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그래서 그렇게 매일같이 커피를 마시는 건지도…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희한한 형제와 함께 밤 깊은 모지의 거리를 나선다. 기분좋게 시원한 바닷바람이 살포시 스쳐 간다. 익숙한, 그러나 여전히 아름답게 빛나는 거리에 녹아들며 요시로는 오랜만에 소리 내 웃었다.
무심코 뒤를 돌아보니 환한 빛을 쏟아내는 텐더니스가 눈에 들어왔다. 저 커피는 분명 나에게 용기를 줄 것이다. 어디에 있든, 텐더니스에 가면 용기를 얻을 수 있다. 기분이 조금 좋아진 요시로가 바람에 펄럭이는 배너를 보고 살짝 목례를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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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천국으로 가는 열차는 완행이고, 축축하고 숨 막히는 역에서 지체하는 법이다. 오직 지옥행 열차만이 급행이다.

"아냐, 아무것도. 다만 첫 회에서 케이오 패 한 권투 선수의 심정을 이제 알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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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꿈꾸던 일을 직업으로 삼는 사람이 세상에 얼마나될까. 가끔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장래 희망을 조사하는데, 과연 그중 몇 명이나 꿈을 이룰 수 있을까 싶다. 막차가 끊기기 직전의 전철에는 사람이 별로 없다. 좌석 깊숙이 앉은 요시로는 맞은편 차창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을 멍하니 바라본다. 피로에 지친 얼굴에서는 패기를 찾을 수 없고, 피부에는 기름기가 돈다. 서른세 살이라니, 이제 아저씨 나이다. 이 나이쯤 되면 꿈을 이룬 후 멋지게 살고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어린 시절 수없이 그렸던 이상적인 내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익숙해지지 않는 맥주 맛에 얼굴을 한 번 찡그리고는 밤하늘을 올려다본다. 별들은 반짝이고, 파도 소리는 부드럽다. 문득 멈춰 서서, 바다의 반대편에 눈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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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바는 다정한 말투로 "사람의 속마음은 원래 알기가 어렵잖아" 하고 말했다.
"표정이나 말투만으로 판단하면 큰 착각을 하게 되지. 그럼 대체 뭘로 판단하나 싶겠지만, 내생각에는 행동 아닐까싶어. 우라타 씨는 정말로 우리 가게에 오는 게 즐거우셨을거야. 그도 그럴게, 매일 제일 먼저 오셨잖아. 노미야한테 이런저런 뾰족한 말을 했던 것도 분명 우라타씨 나름의 응원이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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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트로 마을이라 불리는 곳이 있는, 거리가 예쁜 동네였던가? 잠시 고민하다 그곳을 새로운 목적지로 정했다. 이럴 때는 직감이 중요한 것 아니겠는가.
두 시간 후 무사히 모지항에 도착한 나는 내 직감을 칭찬했다. 반짝이는 바다, 레트로풍의 예쁜 건물들. 인력거가 오가는 거리에서 떠들썩한 목소리에 발길을 돌리자, 바나나 떨이를 하는 아저씨가 목청을 높이고 있었다. 노란 바나나가 햇빛을 받아 눈부시게 반짝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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