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7.명문장/나라와 백성의 치욕이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아! 나라와 백성의 치욕이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우리의 인민은 장차 생존 경쟁 속에서 진멸돼 갈 것이다. 무릇 살기를 구하는 자는 반드시 죽고, 죽기를 기약하는 자는 사는 법이니 제공들이 어찌 모르겠는가? 민영환은 마침내 한 번죽어 황상의 은혜에 우러러 보답하고 우리 이천만 형제 동포에게 사죄하노라. 영환은 죽어도 죽지 아니하여 구천 아래에서 제군을 도울 것이다. 바라옵건대 우리의 형제 동포들이 천만 배 더 분발하여 지기를 굳건히 하고 학문에 힘쓰며 마음을 묶고 힘을 모아 우리의 자유와 독립을 회복한다면, 죽은 자는 마땅히 저승에서 기쁘게 웃으리라. 아! 조금도 실망하지 마라. 우리 대한제국 이천만 동포에게 사별하며 고하노라.

1905년 을사조약에 분노하여 자결한 민영환의 유언이다. 민영환은 민씨 척족 중 유일하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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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6.학문•실학/사대주의

사대주의는 이미 조선 전기부터 노골적으로 발전해왔다. 정도전 등은 사대주의를 새로운 시대의 외교 전략으로 적극 수용했고, 세종은 사대주의를 충실히 따랐다. 현실적으로 조선 전기 동아시아를 주도하는 나라가 명나라밖에 없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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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5.문화/군대

국군은 한국 전쟁을 거치면서 한때 70만 대군에 이를 정도로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장교들은 미국에 유학하면서 여러 선진 문물을 배우고 돌아왔는데 당시로서는 특별한 기회였다. 하지만 당시 군대는 기형적이었다. 이승만 대통령은 장기 집권의 수단으로 군인을 활용하고자 했고, 정치군인들이 등장했다. 백선엽, 송요찬 등이대표적인 인물이다. 이들은 병사들을 압박해 여당에 표를 몰아주거나 노동을 시켜 정치자금을 조달하기도 했다. 역설적이게도 이러한 군대 내 부정부패를 비판했던 박정희, 김종필 같은 이들이 5.16 군사쿠데타를 주도하는 세력이 된다. 5.16 군사쿠데타와 12.12 군사반란은 군인의 정치 참여라는 새로운 장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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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와 나라를 뛰어넘은 고귀하고 더없이 위대한 정신의 소유자가 쓴 작품을 읽지도 않고 방치하는 독자의 어리석음과 그 불합리함은 도저히 믿을 수 없을 정도이다. 그 대신 일반적인 독자는 단순히 갓 인쇄되고 잉크가 채 마르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매일같이 나오는 평범한 졸작만 매년 파리떼처럼 수없이 생겨나는 그런 졸작만 읽으려고 한다. 이런 작품은 몇 년만 지나고 나면 영원히 지나간 시대와 함께 그 시대의 어리석은 생각을 비웃는 대상이 될 뿐이기 때문에 출판되는 그날부터 멀리하고 영원히 무시하는 것이 좋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몹시 낯선 상태로 나란히 존재하는 두 가지 형태의 저서가 있다. 하나는 참된 저작물이고, 다른 하나는 겉보기에만 그럴듯한 저작물이다.
참된 저작물은 영원한 저서가 된다. 학문이나 시문학을 위해 살아가는 사람들에 의해 쓰인 이 참된 작품은 진지하고 조용하며, 또 아주 느린 걸음으로 나아간다. 그래서 이런 작품들은 한 세기를 통틀어 유럽 전체에서 12권도 채 나오지 않았지만 영원히 존재한다.

만약 책을 읽는 시간도 함께 구입할 수 있다면 책을 구입하는 것이 좋은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책을 구입하는 것과 그 내용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을 혼동하고 있다.

누구에게나 자신의 목적은 있지만 그것과 자신의 사고 체계가 비슷한 사람들은 극소수이다. 그래서 대부분은 어떠한 것에도 객관적인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그 때문에 그들에게는 아무리 독서를 한다고 해도 남는 것이 없게 된다. 그들은 읽은 것을 그 어떠한 것도 간직하지 않는다.

"반복이란 연구의 어머니이다." 중요한 책은 그것이 무엇이든 곧바로 두 번 읽는 것이 좋다. 그래야만 사물의 맥락을 좀 더 잘 파악할 수 있으며, 끝을 알고 있으면 그제야 처음 부분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뿐 아니라 두 번째 읽을 때는 처음 읽었던 것과는 다른 감정과 기분을 느끼게 되므로 전혀 다른 인상을 받게 된다. 그것은 같은 대상을 다른 각도로 보는 것과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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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4.유적•유물/남대문

오늘날에도 남대문 일대는 교통의 요지다. 남대문을 통과해서 쭉 올라오면 좌우에 덕수궁과 시청이 나오고 광화문을 거쳐 경복궁까지 도달할 수 있다. 남대문과 경복궁을 기준으로 오른편에는 명동, 을지로, 청계천, 종로가 이어지고 왼편에는 정동부터 세종문화회관, 서촌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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