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야를 넓히라는 말이 우리가 겪는 고통을 가볍게 여기라는 뜻은 아니다. 인간의 관점이 얼마나 제한적인지를 자각하라는 경고에 가깝다. 우리는 수많은 실로 엮어 만든 거대한 직물 앞에서 전체 문양을 보지 못한 채 오직 몇 가닥의 실뭉치, 아주 작은 파편만을 보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 우리는 내려놓는 법을 배워야 한다. 당장은 이해되지 않거나 설명할 수 없는 경험 속에도 어떤 목적과 의미가 숨어 있을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당시에는 재앙처럼 느껴졌던 일이 훗날 돌이켜보니 꼭 필요했던 변화의 과정이었음을 깨닫는 순간을 누구나 한 번쯤은 겪는다. 도저히 빠져나올 수 없을 것 같았던 그 절망의 시간이 결국 지금의 나를 단단하게 만든 토대가 되었음을 알게 되는 순간 말이다.
그러니 스트레스나 불안에 사로잡힐 때는 잠시 멈춰 숨을 고르자. 지금 나의 관점이 제한적이라는 사실을 기억하자. 머릿속을 꽉 채운 그 문제는 생각만큼 대단한 일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설령 힘든 일이라 해도 이 광활한 우주에는 완벽하고 아름다우며 순리대로 돌아가는 수많은 다른 일들이 존재하고 있음을 기억하자.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자유로워지는 비결은 간단하지만 중요한 전환에 있다. 감정에 휩쓸려 그 안에 잠기지 말고 한 걸음 물러나 관찰자로서 그것을 바라보는 법을 익히면 된다. 격렬한 감정에 사로잡히면 시야가 좁아지고 삶의 맥락을 놓치게 된다. 그 순간 당신은 나 자신을 잃고 분노, 불안, 상처 그 자체가 되어버린다. 당신이 감정에 휩쓸리는 이유는 이렇게 중심을 잃고 감정 그 자체가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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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굴레에 갇히는 상태란 열쇠 구멍을 통해 세상을 보는 것과 같다. 시야는 극도로 좁아지고 문제는 실제보다 훨씬 거대해 보이며, 정작 당신이 지닌 회복력과 가능성은 축소된다. 왜곡된 관점에서 벗어나려면 시야 자체를 극적으로 넓혀야 한다. 눈앞을 떠도는 잡념을 넘어 ‘나’라는 작은 틀 안에서만 맴돌던 고민들로부터 완전히 멀어지는, 압도적으로 넓은 관점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1998년 교육심리학자 존 스웰러John Sweller의 ‘인지 부하 이론cognitive load theory’ 연구는 뇌가 과부하 상태일 때 왜 사소한 스트레스조차 견디기 어려워지는지를 설명한다. 뇌가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정보량에는 한계가 있다. 스트레스나 끝내지 못한 생각들, 내려야 할 결정들이 머릿속 공간을 차지하고 다투는 상황에서 뇌는 제 기능을 발휘하기 힘들다.

마음은 수시로 우리를 속인다. 우리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 즉 ‘과잉 생각overthinking’에 갇히는 것도 바로 이 교묘한 속임수 때문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 과정이 대부분 무의식으로 이루어진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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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제 읽기 시작한 초반이라 몇 페이지 읽지도 않았는데 오버랩되서 물 머금은 솜마냥 마음이 축축해져서 오늘은 여기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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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사람이 반드시 ‘지나치게 예민한 사람’인 것도 아니다. 그것은 단지 세상을 경험하는 하나의 방식일 뿐이다. 하지만 감정이 삶을 지나치게 휘두르기 시작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감정을 깊이 느끼는 성향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진짜 문제는 그 감정을 통제하는 법, 즉 스위치를 끄는 법을 모른다는 것이다.

모든 것을 깊게 느끼는 일은 마음을 지치게 하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 몸 또한 함께 소진한다. 감정이 늘 곤두서 있으면 신경계는 계속 비상 상태를 유지한다.

아무리 애쓴다고 해도 개인이 모든 사람을 구할 수는 없다. 주변 사람들의 감정적인 짐을 대신 짊어지면서 자신의 마음은 무사하기를 바라는 일도 불가능하다. 타인의 행복까지 책임질 의무는 없다. 그 책임을 혼자 떠안으려 들면 결국 완전히 고갈되는 것은 물론, 상황에 대한 배신감까지 감당하게 된다.

이렇게 지나치게 마음을 쓰다 보면 이용당하기 쉬워진다. 언제나 선뜻 달려와 주고 늘 승낙하며 배려하는 태도를 보이면 사람들은 이를 당연하게 여기기 시작한다. 고마움 대신, 어떻게 대해도 항상 그 자리에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그러는 사이, 참아서는 안 될 일들까지 참고 넘기게 된다. 자신에게 상처를 주는 행동조차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거라며 애써 감싸준다.그 결과, 남들이 자신의 존재를 알아주지도 않고 스스로도 내가 지닌 가치를 소중히 여기지 않는 일방적인 관계 속에 자신을 가두고 만다.

현실은 냉정하다. 내가 누군가를 아낀다고 해서 그들도 똑같이 나를 아껴주지는 않는다. 이 사실을 깨닫는 일은 매우 고통스럽다. 마음속에 소리 없는 원망이 쌓이고, 마음을 황폐하게 만든다. 한때 소중히 여겼던 관계조차 나를 소진하는 짐처럼 느껴진다. 세상과 적절한 경계를 세우지 못한 채 마음을 쏟다 보면 타인의 감정과 무게까지 모두 떠맡게 된다. 그리고 그 무게 아래에서 정작 자신은 무너지지 않으려 처절하게 버텨야 하는 처지에 놓이고 만다. 타인의 삶까지 책임질 수 있다는 착각과 과한 헌신이 자신을 집어삼키는 결말을 맞이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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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우리는 아름답게 어긋나지 ㅣ 맞불
노지양.홍한별 지음 / 동녘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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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게 어긋난다는 건…’

번역가 두 분의 편지로 만들어진 에세이 책이지만, 번역이라는 같은 직업으로 인한 고충 뿐만아니라 삶의 이야기들, 깨알재미로 단숨에 읽었는데 부러운 건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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