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한 어조로 말하지 마라"는 처세의 오랜 원칙은 자신이 말한 것의 의미를 알아내는 것을 타인의 이해력에 맡기라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보통 사람들은 분별력이 좋지 않기 때문에 그 순간이 지난 뒤에야 그것의 의미를 해석할 수 있다.
당신이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너무나 적절하고 좋은 이유가 있다 하더라도 자화자찬에 빠져서는 안 된다. 허영심은 너무나 흔히 볼 수 있지만 공덕은 흔히 접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가능한 한 그 누구에게도 적의를 품지 않는 것이 좋다. 하지만 ‘사람의 성격은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사람들의 특성을 잘 기억해야 한다.
인생의 후반기에는 음악 악절의 후반부와 마찬가지로 힘들게 애쓰는 일은 줄어들고 인생 전반부에 비해 안주하려는 경향이 있다. 젊은 시절에는 세상에서 어떤 큰 행복과 즐거움을 찾는 일이 어렵다고 생각하지만, 나이가 들어서는 세상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점을 깨닫고 이제는 그러한 생각을 완전히 초월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이가 들면 안정적이고 그런대로 견딜 수 있는 현재를 즐기며, 심지어는 아주 사소한 일에서도 기쁨을 느끼는 것이다.
만약 우연히 듣게 되는 ‘말도 안 되는 대화’가 우리를 짜증나게 하기 시작하더라도, 그것을 두 사람의 바보가 이야기하는 코미디의 한 장면이라고 상상해야 한다.
인생 전반부의 성격이 행복이 충족되지 않는 것에 대한 갈망이라면, 인생 후반부의 성격은 불행에 대한 두려움이다. 인생의 후반기가 되면 ‘모든 행복은 공상과도 같지만 고통은 실제로 존재한다’는 인식이 어느 정도 분명해지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성적인 사람들이라면 인생 후반부의 시기에는 즐거움보다는 단지 고통이 없는 안정적인 상태를 추구한다.
사랑하지 않는 것과 미워하지 않는 것에는 세상 모든 지혜의 절반이 담겨 있다. 또한 아무것도 말하지 않고 아무것도 믿지 말라는 것에 그 나머지 절반의 지혜가 포함되어 있다. 물론 이와 같은 규칙과 그에 따르는 규칙을 필요로 하는 세상에는 등을 돌리고 싶을 것이다.
젊음의 관점에서 보면 인생이란 무한히 긴 미래이지만, 나이가 든 사람의 관점에서 그것은 아주 짧은 과거이다. 그래서 인생이란 처음에는 사물이 오페라 망원경의 렌즈를 바로 눈앞에 댄 것처럼 보이지만, 마지막에는 접안렌즈를 눈앞에 댄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그러니 인생이 얼마나 짧은지를 깨닫기 위해서는 늙어봐야, 즉 오래 살아봐야 한다.
대화를 나눌 때 아무리 호의를 가진 것이라 하더라도 다른 사람의 잘못을 고치는 말은 삼가야 한다. 사람의 감정을 상하게 하기는 쉽지만, 그것을 다시 바로잡기란 불가능하지는 않더라도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분노나 증오를 말이나 표정으로 표현하는 것은 쓸모없고, 위험하고, 현명하지 못하며, 우스꽝스럽고 비열하고 천박한 일이다. 그러므로 행동 이외의 다른 방법으로 분노나 증오를 보여서는 안 된다.
누군가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의심이 들면, 믿는 척하는 편이 좋다. 그러면 그는 더욱 대담해지고 거짓말이 점점 심해져 결국에는 들키고 말 것이다. 이와 반대로 상대가 숨기고 싶어 하는 진실의 일부를 본인도 모르게 이야기를 했는데 그것을 우리가 알게 되었다면, 그것을 믿지 않는 척해야 한다. 그러면 나의 반박에 자극을 받은 상대가 모든 진실을 하나하나 이야기하게 될 것이다.
누구든지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판단을 믿도록 하려 하는 사람은 흥분하지 말고 냉정하고 거침없이 말해야 한다. 격렬한 행동은 의지에서 나오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가 냉정한 성격을 가진 이성이 아니라 의지에 따라 그러한 판단을 했다고 여길 것이다. 인간에게 근본적인 것은 의지이지만 지식은 부차적으로 부과된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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