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한문장] 나의 친애하는 적 (체험판)

어른이 되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적절한 거리를 자연스레 알 수 있게 되리라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마흔 살에 가깝게 된 지금에도 나는 그 거리에 대해 잘 알지 못합니다. 너무 다가가면 아픈 일이 생겼고 너무 떨어지면 외롭기 짝이 없었습니다.

책임져야 할 것들이 많아질수록 가장 조심해야 할 건 나 자신에 지나치게 심취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자기에 심취하면 쉽게 뜨거워지고 자기 사정과 감정만이 특별한 것이라고 착각하게 됩니다. 그렇게 자기 사정에만 너그럽다보면 남의 사정은 나보다 덜한 별것 아닌 게 되고, 그러다보면 어느새 괴물이 되기 마련입니다. 그런 맥락에서 주변 세계를 친애하는 적으로 바라보는 태도는 확실히 도움이 되어주었습니다.

내가 나를 차갑게 경계할 수 있도록 부디 언제까지나 도와주세요.

나와 상관없이 어느 누구에게나 따뜻하게 빛났을

그런 볕 아래 있는 나마저 슬프게 느껴진다.

그래서 그 빛을 꺼버렸다.

현실주의자가 되자, 하지만 가슴속에는 불가능한 꿈을 간직하자.

이후로 많은 어른들을 만났다. 나는 불행하게도 좋은 어른을 많이 만나보지 못했다. 그것이 사회 일반의 반영인지 혹은 그저 나의 박복함의 결과인지 잘 모르겠다. 분명한 건 최악의 어른이란 늘 갱신되고 있다는 것뿐이었다.

나도 이제 그들의 나이에 가까워졌다. 정말 무서운 건, 나도 그런 종류의 어른스러움에 너무나 익숙해졌다는 사실이다. 나는 늘 좋은 어른이 되고 싶었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어른이란 자기보다 어리고 경험이 없는 사람에게 양보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살다보면

별일이 다 있기 때문이다.

나는 가족끼리 서로 폐 끼치지 않고 살면 그게 최고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왕래도 없었다. 연락도 잘 받지 않았다

엄마 앞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하는지도 잘 모르겠다. 엄마 생각을 하면 나는 늘 조금 울고 싶어진다.

로제타가 바란 건 그저 평범한 삶이었다. 그러나 평범한 삶이란 대개 대중매체를 통해 학습된 것일 뿐이다. 그리고 대중매체는 현실을 조명하는 데 게으르다. 혹은 겁을 먹는다. 시청자들이 스크린에서까지 현실을 보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금 이 파국의 시대를 맞이해 우리가 가장 염려해야 할 것은 우리 세대가 역사에 어떻게 기록될 것인가가 아니다. 다음 세대에게 이런 나라를 물려줄 수는 없다는 절박함이 우선되어야 마땅하다.

저 말이 최순실의 딸이 아닌, 우리 사회의로제타들에게 먼저 향할 수 있는 세상을 물려주기 위해 무엇이든 하고 싶다. 정말 무엇이라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오늘의 한문장] 내가 김소연진아일 동안 (체험판) : 황선미 선생님이 들려주는 관계 이야기

내가 하나를 남다르게 생각하는 건 바로 저런 모습 때문이다. 나라면 절대로 할 수 없는 말과 행동. 어째서 나는 단 한 번도 저렇게 하지 못할까. 한 마디로, 닮고 싶은 애다. 하나는 내가 자기를 몰래몰래 훔쳐본다는 걸 모른다. 일부러 그러는 건 아니다. 그러지 않으려고 해도 저절로 그렇게 되니 할 수 없다.

[오늘의 한문장] 당신을 위한 그림약국

블루베리를 숟가락으로 퍼먹는 중ㅎㅎ조금 발효된 것 같지만 맛있다. 건강에도 좋겠지?<10년 뒤에도 나에게 도움이 될 것들을 하자>블루베리 먹기 → O 감정소모스트레스 → X 운동 → O

창문 너머로 보이는스페인식 붉은 기와와 아이보리색 건물 벽에 너무나 잘 어울리는 울드라 마린에 비견될 푸르디 푸른하늘에 오늘도 감격한다.

기록하고 싶어졌어요.어릴적 부푼 꿈도학창시절 부던한 애씀도사회초년의 열정도사랑하고 결혼하고아이를 낳아 기르면서조금씩 알게 된 삶의 일부분이순식간에 사라지기 전에

어두운 밤, 새벽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어 준다. 나 빼고 모두가 열심히 살아가고, 내가 한순간에 없어져도 아무렇지 않게 잘만 돌아갈 것 같은 세상이 새삼스레 미워진다.분명 아무 일도 없는데 무엇이 날 불안하게 만드는 건지 잘 모르겠다. 그게 무엇인지 알면해결하려고 노력이라도 해볼 텐데. 그래서 오늘은 정말 오랜만에 울었다. 나의 모든 감정이 터져 나왔다. 언젠가는 이 불안의 이유를 깨닫길 바라는 마음으로 눈물을 추슬렀다.

요즘 새로운 환경,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서 가지면 안 되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그 누구에게도 이 마음을 말하지 못했다. 미쳤냐는 소리를 들을 게 뻔하니까.

나는 그 친구가 현재 어디에 있든 그 날처럼 파란 하늘을 훨훨 날아다니는 삶을 살고 있었으면 좋겠다.

오늘 밤도 달이 참 예쁘다.

위로의 책들이 전열대에 많은 걸 보면 나처럼 힘든 사람딜이 많은가 보다.걷다가 벤치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니까괜히 눈물이 난다.참지 말아야지.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오늘도 이 가슴 속의 폭풍은 언제 멎으려나.라는 소절을 되뇌어본다. 잔잔하게 흘러가길 소망하지만 휘몰아치는 바람에 흔들리는 마음을 붙잡을 길이 없다. 눈을 감고 헤아린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아홉, 열.......그러나 결국 걷기를 택한다. 하염없이 걷고, 걷고, 걷고, 걷고, 걷다 보면....가슴 속의 폭풍이 조금씩 잠잠해진다.

책에서 이 둘을 길동무라 칭했다. 절교한 것이 아니었다. 여행은 서로의 삶에 좋은 추억이 되었다. 완벽한 친구였고 잊지 못할 추억들을 공유했지만, 일상에서 둘은 함께할 수 없었다.

이별에 대한 이야기 중 가장 공감했던 내용이다. 오랜 시간을 공유했다고 해서 함께 삶을 이어 나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서로의 영역이 달라졌고 다른 공간에서 일상을 공유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때론 좋은 우정을 위해 멈춰야 할 때가 있는 것 같다.

부러우면 지는 것이다라는 말이 맞다면 나는 항상 지는 감정을 느끼고 사는 것 같다. 사전적 의미로 부러움[envy]은 철학 심리학 용어로 욕망의 대상을 본인이 가지고 있지 않지만, 상대방이 가지고 있을 때 느끼는 괴로운 감정. 이라는데 부러움이 일 때면 괴로운 감정이 드는 건 맞는 듯하다. 작은 그릇에 담긴 속 좁은 나를 만나게 된다.

나의 욕심과 부러움에 자란 가시는 좋은 사람들을 잃게 한다. 누군가는 너무 날카로우니 멈춰줘라고 부드럽게 전해 주기도 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기대할 수 는 없다. 이 큰 가시에 찔려버린 사람들과 짧은 시간 많은 상처가 함께했다. 그러면 그제야 돋아있던 나의 가시를 부러뜨리고 그 상처를 오롯이 견디기도 한다. 내가 키운 가시니 책임을 져야만 한다.

이 때문에 생기는 가시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부러뜨리기를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부러뜨린 가시에 생겨난 상처로 너덜너덜해져 있는 나를 보게 된다. 그리고 상처가 나을 때까지 고통과 오롯이 함께한다. 감당해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한번 자란 가시를 부러뜨리는 일은 매번 쉽지가 않다.

내가 아라고 소리쳤지만 어라고 들을 수도 있는 것이다.

마음 그릇은 어떻게 하면 크게 만들 수 있을까? 큰 그릇으로 조금 바뀌었다고 뿌듯해할 때면 다시 작아져 있거나 그대로이다. 나이가 들면 그릇의 크기도 성장한다는데 나만 아닌 것 같다. 생각 그릇도 마찬가지다. 꼰대같이, 옹졸하게, 속 좁게 굴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생각 없이 뱉어지는 말들로 인해 그릇은 더 작아져 간다. 완벽한 사람이 없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정도는 지키고 싶다. 선을 넘지 않는 적절한 거리에서 적당한 그릇으로 살고 싶은데....적당한 그릇으로 있기가 참 어렵다. 내 마음 그릇은 그동안 어떻게 변화했을까?

쉿!

어떠한 말을 해도 내가 의도한 한 바가 전해지지 못하는 관계가 있는 것 같다. 아라고 이야기를 아무리 해도 어라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아무리 아라고 이야기를 해도 어라고 한다면 나는 어라는 이야기를 아라고 설명하기 위해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비해야 한다. 결국, 내가 어라고 받아들이고 그도 아라고 받아들인다. 어떻게 해서든 대화를 할 수 없는 관계인데 이런 관계는 서로가 피곤하다. 나도 상대가 피곤하고 상대도 나를 피곤하다고 느낀다.

나이가 달라도 성향이 맞지 않더라도 곁에 두고두고 배우고 싶은 사람이 있지만 여기까지 인 사람도 있는 것 같다. 길동무조차 안되는...이런 사람과는 아무리 노력해도 좋은 이별은 참 힘들다. 깜깜한 벽 같은 사람.이런 사람과의 이별은 참 홀가분한 기분이 든다.

많은 좋은 습관 중 독서는 최고의 습관이라 생각한다. 물론 좋은 책을 고르는 안목도 필요하겠지만 간접경험을 통해 습득한 지식은 생각의 폭을 넓혀주고 성장하게 해주는 밑거름이 된다.

나는 빠릿빠릿하거나 눈치가 있지 않다. 정확히는 FM이다.내가 이해할 때까지 물어보고 이해한 것만 착실히 행할 수 있다. 그냥 대강 눈치껏 이런 식으로 하면 되지!가 안 된다. 우선순위를 정하고 차근히 하나씩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수없이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해봐야 하며 예상했을 때 어떤 문제점이 나올지 모든 상황을 파악하고 해결방안까지 어느 정도 계획을 세워놓아야지만 일을 진행할 수 있다.

그러니 통계에 없는 상황이나 새로운 일은 급작스럽게 처리하는 것이 힘들다. 하지만 여러 가지 경험의 통계가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비록 똑같은 상황은 아니겠지만 가상의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좀 더 쉽고 현실적인 처리 방법을 모색해 볼 수 있다. 이럴 때는 융통성 있게 잘한다.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혼자 최선을 다하는 것과 함께 최선을 다한다는 것은 다를 것이다. 혼자 최선을 다하는 것에는 늘 아쉬움이 따르는 것 같다. 완벽함을 정해놓고 그 완벽함을 맞추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하지만 늘 부족하고 아쉬운 마음이 든다.

번아웃이 되어서도 마구 밀어붙여야만 했던 상황이 부지기수였지요. 상황에 쫓겨 달려가던 것을 멈추고 여유롭게 햇살 받으며 가족들과 함께 웃을 수 있었던 일상이 너무나 소중한 보물로 남겨지게 되었네요. 코로나 시기로 인해 집에만 갇혀 있었지만, 오히려 더 반짝이는 순간이 되었다는 것에 감사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런 별 볼 일 없는 일을 위해 끝까지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키고 이 책을 받는 순간 그 작은 일이 헛되지 않았음을 함께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인생길을 걸을 때 좋은 선택과 용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참여해주신 분들 모두 좋은 선택을 하셨길 바라며 다시 한번 감사한 마음 전합니다. 끝까지 용기 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_ 그리다숲

[오늘의 한문장] 내 마음 어딘가 부서졌다 (체험판)

눈빛은 늘 가라앉아 있고 어떤 상황에도 차분했다. 상대가 아무리 서운해해도 이성적으로 대응했다.

모든 만남과 감정은 일정한 절차에 맞춰 진행된다. 적절한 반응, 과하지 않은 미소와 친절은 상대방에게 내가 적합한 연애대상임을 인정받는 하나의 시험인 것이다.

의지와 노력만으로는 이룰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는 걸 알았을 때, 무기력함이 찾아왔다.

아무리 주머니를 뒤적거려봐도 내 주머니엔 반짝이는 특별함이 아니라 별 쓰잘머리 없는 것들만 들어 있었다.

내가 아무리 뛰고 소리쳐도 눈앞의 벽을 깰 수 없을 거라고 느껴질 때가 있다.

내 주머니에 반짝임은 없더라도
사소한 것에서 특별함을 찾을 수 있기를.
나의 역할과 존재가치를 일깨울 수 있는
무언가를 손에 쥘 수 있기를.

초라하거나 절박하고 허름한 면은 철저히 숨긴 채, 아쉬울 것 없고 당당하고 강한 면만 보여주려 애썼다. 그렇게 꾸며진 연기는 꽤 자주 자연스럽지 않았고, 그래서 간혹 어떤 사람들에게는 이 드라마의 허점을 들키고 말았다.

모든 퍼즐 조각들이 제자리를 찾은 것 같았다. 이제 머리로는 알았으니 마음만 고쳐먹으면 될 텐데, 나는 제 버릇을 남 못 주고 계속해서 연출에 빠져 있다.
글러먹었다. 도무지 고쳐질 것 같지가 않다. 이제는 내가 안쓰러워지기 시작했다. 나의 삶에는 ‘진짜 나’ 대신 ‘만들어진 나’만 있었다. 언제부턴가 진짜 나는 어두운 방에서 외로움에 잔뜩 움츠려 있었다. 진짜 나는 다짐한다.

상처 앞에
영원한 피해자도,
영원한 가해자도 없다

피해자도 가해자가 되고
가해자도 피해자가 되는 세상

영원한 가해자는 없고
영원한 피해자도 없다.

[오늘의 한문장] 구멍가게 (체험판)

이사 온 첫날부터 겨울비가 추적추적 내리더니전기까지 들어오지 않아 형과 나는 어둡고 추운 방에서 애꿎은 공책을 꺼내 북북 찢으면서 불만을 삭였다. 우리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앞으로의 날들이 서글프기만 했다.

비록 크지는 않았지만 한여름이면 수양버들은 가게 쪽으로 치우쳐 적당한 그늘을 만들어 주었다.

앞치마는 단지 돈만 넣는 게 아니라 어머니의 손수건 역할도 겸했다. 물건을 파느라 더러워진 손을 닦아 얼룩이 지고 소금간이 배어 꼬질꼬질한 게 영 볼품이 없었다. 바로 그 앞치마 속에 하루 종일 열심히 일한 그날의 결실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