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한국 경제를 파괴하는가 - ‘대한민국의 몰락’을 꿈꾸는 디스토피아의 부역자들
최배근 지음 / 북인어박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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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남성 평균수명 63세였다. 평균 수명은 점점 늘어 2020년에는 80세가 되었다. 평균 수명 60세일 때에는 정년 즈음에는 살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인생을 정리하며 여생을 보냈다. 2001년 이후 평균 수명이 72세가 되었을 즈음에는 퇴직 후에도 12년을 더 살아야 했다. 게다가 이전 세대 처럼 나이가 들어도 허리가 굽거나 골골대지 않고 정정했다. 퇴직후에도 무언가를 해야만했다. 평균 수명이 늘어나던 1997년 즈음 IMF로 우리나라는 급격한 변화를 겪게 되었다. 권력이 국가에서 시장으로 넘어가게 된것이다.


IMF로 대기업과 대형 은행들이 망해가고, 자살자와 노숙자가 속출하고, 공무원, 교사 등이 대우받고, IT 기업들이 신규 대기업으로 입성하게 되던 격변의 시대. 대한민국 국민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은퇴 이후를 챙겼다.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은퇴를 하면 노인 빈곤율과 노인 자살율 1위인 대한민국에서 살아남기 힘들었다. 어떤 이는 자회사를 만들어 자회사의 사장이나 임원이 되었고, 직원들에게는 비정규직, 파견직이라는 명목으로 최저 임금을 줘서 노년을 살아간다.(「중간 착취의 지옥도」, 남보라 등 지음, 글항아리 출판) 이 책 「누가 한국 경제를 파괴하는가」에서는 기획재정부 고위직 공무원들의 은퇴 이후 라이프를 소개한다. 이들은 모피아라고 불리는데 기획재정부의 영문 표기의 앞글자 MOFE(Ministry of finance and economy)와 마피아(Mafia)의 합성어이다.


모피아는 퇴임 후 은행에 가고 싶다. 은행은 월급도 무척 많고 안정적이다. 은행이라 통칭했지만, 세부로 들어가면 저축은행, 카드회사, 손해보험협회, 한국거래소 등 여러곳이다. 은행에는 3%로 돈을 빌리러 오는 부자들과 20%로 빌리러 오는 서민들이 있다. 은행 입장에서는 연체 없이 고금리로 돈을 빌리러 오는 사람이 많으면 고맙다. 따라서 서민들의 신용도가 안좋을수록 좋다. 


퇴임 이후를 위해 현직 모피아는 일반 국민들이 가난해지도록 정책을 짠다. 2020년 코로나19 사태 이후 2017년과 비교해 우리나라의 가계 채무는 다른 나라와 비교해 큰 폭으로 오른다. 은행에 못 올정도로 가난해져서 대부업체로 간다면? 2021년 10월 하나은행은 러쉬앤캐시에 500억을 빌려준다. 이젠 서민들은 20%의 금리를 물어야 한다. 은행이 대부업체를 통해 고금리 장사를 하게 되었다.


전 국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주었던 2020년 2분기 전체 가계는 소득 상위 10%를 제외한 나머지에서 평균 3.5% 소득이 증가했다. 특히 소득 하위가구일수록 소득 증가율이 높았다. 반면에 일부에게만 주웠던 2021년 2분기에는 소득 상위 10%만 증가하고, 나머지 가구는 모두 소득이 감소했다. 그래서 모피아는 전 국민 재난지원금에 결사 반대한다.


은행의 효자상품 부동산 대출도 있다. 부동산 가격이 뛸수록 국민들은 은행을 이용할 수 밖에 없다. 모피아의 부동산 정책 끝판왕은 박근혜 시절 만든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 방안”이었다. 부동산이 많을 수록 세금은 적게 내고, 은행은 수익을 얻게 된다.


1997년 IMF를 우리에게 선사했던 모피아는 2022년 3월에 있을 대통령 선거에서도 은퇴 라이프를 이어갈 수 있을까? 귀추가 주목된다.

보수야당은 <조선일보>의 경제 폭망설을 ‘베네수엘라 급행열차론‘으로 확대 재생산시켰다. 예를 들어, 2019년 10월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부론‘ 제1차 입법세미나에서 당시 제1야당 자유한국당 항교안 대표는.... (중략) 결론부터 말하면 황교안 전 대표의 이러한 주장은 단순한 거짓말이 아니라 황당한 거짓말이다. - P38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재벌기업에 투입한 공적자금 규모는 168조 7천억에 달했고, 이 중 회수하지 못 한 돈이 2020년 8월 기준 51조5천억 원에 달했다. - P50

(부동산 실피로) 대통령이 2번이나 사과하는 상황에서 청와대의 정책실장(이호승, 전 기재부 차관)과 경제수석(안일환, 전 기재부 차관) 그리고 국무총리 산하의 국무조정실장(구윤철, 전 기재부 차관)과 기재부 장관과 국토교통부 장관(노형욱, 전 국무조정실장이자 기재부 출신)과 금융위원장(고승범, 기재부 출신)과 금융감독원장(정은보, 전 기재부 차관보)등이 모두 기재부 출신으로 채워진 것을 우연이라고 봐야 할까? - P52

은행 입장에서 부동산은 대출의 담보물로 기능할 뿐 아니라 동시에 고가인 부동산을 매입하느느 가계 입장에서 금융을 반드시 활용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금융자본의 논리가 내면화된 관료집단인 모피아는 이를 정책적으로 뒷받침한다. - P76

이명박 정권이 정부조직을 마치 개인소유의 사기업처럼 악용하고 무리한 4대강 사업의 강행과 해외자원 개발투자, 블랙리스트 관리 등 광란의 행진을 마구 벌이는데도 어느 부처, 어느 사법기관, 어느 공기업 하나 손을 들어 저지하지 못한 것도 이를 방증하는 것이다. - P90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지급했던 2020년 2분기와 선별 지원을 했던 2021년 2분기의 가계동향조사를 보면 효과의 차이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2020년 2분기에는 전체 가계의 평균소득이 증가(3.5%)했고, 전체 가구 중 상위 10%를 제외한 가구의 소득이 모두 증가했을 뿐 아니라 하위소득 가구일수록 소득 증가율이 높았다.
반면, 2021년 2분기에는 전체 가구의 소득이 감소(-0.7%)했고, 상위 10% 가구의 소득만 증가하고 나머지 가구는 모두 소득이 감소했다. - P138

경제관료 엘리트에게 집중된 권한은 정부조직의 장악으로 이어지고, 퇴임 후 민간 금융회사나 로펌이나 재벌기업 등에 재취업해 로비스트로 활동한다. 실제로 이들은 퇴임 후 은행연합회, 저축은행주앙회, 보험협회, 여신금융협회, 한국거래소 등에 재취업해 사실상 정책 로비 및 외풍 차단기 노릇을 수행한다. 삼성전자나 대형 로펌 등에도 마찬가지로 진출한다. - P159

문재인 정부 초대 국무총리인 이낙연 총리 밑에서 국무조정실장을 홍남기가 했고, 그는 국무조정실장직을 끝낸 후에 이낙연 총리의 추천으로 경제부총리가 됐다. 게다가 홍남기에 이어 이낙연과 정세균 전 총리 밑에서 국무조정실장직을 수행한 노형욱도 기재부 출신으로 국무조정실장 이후 국토교통부 장관으로 승진했따.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은 처음부터 모피아의 손에 있었다. 그들을 방관한 정치인 총리의 오판도 한몫했음을 인정해야 한다. - P165

문재인 정부는 출범한 지 1년이 지나면서 기재부에게 포획당하기 시작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경제부총리를 한 김동연과 혼남기가 누구인가?
김동연은 이명박 정부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참여했다가 이명박 정부 초반 청와대 경제수석실과 국정기획수설실에서 실무를 담당했다. 이명박 정부의 경제철학을 설계하고 추진한 장본인이다. 이명박 정부 마지막 1년을 기재부 2차관으로 지냈고, 박근혜 정부의 초대 국무조정실장을 엮임했다.
홍남기 또한 박근혜 정부의 정책조정수석실에서 핵심 역할을 하다가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 육성을 관장한 미래창조과학부의 실무를 책임진 1차관이었다. ...(중략)...
문재인 정부에서 혁신성장의 방편으로 추진된 플랫폼 경제 활성화, 데이터 경제 활성화,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로 구성된 한국판 뉴딜 모두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녹색성장이나 창조경제 육성 방안에 겉만 덧칠했을 뿐이다. - P171

김영삼 정부 때 재정경제원 장관을 하고, 이명박 정부에서국무총리를 한 한승수나 노무현 정부에서 개정경제원 장관을 한 한덕수 등은 김앤장의 사실상 로비스트 역할을 하는 고문직을 수행한 것을 상기하면 된다. 김영삼 정부에서 재경원 출신으로 강만수와 더불어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외환위기 주범 중 한 명으로 지목됐던 윤증현은 김앤장 고문으로 있다가 이명박 정부에서 기재부 장관으로 화려하게 돌아왔다. 또한, 이명박 정부에서 정무수석, 국정기획수석, 노동부 장관, 기재부 장과을 하며 이명박과 처음과 끝을 같이 했던 박재완은 옹직을 떠난 후 (이건희 사면의 공로를 인정받아?) 현재 삼성전자 이사회 이사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치러펌 모피아는 새로원 권력인 재벌 및 금융자본과 사실상 한 몸이 되어 엘리트 카르텔형 부패구조의 중심에 있다. 모피아가 재정지출 최소주의(재정안정주의)를 추구하는 이유도 자본의 이해를 대변하기 때문이다. - P201

한국은행의 힘은 화폐 발권력에서 나온다.

한국은행의 주요한 결정은 7인의 금융통화위원으로 구성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결정한다. 7인 중 기재부 장관 추천 1인, 금융위원장 추천 1인, 은행연합회 회장 추천 1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추천 1인 등 4인이 모피아와 자본의 몫이다. 금융위원장은 기재부 출신이고, 은행연합회 회장도 기재부 출신이 맡기에 3인이 모피아의 몫이고, 대한상공회의소는 산업자본의 이익단체이기 때문이다. - P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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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한국 경제를 파괴하는가- ‘대한민국의 몰락’을 꿈꾸는 디스토피아의 부역자들
최배근 지음 / 북인어박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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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재정부 공무원들의 은퇴 후 라이프
던전에서 만남을 추구하면 안 되는 걸까 3 한정판- S Novel
오모리 후지노 지음, 김완 옮김, 야스다 스즈히토 그림 / ㈜소미미디어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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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요거 아니고
☆☆☆☆
마왕은 학원에 간다 / 글쟁이 / 카카오페이지
글쟁이 최고의 소설이 될 뻔했으나,
후반에 가서 중언부언으로 분량 늘리기 때문에 망한 작품.
안타깝지만, 거의 무료로 볼 수 있으니 그러려니 함
던전에서 만남을 추구하면 안 되는 걸까 2- S Novel
오모리 후지노 지음, 김완 옮김, 야스다 스즈히토 그림 / ㈜소미미디어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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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거 아니고
☆☆☆☆
더 레이더 / 이정민 / 문피아, 카카오페이지
이세민의 차원 이동 귀환병
믿고 보는 이정민
던전에서 만남을 추구하면 안 되는 걸까 1- S Novel
오모리 후지노 지음, 김완 옮김, 야스다 스즈히토 그림 / ㈜소미미디어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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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거 아니고
☆☆☆☆☆
철수를 구하시오 / 가짜과학자 / 문피아, 카카오페이지
과학 회귀 종말 소설. 리메이크 이전판은 못 봤는데 궁금하다.
과학자 시각으로 읽어보는 SF 회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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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멈춘 세계 앞에서 - 역사가 이영석의 코로나 시대 성찰 일기
이영석 지음 / 푸른역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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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덕분에 급작스레 전 세계는 국민 건강 시험을 치르게 되었다. 그리고 뜻밖의 순위를 확인한다. G7이라 불리던 미국,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캐나다, 이탈리아 등 선진국들의 성적은 평소 그네들이 무시하고 차별하던 제3국가들과 별다를 바 없는 하위권이었다. 이들은 왜 이렇게 되었을까?

첫째, 이들 나라들은 사회적 긴장이 굉장히 높았다.

세계화와 신자유주의에 따른 양극화, 소수인종의 증가와 이들에 대한 차별로 인해 사회의 긴장감이 높았다.

둘째, 시민을 설득할 수 있는 거버넌스 기구가 망가졌다.

전통적인 유럽의 거버넌스는 설득, 대화, 협조 요구 등을 통해 자발적 동의를 이끌어낸다. 거버넌스 기구는 망가졌는데, 그렇다고 권위주의 국가처럼 코로나19 방역에 강제력을 이용하는 것도 아니어서 코로나 19 방역은 파국으로 치달았다.

셋째, 국민적 자신감과 공공성이 낮아졌다.

왜 낮아졌는지는 별도로 살펴 볼 문제고, 추정해 보건데 개인 위주의 삶이 강조되고 개인주의가 다른 모든 가치보다 우위를 점하는 현상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G7 등 주요 선진국들의 소수 인종에 대한 편견과 망가진 거버넌스는 코로나19 초기 사태 때, 코로나19는 불결하고 후진적인 동아시아 질병이라는 오판을 하고, 초기 대응에 실패한다. 이들 선진국, 특히 영국과 미국은 정치적 거버넌스의 취약성으로 코로나19 상황에서 심각한 위기에 직면한다.

 

이에 비해 한국, 타이완, 싱가포르 등의 집권 세력은 유능하게 대처했다. 특히 한국의 경우 강제적 봉쇄 조치보다는 국민의 자발적 동의에 의한 협조로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려 노력했다.

 

마스크 문제만 하더라도 한국의 국민들은 마스크를 구입하려 각자가 애썼고, 품귀 현상이 벌어지자 정부는 마스크 배급 5부제를 실시하였지만, 배급된 마스크도 금세 품절이 되었다.

이에 반해 주요 선직국들은 마스크 착용을 정부가 강제해도 국민들 상당수가 거부했다. 오히려 마스크, 비말의 30%를 막지 못한다라는 뉴스가 대서특필 되며, 마스크의 무용성을 강조하며 언론과 국민은 마스크 착용을 거부했다.

 

2016년 무렵 번역을 시작해 게으름으로 번역을 미루다 타이밍 좋게 2020<전염병, 역사를 흔들다> 라는 책을 출판한 이영석 교수는 영국 역사 전공자다. 역사 교수로서의 지식과, 책을 번역하면서 알게된 지식으로 통찰했을 때 코로나19 아니 팬데믹 전염병 방지의 방법은 단순했다. 육류 소비를 줄이는 것.

하지만 육류를 줄이기는 쉽지 않다. 가축을 밀집 사육하는 방식은 필연적으로 전염병을 만들어낸다. 육류를 유통하는 공급망은 전염병을 급속도로 확산시킨다. 육류를 소비하는 과정에서 사회적 신분, 성장 아동 발달, 그리고 돈이 발생한다. 이렇게 육류의 생산, 공급, 소비를 둘러싼 제도와 조직이 사회 속에 깊이 박혀있다. 자본주의 법칙에 따라 육류 소비는 줄어들기보다 보다 앞으로 더욱 팽창할 것이다. 다만, 코로나19를 통해 지구의 인간들은 과연 육식을 줄여야 한다는 성찰의 기회를 얻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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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흘러가는 세상 - 영화부터 스포츠까지 유체역학으로 바라본 세계
송현수 지음 / Mid(엠아이디)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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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송합니다.”라는 인터넷 용어가 있다. 문과라서 죄송합니다의 줄임말로, 문과 출신이라서 취직이 안된다라는 뜻으로도 쓰이고, 고등학교 수준의 과학이나 수학 지식이 없음을 자조할 때 쓰인다. 문송한 나도 유체 역학의 정의를 이 책을 통해 정확히 알게 되었다. 모든 액체와 기체를 합쳐 유체라 부르고, 흐를 류를 쓰는 것처럼 이런 액체와 기체의 특성과 움직임을 연구하는 학문이었다. 그렇다면 유체 역학을 알고 있는 사람에게 세상은 어떻게 보일까?

영화 겨울왕국의 눈보라가 휘몰아 치는 장면, 인터스텔라에서 하늘까지 닿는 듯한 파도, 해운대에서 쓰나미가 몰려오는 장면. 모두 유체 역학의 한 분야다. 유체에 영향을 주는 압력, 속도, 점도, 밀도 등의 상관 관계를 통해 1800년대 프랑스의 천재 공학자 클로드 루이 나비에와 영국의 천재 수학자 조지 스토크스는 나비에-스트로크 방정식을 도출해냈다. 이 방정식은 지금도 일반해가 풀리지 않는 수학계의 7대 난제 중 하나다. 비록 일반해는 아직도 찾지 못했지만, 200년이 지난 우리에겐 슈퍼 컴퓨터가 생겼다. 슈퍼 컴퓨터를 이용해 나비에-스트로크 방정식의 일반해에 최대한 가까운 값인 근사해를 찾아냈고, 근사해를 그래픽으로 표현하면 영화에서 쓰는 사실적인 영상을 만들어낼 수 있다. 또한 날씨 예측의 정확도도 올라간다. 그래서 우리나라 기상청에서는 5년 마다 슈퍼 컴퓨터를 도입하고 있다.

 

기체와 액체만 유체 역학은 아니다. 도로 위의 자동차들 역시 유체 역학이다. 도로 위에 자동차가 많아질수록 교통 흐름은 유체와 유사한 행동을 한다. 물 분자와 마찬가지로 앞뒤의 차량이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다. 그럼 교통체증도 유체역학을 통해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먼저 교통 체증은 왜 발생하는지 생각해보자. 1990년대 독일의 물리학자 카이 나겔과 미카엘 슈렌켄베르크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우연한 이유로 앞선 차량 한 대가 순간적으로 브레이크를 밟으면 뒤의 운전자들도 마찬가지로 제동을 걸데 되는데, 이것이 파동처럼 뒤로 계속 전달되어 결국 정체를 유발한다. 이를 유령 체증이라 한다.

 

그렇다면 교통 체증을 없애기 위해 새로운 도로를 건설하면 해결될까? 해결되지 않는다. 새로운 도로를 내면 인간은 잔머리를 굴리게 되고, 덕분에 기존보다 더 교통체증이 증가하게 된다.

오히려 도로를 없앨 경우 교통 상황이 나아진다. 1999년 남산 2호터널을 폐쇄하자 근방의 교통량 자체가 줄어 터널 주변 차량의 평균 속도가 약간 상승하게 된다.

 

참고로 생물학에도 히드라 역설이라는 비슷한 개념이 있다. 특정 생명체의 사망율이 높아지면 오히려 개체수가 늘어나고, 사망율을 낮추면 개체수가 줄어든다는 이론이다.

유체역학은 항공공학자나 해양학자들의 전유뮬이 아니다. 아는 만큼 세상은 보인다. 혈액, 호흡, 회화, 물감, 금융, 건축, 야구, 축구, 폭탄, 무기, 요리 등등 유체역학 공학도의 눈을 통해 이렇게 흘러가는 세상을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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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전염병 13가지
제니퍼 라이트 지음, 이규원 옮김 / 산처럼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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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랫톳페스트(흑사병)는 유럽 인구의 30%를 죽였다. 두창(천연두)은 로마를 몰락시켰으며, 아메리카 인구의 96%를 죽였다. 두창과 홍역을 받은 아메리카는 답례로 매독을 유럽에 보냈다. 우리나라는 20년째 결핵 발생율과 사망율 1위 국가다. 그리고 2019년 코로나19가 인류를 습격했다. 그동안 인류는 전염병에 어떻게 대처했기에 멸종하지 않았는지 궁금해진다.

첫째, 의학적 지식이다.

현재 코로나19100년 후에 볼 땐 간단한 위생 습관의 문제로 해결될지 모른다. 하지만 현재는 코로나19에 대한 지식이 없기에 전 세계가 고통을 겪고 있다. 2020년을 살고 있는 우리는 비누로 손씻기, 샤워, 빨래, 물 끓여 먹기, 항생제의 발전으로 가랫톳페스트나 콜레라 등 많은 전염병을 이겨냈다.

하지만 때로는 설익은 의학적 지식이 전염병만큼이나 사람을 죽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에서는 전두엽 절제술을 다룬다. 미국에서는 1930~1970년 사이에 전두엽에 칼집을 내서 뇌의 나머지 부분과 단절 시키는 전두엽 절제술이 치료라는 명목으로 4만건이나 행해졌다. 전두엽이 절제되면 걱정이 사라지고 충동에 따라 단순한 삶을 살게 된다. 즉 고차원적인 사고를 못하게 되고, 유아기의 삶을 살게 된다. 전염병만큼이나 끔찍했던 방법이 의사들에 의해 실행되었다.

둘째, 지도자의 역할이다.

192139세에 소아마비에 걸린 루즈벨트(민주당)는 대통령이 된 후 소아마비 퇴치를 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다. 마침내 1953년 조너스 소크는 소아마비 백신 개발에 성공한다. 국민적 영웅이 된 소크에게 기자가 특허의 소유자를 누구로 할거냐고 질문하자 글쎄요, 민중이라고 해두죠. 특허는 없어요. 태양을 특허로 청구할 수 있나요?”라고 답하며 소아마비 제조법을 공짜로 풀었다. 그리고 아이젠하워(공화당) 대통령은 소아마비 백신을 전 국민에게 무료로 접종했다. 일장일단이 있던 조너스 소크의 사백신과 경쟁자 앨버트 세이빈의 생백신으로 소아마비는 전 세계에서 사실상 박멸되었다.

이에 반해 1980년대 초반 미국에 에이즈(AIDS)가 퍼지기 시작할 무렵 당시 대통령이던 레이건은 에이즈를 동성애자나 걸리는 병이라며 우스개로 만들어버렸다. 게다가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공화당답게 1986년 에이즈 관련 예산을 11%나 삭감해 8,550만 달러로 줄여버렸다. (엘리자베스 테일러(영화배우)15천만 달러를 에이즈 단체에 기부했다.) 레이건의 에이즈 정책 실패는 미국 질병관리본부의 예산을 2017~ 2021년까지 줄기차게 삭감하고 있는 공화당 트럼프 정부를 떠올리게 한다.

셋째, 시민들의 협력이다.

조상의 죄로 인하여 자손이 전염병에 걸렸다거나 동성애자나 유대인, 중국인이 전염병을 퍼트린다며 환자들을 사회적으로 낙인찍고, 격리하고, 죽이던 시대도 있었다. 심지어 자식을 버리기도 했다. 낙인과 차별이 가혹할수록 전염병에 걸린 환자는 자신의 전염병을 숨기고, 전염병은 그 사람의 사회적 지위는 신경 쓰지 않기에 전염병은 더욱더 퍼지게 된다. 인류가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 하지 않고 협력할 때 인류는 멸종하지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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