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인 게 싫어질 때가 있다.
형편이 어려워서, 마음의 상처가 많아서, 사랑을 얻지 못해서, 도전하는 시험마다 떨어져서, 외모가 마음에 안들어서, 심지어 남들이 보기에는 꽤나 괜찮은 조건들을 충족했음에도 사는 것이 무료하고 허무해서, 우리는 자주 나를 싫어하거나 혐오한다. 조금 내가좋아지려 하면 이내 예기치 않은 좌절과 불안에 무릎이 꺾이는 일도 생긴다.

그렇게 힘들 때, 나를 미워하게 될 때, 삶에 회의가 들 때 우리는 여러 고민에 빠진다. 그러나 고민한다고 쉽게 답이 나오지는 않는다. 답을 내리기 어려운 의문들에 오늘의 버거움이 더해지면, 막막함은 이내 부정과 냉소로 변모한다.

완벽하지 않은 삶을 완벽하지 않은 우리가 시행착오를 반복하며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스스로를 긍정할 수 있는 확률은, 그 사람이 단 한 번의 실패나 실연, 상처를 경험하지 않을 확률만큼이나 희박하다. 그런데 왜 세상은 그에게 매순간마다 스스로를 사랑해야 한다고 이야기했을까. 언제부터 ‘자존감‘이 그토록 불가능에 가까운 작업을 해낸 사람의 특권이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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