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연해지기 힘들다면 적어도 힘듦이 존재한다는 이유로 스스로를 미워하지는 말라.‘ 그것이 그들이 말하는 지금 여기에 깨어 있는 마음이다.

오히려 살아가면서 답을 내릴 수 없는 의문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연습을 함께 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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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아름다워도, 아무리 행복해도 시간이 지나면 모두 익숙해진다. 익숙함은 과거에 맛본 만족감을 희미하게 만들고 감흥을 없앤다. 그래서 한때 매력을 느낀 것도 익숙해지면 더 이상 관심이 가지 않는다.

짠맛을 되찾아야 한다. 그러면 익숙한 것도 새롭게 보이면서 모든 것이 달라진다. 모든 것에서 쾌락을 느끼라는 게 아니다. 하나를 정해 여유를 가지고 오랫동안 천천히 음미하라는 것이다. 무엇인가를 욕망하는 것은 소비 행위가 아니다. 욕망은 타깃을 정해 먹고 마시고 보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계속 음미하는 것이다. 이런 태도가 없다면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독특함과 풍요로움에도 무뎌져 모든 걸 잊고 말 것이다. 앞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계획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미 가진 것을 계속 음미하는 것도 중요하다. 나중에 없어지고 나서 얼마나 중요했는지 깨달아도 소용없다.

인생에서 모든 것이 맛있지는 않다. 하지만 세상이 우리에게 신비로움을 일깨워주고, 행복의 비밀이나 그것과 비슷한 무언가를 속삭여주는 듯한 최고의 순간들은 있다. 바로 그 순간들이 기억에 색채를 더한다. 그 기억의 색채가 흐릿한 잿빛이 되면 우리는 다시 색을 이끌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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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동적인 행동은 안 된다. 욱하는 태도는 좋은 것도 아니고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없다. 서둘러 결정하지 않고 여유를 가지고 상황에 주의를 기울이는 편이 낫다.

신중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신중함과 신뢰는 함께 간다. 신중함이 없으면 우리는 재능을 낭비하고 자존감에 타격을 입는다. 신뢰가 없으면 어려운 상황을 극복할 수 없다고 생각해서 쉽게 포기한다. 우리가 모든 것을 통제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주변 상황을 활용해 주체적으로 행동하지 못하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신중함과 신뢰를 언제나 마음속에 간직하는 것이 좋다.

삶은 당신에게 이미 주고자 하는 걸 모두 주었다.
마치 바다처럼.

이는 조용한 폭력이다. 타협과 무관심이 주도하는 폭력.

이런 상황을 고쳐야 한다. 부당함이 처벌받지 않고, 되레 자신은 좋은 일을 했다고 믿는 악한 사람이 처벌받지 않으면 이보다 최악은 없다

부당한 일을 당하고도 아무 말도 못 하고 있으면 안 된다. 입을 다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이는 마녀사냥이 아니라 무법지대를 밝히는 일이다. 바다 위 해적뿐 아니라 일상 속 해적에게도.

우리도 상어처럼 살아보자. 상어처럼 살려면 단기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도덕과 양심에 따라 살며 이익의 법칙만을 따르지 않아야 한다. 우리는 생각보다 수동적으로 살아간다. 다시는 안 하겠다고 하면서 어느 순간 똑같은 일을 또 반복한다. 하지만 새롭게 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으면 관성에서 벗어나는 삶을 살 수 있다.

우리는 늘 같은 행동을 하면서 앞으로 가지 못한다. 앞으로 나아가고, 바꾸고, 숨 쉬자. 우리의 습관적이고 폐쇄적인 행동들 때문에 질식할 것 같은 일상을 살지 말자. 진짜 위험한 일이다. 이것이야말로 우리의 삶과 정신을 산산조각 내는 진짜 상어의 턱이다.

하지만 결국 우리가 고유한 존재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홀로 떠 있는 섬처럼 우리는 누구와도 똑같을 수 없다. 내가 아닌 ‘거짓 자아’ 뒤에 숨겨진 나만의 섬을 되찾아야 한다. 무엇보다 스스로 진정한 자아를 찾고 싶어야 한다. 단순히 남과 달라 보이고 튀고 싶어서 억지로 개성 있는 척을 하는 건 의미없다. 억지로 보여주는 개성은 또 다른 순응주의에 불과하다. 자신이 지닌 개성에 자발적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우리는 나답게 살지 않는 일상에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쓴다. 나답게 사는 데 방해가 되는 집착, 사랑 혹은 슬픔에 파묻혀 있고, 주변에서 원하는 모습에 자신을 맞추느라 너무 많은 시간을 낭비한다.

우리는 순응하고 참느라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낸다. 받아들이고 조용히 입을 다물고 체념하는 것이 우리의 일상이다. 쳇바퀴 같은 일상이 이어지면서 무엇인가에 갇힌 기분이다. 자유를 어딘가에 저당 잡힌 것 같은 기분.

우리는 답답한 삶을 살 때가 너무 많다. 무엇인가를 희망하기보다 하지 말자고 억제하는 삶을 살고, 넓게 보려고 하지 않는다.

시간은 결코 영원하지 않다. 그러니 낭비해서는 안 된다. 남들에게 끌려다니고, 인생에서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것 때문에 시간을 빼앗기지 않아야 한다.

우리의 존재를 소중하게 여기자. 우리 자신에게 관심을 기울이자. 강렬한 설렘을 주는 것에, 진실된 것에 주목하자. 다른 사람들에게 휩쓸려 쓸데없는 걱정을 하지 말자. 저 사람이 어떻게 말하고 생각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타인에게 나를 증명하고 설명할 필요도 없다.

나르시시즘은 피곤하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 재미없는 행위다. 나르시시즘은 다른 사람과 소통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내뱉는 말과 같다. 그리고 나르시시즘에 빠지면 자기 자신에게만 갇혀 있어서 다른 사람에게 무엇인가를 배우거나 다른 사람에게 놀라움을 안겨줄 수도 없다. 자아의 세계는 기본적으로 폐쇄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영을 하면 자아라는 무게를 바다에 내려놓을 수 있다. 주변에 맞추고 도움이 되고 영감을 주는 사람이 되라는 자아의 명령에서 거리를 둘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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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쩐지 책장이 좀처럼 잘 넘겨지지 않아 작정을 하고 나서야 읽고 말았다.
가족에게 닥친 비극과 무기력.
그렇지만 가족이라 미워할 수 없는…
혼란과 권태 속에서 살아가는 게 평온한 삶이라? 아이러니한 무거움이 남는다…

날씨가 서늘하고, 밤이 어둡다. 거리에 여기저기 젊은이들의 무리가 요란스레 웃으며 지나간다. 바닷소리가 들린다. 분명 어디선가 들어 본 소리, 내가 아는 소리 같다. 어디서 들었는지,어떤 것과 비슷한 소리인지 생각하다가,문득?T……에 제대로 도착했음을 깨닫는다. 내 앞에,내 아래,내 뒤에 걷는 발들은 바로 내 발이고,내 양옆에,줄지어 선 가로등 아래를 지나가는 동안에 어둠에서 나왔다가 다시 어둠으로 들어가는 손들은 바로 내 손이다. 나는 미소 짓는다. 어떻게 미소 짓지 않을 수 있겠는가??나는 휴가 중이고,바다를 보러 왔다. 나는 지금 거리를,정말로 거리를 걷고 있다. 나는 눈앞에서 길게 늘어났다가 흔들리며 내 곁으로 돌아오는 내 그림자에 갇힌 것 같다. 나는 나를 바다에 오게 한 나 자신에 대해 애정과 감사를 느낀다.

방이 아주 작고,테이블에는 아무것도 놓여 있지 않다. 칸막이벽은 힘센 사람이 몸을 던지면 부서질 수 있을 만큼 약해 보인다. 노란색 벽지 위에 검은 평행선들이 굵은 빗줄기처럼 수직으로 그어져 있다. 잘 정돈된 침대 위에 흰 이불이 덮여 있다. 테이블 앞에 의자가 하나 있다. 그녀는 앉는다. 무엇을 할까??니콜라가 죽은 지 십칠 일째다. 정말이다. 벌써 시간이 그만큼이나 지났고,계속 지날 것이다.

밤에 깨어 있을 때 나는 니콜라가 죽었다는,?이제 지에의 묘지에 영원히 잠들었다는 생각을 하고,?이 침대에 누운 나는 앞으로도 언제 끝날지 정해지지 않은 시간 동안 계속 살아 있으리라는 생각을 한다. 그런데 그런 생각은 매일 똑같고,?쉽게 벗어날 수 있다. 계속 같은 것을 생각하고 있다고 믿지만,?사실은 다른 것을 생각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하지만 여전히 같은 생각으로 느껴진다. 늘 비슷하다. 나는 니콜라를 생각하기 시작하고,?결국 바람 속에,?바람이 때리는 바위 구멍들 안에 잠들어 있는 새들 생각으로 끝난다.

고독한 나날을 보내고 나면 자기 자신의 무지가 좋아지고,그 무지와 함께 단숨에 불이 붙는다. 서서히 곧게 타오르는 그 불길을 흩뜨리지 말아야 한다. 무슨 말을 해서 어떤 것에 대해서든 설령 작은 것이라도 의견을 드러내지 말아야 한다. 새롭게 무지 속에 자리 잡아야 한다.

슬프든 즐겁든 마음대로다.

그래도 나는 지금 잘 안다. 시간이 어떻게 예고되고 다가오고 도달해서 한순간 그 소용돌이로 우리를 감싸 버리는지,우리가 다가오는 다른 시간을 위해 그 시간을 놓아주자마자 어떻게 흘러가는지 안다.

한순간 세상이 칠흑처럼 어두웠다. 바다는 잉크빛이었다. 추웠다.

나는 바깥과 마찬가지로 내 안도 완전한 여름이면 좋겠고,늘 기다리기를 그만 잊으면 좋겠다. 하지만 영혼의 여름은 없다. 영혼의 겨울에 머문 채로 흘러가는 여름을 볼 뿐이다. 이 초조함의 계절을 벗어나야 한다. 자신의 욕망들이 만든 태양 아래서 늙어 가야 한다. 기다려도 소용없다. 자신이 바라는 것 이상을 기다리는 한 그렇다.

나 자신을 열어 내 안에 들어 있는 쓰라림을,?바람과 바다를 씻어 낼 수 있다면.
하지만 내 살갗은 가죽 부대처럼 몸에 달라붙어 있고,?단단한 내 머릿속은 골과 피로 가득 차서 터질 지경이다.

무엇이든 다 알게 된다.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건,?내가 어느 정도로 자기들을 개의치 않는지 하는 것이다. 나는 그저 따뜻한 곳에서 평온히 지내면서 더는 움직이지 않고 싶다.

원한다고 누구나 순수해지는 게 아니며,?원하다고 누구나 심각한 것에 대해서든 그렇지 않은 것에 대해서든 구분 없이 웃게 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나의 손. 내 두 팔 끝에 달린 두 개의 무거운 짐. 나는 무겁다. 내가 생각하는 것들이 그대로 남아서 발을 구르고 뒤섞인다. 그 어떤 상념도 다른 상념을 쫓아내지 않는다. 무질서다. 질서도 있다. 상념들은 차례대로 온다. 아니라고 말할 수는 없다.

나는 그 누구보다 혼자이고 싶다. 나는 그 누구보다 버려졌다. 그 누구보다 무겁다. 내 상념들 때문이다. 상념들이 아무리 무질서해도 나는 헤쳐 나간다. 나는 이미 그 무질서에 익숙하다. 매번 나는 나의 상념들을,?생쥐의 얼굴을 한 그 하나하나를 알아볼 수 있다. 이제 새로운 상념이 더해지지는 않을 테고,?평온한 삶이 오고 있다. 나는 내 머릿속을 한 바퀴 다 돌아 보았다. 내 머리는 그 누구보다 무겁다. 아무도 그 사실을 모른다. 나는 그 누구보다 불쌍하다. 다른 모든 사람들과 마찬가지로,?그 누구보다 불쌍하다. 제일 많이 불쌍하든 제일 적게 불쌍하든 상관없다. 평온한 삶이 올 테니까

혼란,권태,혼란. 그것은 포도 수확을 하던 어느 날 저녁에 니콜라가 클레망스를 임신시키면서 시작되었다. 서서히 혼란에 혼란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고,우리는 그냥 떠밀려 갔다. 변화가 일어나리라는 생각만으로도 미리 겁이 났고 권태가 밀려왔다. 니콜라도 부모님도 모두 그랬다. 불현듯 나는 나의 분노를 알아차렸고,나 역시 혼란 속에 있음을 깨달았다. 혼란이 갑자기 내 몸속에서 솟구쳤다. 그 혼란을 둘러싸고 있는 권태는 캄캄했고,영원히 끝나지 않을 밤이었다.

이제 제롬은 끔찍하지 않았다. 그는 죽었다. 다시 말해 죽음의 위협에서 영원히 벗어난 사물이었다. 제롬은 우리를 떠났고,혼자서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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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인 게 싫어질 때가 있다.
형편이 어려워서, 마음의 상처가 많아서, 사랑을 얻지 못해서, 도전하는 시험마다 떨어져서, 외모가 마음에 안들어서, 심지어 남들이 보기에는 꽤나 괜찮은 조건들을 충족했음에도 사는 것이 무료하고 허무해서, 우리는 자주 나를 싫어하거나 혐오한다. 조금 내가좋아지려 하면 이내 예기치 않은 좌절과 불안에 무릎이 꺾이는 일도 생긴다.

그렇게 힘들 때, 나를 미워하게 될 때, 삶에 회의가 들 때 우리는 여러 고민에 빠진다. 그러나 고민한다고 쉽게 답이 나오지는 않는다. 답을 내리기 어려운 의문들에 오늘의 버거움이 더해지면, 막막함은 이내 부정과 냉소로 변모한다.

완벽하지 않은 삶을 완벽하지 않은 우리가 시행착오를 반복하며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스스로를 긍정할 수 있는 확률은, 그 사람이 단 한 번의 실패나 실연, 상처를 경험하지 않을 확률만큼이나 희박하다. 그런데 왜 세상은 그에게 매순간마다 스스로를 사랑해야 한다고 이야기했을까. 언제부터 ‘자존감‘이 그토록 불가능에 가까운 작업을 해낸 사람의 특권이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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