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책은 바로 《생각하라 그리고 부자가 되어라》와 《긍정적 사고방식》이다. 당신이 실물은 보지 못했을지라도 한 번쯤 제목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제목만으로도 미국 지식사에서 한자리를 꿰차고 있는 책들이다. 오늘날 라이프코치의 계보를 거슬러 올라가면 이 두 책의 저자를 만나게 된다. 나폴리언 힐과 노먼 빈센트 필이다.
필은 목사였고 힐은 판매원이자 배우 지망생이었는데, 둘 다 대중을 상대하는 일에 소질이 있음을 발견하고서 자기계발 사업에 뛰어들었다.
두 책에 담긴 개념과 이론은 같다. 원하는 것을 시각화하면 그걸 얻게 된다는 것이다. 오늘날 힘을 북돋아 주려는 포스터나 눈 덮인 산봉우리가 나오는 화면보호기에 등장하는 문구로도 자주 볼 수 있다.
‘꿈꿀 수 있다면 이룰 수도 있다.’
여러분의 앞길을 가로막는 것은 자기 자신이고, 앞날은 그만두고 싶은 충동을 얼마나 잘 억누르는지에 달려 있으니 정신 차리라는 것이다.

‘운명은 예측할 수 없다’라는 불편한 진실을 우리가 너무 열심히 부정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부정하는 태도는 퀴팅을 대하는 방식에서 두드러진다. 우리는 삶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척하기를, 스스로 결정하는 척하기를 훨씬 좋아한다.

여러분은 어려서부터 끈기가 성공의 열쇠라고 들었다. 그만두기는 나쁘다고 주장하는 책을 읽고 팟캐스트를 듣고 유튜브 영상을 보기도 했다. 하지만 다른 각도에서 보면 그만두기의 모습은 더 복잡하다. 결국 퀴팅은 새롭게 시작하는 방법이자 자신이 누구인지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사이에 선을 긋는 일이다. 집중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무한한 가능성을 감지했기 때문에 그만두는 것이다. 그러니 필요하다면 언제든 그만두자.

좋은 생각이기는 하지만 말도 안 되는 헛소리다.우리는 불가피하게 상황에 휘둘린다. 상황은 우리의 꿈이나 건강과 행복 같은 것은 안중에도 없다. 우리가 여유를 즐기며 쉬었는지, 발톱에 진분홍색 매니큐어를 발랐는지 관심도 없다. 우리가 친절하고 사려 깊은지, 이기적이고 무례하게 구는지도 신경 쓰지 않는다.
왜냐하면 일은, 그냥, 일어나기 때문이다.

믿기 힘들 정도로 가혹한 네이비 실 훈련에서 익힌 것과 비슷한 기술을 활용했다. 종합적인 목표를 설정하는 대신 ‘당면한 세부 과업을 끝까지 해내는 것이 더 나은 전략’임을 깨달았다. 거창한 구호도, 자극을 주는 원대한 인용구도 필요 없었다. 눈앞에 닥친 순간 이외의 것은 보지 않았다. 그저 꾸준히 조용하게 조금씩 앞으로 나아갔다.

필의 책은 기쁨과 성공으로 가는 길, 힘이 되는 친구들과 사랑하는 가족을 얻는 길은 스스로 생각해 낼 수 있다고 말한다. 그냥 벌어지는 일은 없으며 모두 자신이 불러들였기 때문에 존재한다는 뜻이고, 자기 생각의 질과 방향에 따라 어떤 일을 삶에 불러들이게 된다는 뜻이다.

삶은 대체로 우리의 통제를 벗어난다. 우리는 어디에서 누구의 자식으로 태어날지 결정할 수 없고, 어떤 사건이 언제 일어날지도 대부분은 결정할 수 없다.

우리는 사건과 우발적 상황에 휩쓸리는 가운데 최선을 다해서 버틴다. 그 모든 변화와 뒤틀림과 불확실성 안에서, 끊임없는 대혼란 안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 다음 두 가지만 빼고. 이 두 행동은 간단해 보이지만, 세상을 바꿀지도 모른다.
우리는 필요할 때 그만둘 수 있다.
다른 사람이 그만두어야 할 상황일 때 그들을 비난하지 않고 그만두게 만들 수도 있다.

전 즐겁지 않은 무언가를 의도적으로 그만두면 다른 무언가를 할 여유가 생긴다고 믿어요. 소파에 누워 있을 여유, 내 의지에 따라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에 자유롭게 시간을 쓰는 법을 연습할 여유도 생기지요.

해결 방법 중 하나는 그 일이 그녀의 잘못이 아님을 깨닫는 것이었다. 그녀에게 무언가를 바꿀 힘이 있음을, 매우 중요하지만 자주 간과되는 진실을 사람들에게 전해줄 책임이 있음을 깨닫는 것이었다. 그 진실이란 퀴팅은 항상 선택지에 있고, 그 선택이 최선일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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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명문장/만파식적

왕이 배를 타고 그 산에 들어가니, 용이 검은 옥대(玉帶)를 가져다 바쳤다. 왕이 영접하여 함께 앉아서 묻기를 "이 산과 대나무가 혹은 갈라지기도 하고 혹은 합해지기도 하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라고 했다. 용이 대답했다. "이것은 비유하자면, 한 손으로 치면 소리가 나지 않고 두 손으로 치면 소리가 나는 것과 같아서 이 대나무라는 물건은 합한 후에야 소리가 납니다. (...) 대왕께서이 대나무를 가지고 피리를 만들어 불면 천하가 화평할 것입니다. 이제 대왕의 아버님께서는 바닷속의 큰 용이 되셨고, 유신은 다시 천신(天神)이 되셨는데, 두 성인이 같은 마음으로, 이처럼 값으로 따질 수 없는 보배를 보내 저를 시켜 이를 바치는 것입니다."
(...) 왕이 행차에서 돌아와 그 대나무로 피리를 만들어 월성(月城)의 천존고(天尊)에 간직했다. 이 피리를 불면 적병이 물러가고 병이 나으며, 가뭄에는비가 오고 장마에는 날씨가 개며, 바람이 잦아지고 물결이 평온해졌다. 이를 만파식적(萬波息笛)으로 부르고 나라의 보물이라 칭했다.
-일연, <삼국유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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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학문•철학/서경천도운동

고려 중기 묘청이 주도한 수도천도운동으로, 김부식에 의해 진압된다. 통일신라말기 도선에 의해 풍수지리설이라는 새로운 사조가 등장한다. 길지, 즉 좋은 땅이존재하고 그 땅을 수도로 삼으면 나라도 세울 수 있다는 주장으로, 당시로써는 파격적인 생각이었다. 경주 중심에서 벗어나 지방의 중요성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궁예는 송악, 견훤은 전주 그리고 왕건이 결국 개성에 수도를 세운 후 후삼국을 통일하는 데 중요한 이론적 기반이 됐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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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문학/장영실

장영실(1390년경~?)은 주로 과학자로 소개되지만 기술자였다고 보는 편이 정확하다. 과학자와 기술자를 구별하고, 과학자를 높이고 기술자를 천시하는 문화가 장영실에 대한 이해까지 왜곡한 것이다.
그는 경상도 관노 출신으로 온갖 것을 만들어내는 데 특출났고 조정에 들어와서도 사대부들의 관념적 성과를 실체화하면서 탁월한 성과를 보였다. 자격루라는 물시계는 장영실이 발명한 것 중 가장 유명하다. 일정하게 흘려보낸 물의 차고 떠오름을 활용해 자동으로 시보를 알려주는 장치를 활용한 당대 최고의 발명품이지만 여전히 완벽하게 복원하지 못하고 있다. 자격루 제작 5년 후인 1438년에는 옥루라는 또 다른 물시계를 개발했다. 옥루의 내부는 기계 장치인 데 반해 외관은 유교적인 이상사회를 표현한 예술적 조형물이다.
장영실의 업적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조선 최초 천문 관측대인 간의대뿐 아니라 해시계인 앙부일구, 해와 별을 동시에 관찰할 수 있는 일성정시의등 각종 발명품이 그의 손을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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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빠르게 달리는데도 앞으로 나아간다고 느끼지 못했다. 더 많이 이룰수록 더 공허해했다. 하지만 스털버그의 말에 따르면 그들은 그만두고 싶어 하지 않았고 진로를 바꾸는 것조차 원치 않았다. 그러면 동력을 잃고 뒤처질 거라 여겼기 때문이다. 스털버그는 이렇게 말한다.
"이러한 현상을 초래한 범인은 ‘영웅적 개인주의’다. 이는 더 나아져야 한다고, 기분이 더 좋아져야 한다고, 더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더 많이 가져야 한다고 끊임없이 주입하는 문화 때문에 지속된다. 남성들은 이 문화에 대해 ‘총알을 맞아도 끄떡없는 천하무적이 되어야 하는 무거운 부담’이라고 설명하고, 여성들은 ‘언제나 무엇이든 해내야 하며 그 과정에서 불가능한 기대를 끊임없이 저버리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만두기.
물러서기.
재정비하기.
이 단어들은 모두 기본적으로 같은 전략을 뜻한다. 세상을 승자와 패자로 구분되는 제로섬게임이 벌어지는 곳이 아니라 때로는 누구나 승자도 패자도 될 수 있는 곳으로 바라보려는 노력이다.삶을 혼자 올라가야 하는 산으로 여기지 않고, 나와 같은 의심과 슬픔을 품고 분투하는 다른 동료들과 함께하는 여정으로 여기는 것이다.

자신을 성장시키고 싶은 마음은 자기 자신을 이해하고 무엇이든 능숙하게 해내고 변화하고 싶은 욕망과 맞물려 있다. 이는 시대를 초월한 욕망이며 우리를 인간으로 만드는 본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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