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4.사건/김구 암살 사건

1949년 안두희에 의해 김구가 경교장에서 암살당한 사건이다. 해방 이후의 상황은 혼돈에 가까웠다. 스스로 독립을 이루지 못했기 때문에 38선을 기준으로 소련과 미국 군대가 주둔했고 좌우이념 갈등이 심각했다. 해방 초기 김구는 우익의 결집과 임시정부의 정통성을 동시에 강조하며 정치 활동에 매진한다. 하지만 이러한 활동은 곧 한계에 봉착하고, 남북 분단이 가시화가 된 상황에서 김구는 기존의 입장에서 대전환을 감행하여 남북협상운동에 매진한다. ‘이념이 민족을 앞설 수 없다‘는 입장에서 최초의 통일운동가가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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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3.명문장/훈민정음해례 후서

(...) 옛날에 신라의 설총이 처음으로 이두(吏)를 만들어 관청과 민간에서지금까지 이를 행하고 있지만, 그러나 모두 글자를 빌려서 쓰기 때문에 혹은 어려워서 막히고 혹은 질색하여 다만 비루하여 근거가 없을 그뿐 아니라 언어의 사이에서도 그 만분의 일도 통할 수가 없었다. 계해년(1443, 세종 25) 겨울에 우리 전하께서 정음 28자를 처음으로 만들어 (...) ‘훈민정음‘이라 했다. (...) 지혜로운 사람은 아침나절이 되기 전에 이를 이해하고, 어리석은 사람도 열흘 만에 배울 수 있게 된다. (…) 어디를 가더라도 통하지 않는 곳이 없어서, 비록 바람 소리와 학의 울음이든지, 닭 울음소리나 개 짖는 소리까지도모두 표현해 쓸 수 있게 됐다. (...) 마침내 해석을 상세히 하여 여러 사람들에게 이해하라고 명하시니 (・・・) 삼가 모든 해석과 범례를 지어 (...) 이를 본사람으로 하여금 스승이 없어도 스스로 깨닫게 했다.

《훈민정음해례본> 끝에 붙어 있는 정인지 (1396년~1478년)의 글 중 일부로, 한글 창제에 대한 자부심과 그 유용성에 대해 역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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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심란하고 공허한 날에는
Flix Vallotton
펠릭스 발로통

오렌지와 보랏빛의 하늘, 그레이스에서의 노을
Sunset At Grace, Orange And Violet Sky, 1918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당신의 내부에서 빛이 꺼지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입니다.
안에 빛이 있으면 저절로 밖까지 빛나는 법이니까요."

알베르트 슈바이처

중요한 것은 하려는 마음, 해내겠다는 의지
Paul Gauguin
폴 고갱

마담 고갱(메트 고갱)
Mette Gauguin, 1880

평생 도전적인 삶을 살았던 고갱은 화가이기 이전에,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유창한 언변과 적극적인 성격 덕분에 파리의 증권회사에서 유능한 주식 중개인으로 활약하며 잘나가던 시기도 있었다. 덴마크 출신의 아름다운 아내와 5명의 자녀를 두고 파리 중심가에서 풍족한 생활을 영유하기도 했지만, 취미로 시작한 주말 화가 생활은 고갱의 인생을 완전히 뒤바꾸어 놓았다.

"인생은 자신의 의지로 살 때만 의미가 있는 거야. 얼마나 강한 의지로 살았는지가 중요해."
좋은 직업과 안락한 가정을 포기하고 당대 주류였던 인상파 화풍을 거부한 채 문명화된 도시를 떠나 기인처럼 살았던 고갱이기에, 그가 남긴 이 말은 깊은 울림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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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2.학문•철학/물산장려운동

1920년대 국산품을 사용하여 우리 민족 경제의 자립을 이루자는 운동으로, 한국의 독특한 경제민족주의에 영향을 준 사건이다.

물산장려운동은 사회주의자들에게 격렬한 비판을 받는다. 자본의 속성에 대한이해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산품애용운동을 활용하여 민족 자본가들이국산품의 가격을 올려 이득을 보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국채보상운동과 물산장려운동은 모두 실패했다. 보통 일제의 탄압에 의해 실패했다고 하지만 애초에 모금운동이나 캠페인이 지닌 한계도 고려해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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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1.문화/김소월과 조지훈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우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따다 가실 길에 뿌리우리다.

-김소월, <진달래꽃> 중

벌레 먹은 두리 기둥, 빛 낡은 단청, 풍경 소리 날러간 추녀 끝에는 산새도 비둘기도 등주리를 마구 쳤다. 큰 나라 섬기다 거미줄 친 옥좌 위엔 여의주 희롱하는 쌍룡 대신에 두 마리 봉황새를 틀어 올렸다. 어느 팬들 봉황이 울었으랴만, 푸르른 하늘 밑 추석을 밟고 가는 나의 그림자. 패옥 소리도 없었다.

-조지훈, <봉황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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