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옛날에 신라의 설총이 처음으로 이두(吏)를 만들어 관청과 민간에서지금까지 이를 행하고 있지만, 그러나 모두 글자를 빌려서 쓰기 때문에 혹은 어려워서 막히고 혹은 질색하여 다만 비루하여 근거가 없을 그뿐 아니라 언어의 사이에서도 그 만분의 일도 통할 수가 없었다. 계해년(1443, 세종 25) 겨울에 우리 전하께서 정음 28자를 처음으로 만들어 (...) ‘훈민정음‘이라 했다. (...) 지혜로운 사람은 아침나절이 되기 전에 이를 이해하고, 어리석은 사람도 열흘 만에 배울 수 있게 된다. (…) 어디를 가더라도 통하지 않는 곳이 없어서, 비록 바람 소리와 학의 울음이든지, 닭 울음소리나 개 짖는 소리까지도모두 표현해 쓸 수 있게 됐다. (...) 마침내 해석을 상세히 하여 여러 사람들에게 이해하라고 명하시니 (・・・) 삼가 모든 해석과 범례를 지어 (...) 이를 본사람으로 하여금 스승이 없어도 스스로 깨닫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