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마음을 열고 지문과 즐겁게 대화할 수 있는 마음가짐만 갖는다면 모식도를 그리거나 지문을 분석하고 다양한 기호로 표시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내용이 다 ‘기억날 것이다. 억지로 ‘기억하지 않아도 말이다.
국어를 제대로 공부하기 위해 본질적으로 필요한 것은 ‘관심‘이다. 만약 모든 주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 국어 공부가 하나도 어렵지 않을 것이다.
수학은 많은 학생들이 어려움을 겪는 과목이다. 오죽하면 ‘수포자‘라는 말이 일상화되고, 수학을 못해서 문과에 간다고들 하겠는가. 하지만 수학은 죄가 없다. 수학에 대한 오해를 풀면 수학이야말로 모든 학문의 기초이자 논리력만으로 풀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과목이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영어는 애초에 모국어와 다른 문자, 다른 어순을 가진 언어라 영어를 위한 색다른 공부법이 존재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영어는 그 본질이 ‘언어‘라는 점에서 국어와 동일하다.
과학을 공부하는 이유는 쓸모에 있지 않다. 심지어 성적에 있는것은 더더군다나 아니다. 쓸모나 성적은 단지 부수적인 것일 뿐, 그 핵심은 세상을 이해하고자 하는 원초적 호기심에 있다. 그러니시험을 염두에 두지 말고, 성적을 잘 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다 갖다 버리고, 그저 학문을 연구하는 학자의 자세로 모든 과목을 대했으면 한다. 그제야 비로소 진정한 공부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고, 바로 그것이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취지일 것이다.
이것이 암기의 본질이다. 단순히 단기 기억 속에 ‘쑤셔 박는‘ 식의 학습이 아니라 역동적으로 자신의 삶 속에 녹아들게끔 하는 것. 이렇게 앎이 삶으로 넘어오면 그 후부터는 ‘까먹는다‘는 말이 성립하지 않는다. 자신의 이름을 ‘까먹는 것‘이 말이 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제 다시 암기라는 말을 생각해보자. 어떤 기분이 드는가? 좀다르게 보이지 않는가? 암기는 그 자체로 ‘나쁜 학습‘이 아니다. ‘앎‘을 넘어 ‘삶‘으로 무언가를 들여놓는 행위. 이게 바로 암기 본연의 모습이다.
도대체 의사의 본질은 무엇인가? 이 질문은 내게 삶과 죽음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본질적인 고민을 떠안겼고, 이후로 수년간 나는 이 고민의 늪에서 허우적댔다. 도대체 산다는 것은 무엇이며 죽음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그 앞에서 인간은 어떤 존재이며 의사는 어떤 존재란 말인가? 고민 끝에 지금은 미약하게나마 내 나름의 답을 내렸다. "의사란, 단지 환자를 죽지 않게 하는 사람이 아니라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존재이며 동시에 올바른 죽음Well-dying으로 인도하는 존재다."
흔히 행복을 상황에서 찾으려 한다. ‘좋은 성적‘, ‘좋은 학벌‘, ‘준수한 외모‘, ‘높은 연봉의 직장‘, ‘넓고 깨끗한 집‘, ‘좋은 차‘, ‘매력적인 배우자‘, ‘자식의 성공‘과 같이 말이다. 그렇지만 행복은 절대로 상황에서 오지 않는다. 행복은 마음가짐에 달려 있다. 행복하고 싶다면, 그저 지금 여기서 행복하기로 결심하면 된다.
공부하는 모든 찰나가 행복으로 가득하기를 빈다. 지금까지 이책에 썼던 말은 전부 다 잊어도 좋다. 다만 이것만큼은 꼭 기억해줬으면 한다. 미국의 암 환자가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와 말한 명언이다. "행복은 상황에서 오지 않는다. 그저 지금 이 순간, 당신이 향복하기로 결심하면 된다 You can’t until life isn’t hard anymore, Before you decide to be happy."
살다 보면 덮쳐오는 커다란 파도에 무력하게 휘청거릴 때가 있다. 최선을 다하라는 말에 목이 조이고, 죽을 듯이 해봤지만 더 이상은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하겠다고 느낄 때도 있다. 그런 날이 예고 없이 여러분을 덮쳤을 때, 다들 조금은 덜 아팠으면 좋겠다. 흔들리지 말라는 게 아니다. 얼마든지 휘청거려도 괜찮다. 다만 조금 덜 아파하고 덜 눈물 흘리고 덜 외롭고 덜 쓸쓸했으면 한다. 여러분이 세상에 혼자라 느낄 때, 그러니까 사무치는 외로움과 두려움에 삶이 버겁다 느낄 때 이 책이 따뜻한 위로를 줄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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