 하지만, 오랜만에 방문하기로 한 친구를 찾기 위해 아빠 길과 밀라는 미국으로 떠난다.

 

그곳에서 만난 왠지 우울하고 신뢰가 가지 않은 매튜의 아내 수잔을 만나고 그녀가 알려주 매튜가 있을 지도 모르는 산장으로 자동차로 출발한다.

 

하지만 그곳에서 만난 사람은 뜻밖에도 아빠와 매튜의 친구인 린다와 그녀의 아들 제이크였다. 매튜에게서 공짜로 집을 써도 좋다는 허락과 함께 예전부터 다달히 돈을 받았다는 그녀의 말에 밀라는 제이크가 매튜의 아들이 아닐까 의심한다.

 

'한데 모아놓고 보니까, 린다, 제이크, 허니 모두, 매튜가 지나간 길에 남겨진 존재라는 야릇한 느낌이 든다. 매튜는 대체 어떤 사람이기에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이렇게 버릴 수 있는지, 다시 한 번 알다가도 모르겠다.' p149

 

여러 의심을 하게 되는 밀라에게 어른이라는 존재는 참으로 복잡하고 무책임한 사람들로 비춰진다.

 

'하나 물어볼게. 상상도 못하게 복잡하게 살면서 정상인 척하는 게 어른들의 세계야?' p154

 

결국 밀라의 예상대로 제이크가 매튜의 아들이었고, 3년전 죽은 아들과 나이가 같다는 사실은 또 하나의 충격이었다. 게다가 더 복잡하고 어른스럽지 못한 행동까지 알게되는데..

 

이렇게 대충 내용을 정리하다 보니 마치 한 사람의 인생을 쫓아가는 추리소설 같은 느낌이 들지만, 그렇지는 않다. 한 사람의 인생을 쫓아가며 도대체 어떤 사람이었을까를 밀라가 알아가거나, 왜 그런 무책임한 행동을 했을까 하는 것도 같이 생각하는 줄거리이기도 하다.

 

밀라가 아빠와 여행하면서 성장해 가는 이야기라고 소개되었지만, 책을 읽는 내내 밀라는 이미 어른이 다 된 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진정한 한 인격체로 대하는 아빠와의 말투에서 특히 그런 느낌을 많이 받았다.

 

린다와 제이크에 대한 사실을 알고 부녀가 대화하는 대목중에 이런게 나온다.

'수잔이 알고 있을까 모르겠다, 매튜가 수잔한테 말했을까? 어떻게 생각해?'

'나한테 물어보는 거야? 나 열두 살인데?

길이 멋쩍게 웃는다. '참, 그렇지 자꾸 까먹네.' p152

우리 가정에서 이런 비슷한 대화가 가능하기나 할까? 그런 생각을 했다. 이런 대화가 가능하지 못한것이 전적으로 부모 책임이라는 것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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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그림에도 사람이 살고 있네 - 조선 화가들의 붓끝에서 되살아난 삶
이일수 지음 / 시공아트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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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화는 서양 미술처럼 화풍이나 사조에 기초한 전문가적 예술지식을 바탕으로 보지 않아도 '인생을 위한 예술', '도덕을 묻는 예술'이므로 우리네 삶과 연계하며 감상하는 것이 지적유희요 감상적 치유가 될것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일제식민 사학이 만들어 놓은 역사에 대한 왜곡과 폄하로 인해 조선역사는 물론 예술작품까지도 곱지 못한 시선으로 본다는 것이 안타깝고 그 샐깔 렌즈를 벗기는데 이책이 일조하고 싶어하는 작가의 의도가 느껴진다.

 

책 표지이기도한 신윤복의 '기다림'에서 짙은 외로움을 본다. 그녀가 들고 있는 송낙은 북가의 승력가 평상시 착용하는 모자이므로 아마도 그녀는 이룰수 없는 슬픈사랑을 하는지도 모르겠다.

 

김홍도의 '행상'이라는 작품에서는 아이를 업은 아내의 모습에서 길 위의 인생을 본다. 부부의 얼굴이 닮은것은 그들의 고된 삶에도 불구하고 좋은 부부애를 표현하고자 했던것 같다.

 

여백이 많고 서양화에 비해 가치폄하되었던 조선 시대 미술에서는 여러 사람의 이야기를 듣게되는 점이 있다. 선으로 표현된 인물들의 얼굴에서 삼의 고단함을 보고, 정교한 어진이나 초상화에서 세밀함의 극치를 보게된다. 다 비슷비슷하다고 느꼈던 풍경화에서는 장엄함과 산세의 환상까지도 보게되었다.

 

그림이라는 것이 이렇듯 이야기거리이며 따뜻한 인간애가 있다는것, 우리의 작품들에 대해 좀더 따뜻한 시선을 갖게 되게된 좋은 기회였던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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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종교로 움직인다 - 글로벌 사회를 이해하는 키워드, 신
하시즈메 다이사부로 지음, 오근영 옮김 / 북뱅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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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정말로 종교로 움직인다고 말해도 무방할 정도로 종교는 우리 일상생활에 밀접하고 어쩌면 전부일 때도 있다.

나 자신 특정종교가 없기 때문에 이 책을 더 객관적으로 읽을수 있었던것같기도 하다.

유대교, 천주교, 기독교, 불교, 유교, 힌두교, 그리고 일본의 신도라는 것까지 지구상에 특정 인종들을 움직이고 때로는 종교 전파를 하며 각 나라에 맞게 변화하기도 하는 과정이 잘 소개되어 있다.

 

첫번째에 다루고 있는 프로테스탄트에 대해서는 아주 상세한 설명과 기독교가 탄생하는 과정이 재미있게 소개된다.

읽으며 느낀점은 천주교,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교의 한 뿌리이기도 한 하나님의 존재는 참으로 강력한 신이라는 것, 인간이 스스로 죄인을 자처하며 노예가 되는것 마저 기뻐하는 그런 존재라는 점이었다.

 

예수가 율법 그 자체가 아닌 해석의 차원으로 까지 파고들어가고 그가 죽은 후 부활하면서 마침내 하나님의 아들로 인정되면서 유대교에서 기독교가 탄생하게 된다. 그리고 읽을 수 없는 라틴어로 된 성서보다 성직자의 설교와 문답이 중요시되면서 토착신앙과 기독교가 결합한 이야기들이 생기게 되었다.  이에 루터는 성서에 씌여 있지 않은 어떠한 것도 인정할 수 없다는 종교개혁을 하게 된다. 화형에 처하게 될 운명의 루터는 한 영주의 도움으로 성에 숨어지내며 10년동안 성경을 독일어로 번역하게 된다.

 

이렇게 독일에서 시작되 유럽에 퍼진 프로테스탄트는 카톨릭과 대립하며 서로 죽고 죽이는 전쟁을 겪기도 했다. 프랑스의 1572년 성 바트톨로메호 축일의 대학살, 네델란드의 80년 전쟁 그리고 30년 전쟁이 그것들이다.

 

하나님은 강력하지만 그들에게 성공은 좋은것, 하나님의 축복을 받은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이스라엘과 미국이 그렇듯 약속의 땅을 주겠다고 성경에 말했듯 그들은 스스로 약속의 땅을 하나님이 주셨다고 믿는다. 실제 성경에도 약속의 땅에 선주민이 있지만 야훼는 그들을 쫓아내도 된다고 했다. 이처럼 어쩌면 약탈과 노예주의를 인정하기 까지한 성경의 새로운 사실에 놀랐다.

 

지식층이고 부와 권력을 가진 사람들, 즉 기득권 층에 기독교인이 많다는게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이슬람은 모든 선지자 즉 예수까지도 인정하지만 마지막 예언자는 무함마드만이 유일하다고 인정한다. 기독교와 달리 정치와 종교를 같이 생각한 이슬람은 최후의 지도자 무함마드가 죽고 나서 마지막 정통자인 알리가 암살당한후 시아파는 알리의 사촌을 수니파는 알리 딸의 남편쪽을 정통파로 인식해 두 파로 나뉘게 되지만, 그들의 경전은 코란 하나 뿐이다.

 

이 책에서는 중국과 일본의 종교에 대해 따로 설명하고 있어서 유교와 일본의 신도에 대해 설명해 놓았다. 유교는 과거를 지향하고 정치를 중시한다. 성인군자의 성인은 옛 정치가를 군자는 현재의 정치가를 말한다고 한다. 곧 정치학이 유교라는 것이다.

그런 유교가 왜 종교가 되었을까? 이는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를 실제로 존재하는 것처럼 생각하고 제사를 지내기 때문에 종교라고 볼수 있다고 설명한다.

 

아무래도 일본인의 시각에서 씌여진 종교여서 야수꾸니 신사에 대해 주변국이 너무 민감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을 피력하는 듯 하지만, 전범의 리스트가 모두 야수꾸니 신사에 모셔져 있는것은 사실이다.

죽은 자는 황천으로 가지 않고 영혼이 된다고 믿는 일본은 특히 순국열사는 영령이 되어 나라의 앞날을 내다본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오히려 절에는 장례식이나 결혼식에나 가지만 신사는 일상이 되어 있는 일본인에게 전쟁전범들이 신으로 받들여져 후세에 기억된다는 것은 한국인의 시각에서는 이해불가한것이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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