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멈춘 세계 앞에서 - 역사가 이영석의 코로나 시대 성찰 일기
이영석 지음 / 푸른역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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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덕분에 급작스레 전 세계는 국민 건강 시험을 치르게 되었다. 그리고 뜻밖의 순위를 확인한다. G7이라 불리던 미국,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캐나다, 이탈리아 등 선진국들의 성적은 평소 그네들이 무시하고 차별하던 제3국가들과 별다를 바 없는 하위권이었다. 이들은 왜 이렇게 되었을까?

첫째, 이들 나라들은 사회적 긴장이 굉장히 높았다.

세계화와 신자유주의에 따른 양극화, 소수인종의 증가와 이들에 대한 차별로 인해 사회의 긴장감이 높았다.

둘째, 시민을 설득할 수 있는 거버넌스 기구가 망가졌다.

전통적인 유럽의 거버넌스는 설득, 대화, 협조 요구 등을 통해 자발적 동의를 이끌어낸다. 거버넌스 기구는 망가졌는데, 그렇다고 권위주의 국가처럼 코로나19 방역에 강제력을 이용하는 것도 아니어서 코로나 19 방역은 파국으로 치달았다.

셋째, 국민적 자신감과 공공성이 낮아졌다.

왜 낮아졌는지는 별도로 살펴 볼 문제고, 추정해 보건데 개인 위주의 삶이 강조되고 개인주의가 다른 모든 가치보다 우위를 점하는 현상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G7 등 주요 선진국들의 소수 인종에 대한 편견과 망가진 거버넌스는 코로나19 초기 사태 때, 코로나19는 불결하고 후진적인 동아시아 질병이라는 오판을 하고, 초기 대응에 실패한다. 이들 선진국, 특히 영국과 미국은 정치적 거버넌스의 취약성으로 코로나19 상황에서 심각한 위기에 직면한다.

 

이에 비해 한국, 타이완, 싱가포르 등의 집권 세력은 유능하게 대처했다. 특히 한국의 경우 강제적 봉쇄 조치보다는 국민의 자발적 동의에 의한 협조로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려 노력했다.

 

마스크 문제만 하더라도 한국의 국민들은 마스크를 구입하려 각자가 애썼고, 품귀 현상이 벌어지자 정부는 마스크 배급 5부제를 실시하였지만, 배급된 마스크도 금세 품절이 되었다.

이에 반해 주요 선직국들은 마스크 착용을 정부가 강제해도 국민들 상당수가 거부했다. 오히려 마스크, 비말의 30%를 막지 못한다라는 뉴스가 대서특필 되며, 마스크의 무용성을 강조하며 언론과 국민은 마스크 착용을 거부했다.

 

2016년 무렵 번역을 시작해 게으름으로 번역을 미루다 타이밍 좋게 2020<전염병, 역사를 흔들다> 라는 책을 출판한 이영석 교수는 영국 역사 전공자다. 역사 교수로서의 지식과, 책을 번역하면서 알게된 지식으로 통찰했을 때 코로나19 아니 팬데믹 전염병 방지의 방법은 단순했다. 육류 소비를 줄이는 것.

하지만 육류를 줄이기는 쉽지 않다. 가축을 밀집 사육하는 방식은 필연적으로 전염병을 만들어낸다. 육류를 유통하는 공급망은 전염병을 급속도로 확산시킨다. 육류를 소비하는 과정에서 사회적 신분, 성장 아동 발달, 그리고 돈이 발생한다. 이렇게 육류의 생산, 공급, 소비를 둘러싼 제도와 조직이 사회 속에 깊이 박혀있다. 자본주의 법칙에 따라 육류 소비는 줄어들기보다 보다 앞으로 더욱 팽창할 것이다. 다만, 코로나19를 통해 지구의 인간들은 과연 육식을 줄여야 한다는 성찰의 기회를 얻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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