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머클라비어
야스미나 레자 지음, 김남주 옮김 / 뮤진트리 / 201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3월 31일 완독

글쎄 나는.
번뜩이지 않는 신경질적이고 예민한 어떤 화자를 만난 것 같았는데
더 다른게 있다니. 그게 무얼까.
이게 문제다.
내가 친구를 못 사귀는 건, 그 다름을 보지 못해서다.
간신히 그 반짝이는 다름을 갖고 있는 자 몇을 추려
내 장례식에 초대할 계획을 세운다.
아니, 그거면 됐지.
내가 이 여자의 반짝임을 모르겠는 건
우리는 영원히 친구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싸우는게 좋다는 이와 친구가 되지 않으면 싸울 일밖에 남지 않고
난 알고 있다.
자신의 찌질함을 인정하지 않는 자와의 싸움은
나의 패 로 끝남을.
어차피 그럴것임을.
에이씨.
이 책은 에이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여탐정은 환영받지 못한다 밀리언셀러 클럽 73
P.D. 제임스 지음, 이옥진 옮김 / 황금가지 / 200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완독 3월 27일

첫문장,
버니 프라이드가 죽은 아침 (아니면 그 이전이었는지도 모른다.어쩄거나 버니는 자기 형편대로 죽었지, 떠날 시각을 어림해서 기록해 둘 만 하다 여기진 않았으니까) 코딜리아는 베이커루 지하철 노선이 고장을 일으킨 탓에 람베스 노스 역에 발이 묶여 사무실에 삼십분 늦게 도착했다.

82p
˝당신은 보나마나 내가 젊음을 질투하고 있다고 말할 거야.노인네들의 당연하기 그지 없는 증상이라고.˝
˝그러진 않을 겁니다.노인들이 질투를 느껴야 할 이유를 저로선 이해하지 못하니까요.젊은이란 누군가의 특권이 아니라 우리가 모두 공평하게 가졌던 거니까.어떤 사람들은 남들보다 수월한 시절에 태어날 수도,더 부유하거나 특권을 더 많이 지니고 태어날 수도 있겟지만,그건 젊다는 것과는 하등 관련이 없잖아요.게다가 젊다는 건 때때로 끔찍한 일이고요.얼마나 끔찍할 수 있는지 깅억 못하시나요?˝
˝암, 기억하지.하지만 나는 다른 것들도 기억해.˝

162p
˝여자에겐 어울리지 않는 직업이라구요?˝
˝전혀요. 상상해 보면 무한한 호기심과 무한한 고통에다 다른 사람들 일에 끼어드는 취미가 필요해 오히려 전적으로 어울린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225p
˝어쩌면 누군가를 얼마나 아끼는지 안전하게 보여 주는 길은 그들이 죽은 후겠죠.무엇을 하든 그들에겐 이미 늦었다는 걸 알지만요.˝

233p
유서에는 남은 자산 항목도 있었는데,각각의 수혜자의 사망시 그 사람의 몫은 생존자들에게 분배될 예정이었다.
유언자는 이런 장치가 유산 수혜자들 사이에 서로의 건강과 생존 여부에 대한 강렬한 관심을 북돋울 것이며, 각자가 다른 면에서 출중하진 못하다 하더라도 수명이나마 비범하게 누릴 수 있도록 격려하는 결과가 되리라 자신했던 모양이었다.

290p
영리하기 그지없는 살인자들은 결정적인 거짓말을 한 번 해서 잡히는 것이 아니라, 진실을 말해도 아무 해될 것이 없을 사소한 세부사항에 대해 계속해서 거짓말을 늘어놓다가 꼬리를 밟히는 거야.

324p
˝만약 범죄의 유혹을 받는다면, 첫 번째 진술에 머물러야 해. 일관성보다 배심원에게 강한 인상을 주는 건 없어.가장 형편없는 자기 방어가 성공하는 경우를 봐 왔는데, 그건 피고인이 오로지 첫 진술에 매달렸기 때문이었지. 결국 당신 말에 반대하는 누군가의 말일 뿐 이니까. 유능한 변호사와 함께라면 그것들은 으레 제기될 법한 의심에 지나지 않아.˝




그닥 여탐정이 환영받지 못한 순간이 없는 책이다.
어느 탐정이나 어느 장소에서나 그닥 환영받지 못하는 직업인것을 감안한다면, 오히려 이 소설 속의 코딜리아는 그 뻔한 미모로 여기저기서 환영받고 증거를 그러 모을 수 있다.
이 책을 선택했던건 ˝ 내가 의뢰인이었다면, 이 탐정을 선택할 것이다.˝ 라는 어떤 리뷰때문이었다.
좋은 말이지 않은가. 코딜리아가 자신의 사무실 앞에 자신의 사업 캐치프라이즈로 현수막으로 걸어 두어야 할만큼 좋은 말이다.
난 그냥 마냥... 응원하는 마음으로 이 탐정을 바라본다.
파트너는 운이 없던 남자였고, 그는 자살로 생을 마감했고.
그가 이끌던 사무실을 혼자 이끌어나가야 하고.
수임료는 애매하고. 간신히 한 달치는 벌었고.
응원이 필요한 사람이다.
그리고 다른 말은 보태지 않는다.
다른 말을 할 만큼 이 탐정이 이 책 안에서 무언가를 하지 않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모스크바의 신사
에이모 토울스 지음, 서창렬 옮김 / 현대문학 / 2018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3월 2일

첫문장,

1922년 6월 21일 오후 6시 30분 알렉산드르 일리치 로스토프 백작이 에스코트를 받으며 크렘린 궁전 문을 나와 ‘붉은 광장‘에 들어섰을 때 날은 눈부시게 아름답고 시원했다.





모스크바의 신사가 가진 우아함과 정갈한 모습들이
내가 눈길 한 번 주지 않았으나
희안하게 시청률은 높은 드라마처럼 펼쳐진다.
난 백작이 하는 모든 일을 따라가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한채로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간혹 그럴 때가 있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연 2020-03-03 15: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참 좋죠. 우아하다고나 할까.
 
살인하는 돌 아르망 가마슈 경감 시리즈
루이즈 페니 지음, 홍지로 옮김 / 피니스아프리카에 / 201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월27일

첫문장,
여름의 시작 무렵, 손님들이 호숫가의 외진 산장으로 몰려왔다.

-24
이따금 생의 끝에 가까워진 사람들이 그렇듯 반투명해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63
아버지가 계셨더라면 나에게 실망하셨을까? 고작 지배인이 됐다고 ?
그러셨을 것 같지는 않았다. 아버지가 나에게 원한 것은 오직 하나뿐이었다. 행복해지는 것.

-153
겁을 먹어 잿빛이 된 그 얼굴은 거의 인간 같지 않았다. 하지만 그 행동은 고귀했다.

-155
그녀는 숨을 한 번 내쉬었다. 그리고 한 번 더.
그녀는 그 숨을 이용해 자신이 기억하는 유일한 기도를 읊조렸다.

-313
여자는 갑자기 자신이 스물이라는 사실을 자각한 듯했다.
막 자신에게 맞는 방식을 찾은 것이다.
무례함과 비굴함 사이를 오가기.

-431
˝(중략) 줄리아의 입에서 튀어나온 말 한마디 때문에.줄리아가 진심으로 한 말도 아니었을 텐데요.그건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아무것도요.˝

˝거의 항상 그렇지요.˝ 가마슈가 말했다.˝너무 작아서 다른 사람 눈에는 보이지조차 않습니다. 너무 작아서 다가오는 게 보이지도 않는 것들이 사람 속을 파고들어 박살 내지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공산주의자와 결혼했다 주커먼 시리즈
필립 로스 지음, 김한영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첫 문장,
아이라 린골드의 형 머리는 내 고등하교 시절 첫 영어선생님이었고, 내가 아이랑에게 푹 빠진 것도 선생님 때문이었다.



머리 린골드는 육십 넘어 홀로 외딴 곳에서 적적하게 살아가는
그 옛날의 제자인 네이선을 찾아온다.
머리 린골드의 평생의 사랑이었던 자신의 동생에 대한 이야기를
엿새동안 풀어놓는다.


-10p
태도와자세는꾸밈이 없었다.
그는설명하고, 명확히 띠지고. 우리를 이해시키는 데 남다른 열정을 보였고, 우리가 어떤 주제를 논하든 칠판에 구문도해를 하듯 그 주제를 주요 성분으로 꼼꼼하게 나누었다.
그리고 수업을 연극처럼 과장히는 데 특별한 재능이 있어. 우리가 읽고 쓴 것을특유의 명쾌한 어투로
엄밀히 따지고 분석할때도 강렬하고 서사적인 마법으로 우리를 사로잡았다.
단단한 체격과 탁월한 총명함외에도 선생님은 마음에서 우러
나오는 자발성으로 교실을 가득 채웠는데, 교사의 구을에 복종
하는 것이 정신발달과 아무 상관이 없다는 것을 아직 이해하지
못한 채 무조건 선생님을 존경하도록 길들여진 아이들에겐 참
뜻밖의 일이었다.
학생의 답변이 틀렸을 때 칠판지우개를 날리
는그의 애교스러운취미에는그가상상한것보다더 큰의미가
담겨 있었다. 아니. 그렇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린골드 선생님은 나 같은 소년들이 자기 생각을 정확히 표현하고 상대의 말에 보다 분별력 있게 답하는 법뿐 아니라 거칠게 굴면서도 멍청해지지 않는 법, 너무 숨어들거나 깍듯이 처신하지 않는 법 영리한 아이들을 짓누르는 획일적 규범에서 벗어나 사내다운 격
렬함을 표출하는 법도 알아야 한다는 걸 정확히 알고 있었을지
모른다.
우리는 머리 린골드같은 고등학교 남자선생님이 지닌 힘 즉
종교적 경건함으로도 교화할 수 없는 남성적 권위를 느낄 수 있었고, 다른 한편으로 머리 린골드 같은 고등학교 남자 선생님의 성직자 다운 사명감을 느낄 수 있었다.


세상 이런 것을 가르쳐줄 수 있는 교사가 있다니.
세상 모든 소년들에게.
아니 세상 모든 인간들에게.
이런 가치를 교육할 수 있는 교육자가 있다면
그가 유산이다.

-12p
어쩌면 이념,정치,역사 같은 걸 떠나서, 진정한 재앙은 결국 개인의 근저에 자리한 나약한 감상이 아닐까 싶네. 실패가 인간을 초라하게 만들었다고 해서 인생을 비난할 순 없어. 한 인간에게서 제멋대로 사회적 지위를 뺴앗고 자존심을 깔아뭉개는 기술들을 보면 오히려 인생에 경의를 표해야 하지.


난 이런 사람이 되지 못했다.
경의를 표하는 사람이 되지 못했다.
사회적 지위를 뺴앗고 자존심을 깔아뭉개는 기술들...
요즘 너무 적나라하게 많이 보았다.
검찰 ? 자한당 ?
야 여기서 니들 얘기 한다 쓰레기들아.


-32p
˝저요 ? 저한텐 별일 없었는데요. 저는 어린애였는걸요.˝
˝아, 자네한테도 일이 있었다네.˝
물론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에 본인이 전혀 모르던 중요한 사건이 포함되어 있다는 걸 뒤늦게 아는 것이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다. 살아온 인생이라는 것이 정작 본인은 거의 알지 못하는 이야기니까.


-34p
머리 선생님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동안,그리고 이제는 앙상해진 그의 몸을 바라보며 나는 이런 생각을 햇다. 이 체격이 그가 걸어온 모든 일관된 삶의 구현체, 다시 말해 가장 엄밀한 의미에서 자유 외에는 모든 것에 평생 무관심한 채 살아온 삶의 결과물이구나...
선생님은 본질주의자이고, 그의 성격은 우연의 산물이 아니며, 그가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 심지어 진공청소기를 팔 때에도 어떻게든 자신의 존엄을 지켰겠구나...


늘 이런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레이 아나토미에서 어떤 의사가 말한다.
난 내가 배관공이었어도 좋아했을 거라고.
내가 무엇이냐에 관심이 있어선 안된다.
내가 어떤 것이냐에 관심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자신의 존엄을 지켜야 한다.


-54p
˝그러니까... ‘매춘부‘란 단어는 흔히 쓰는 단어가 아니에요... 공공장소에서는 들을 수 없죠. 사람들은 글올 쓸 때 ‘매
춘부‘리는 단어를 쓰지않고.또남들앞에서 ‘매춘부‘라고 말하지 않아요.˝
˝왜 안할까?.˝
˝수치심.당혹감. 예절때문에요.˝
˝예절이라. 좋아. 네 말이 맞다. 그렇다면 그건 대담한표현이
겠구나.˝
˝네˝
“그래서 페인을좋아하는거구나우 그의 대담함 때문에?˝
˝네. 그런 거 같아요.˝
“그러면 이제 너는 네가 그 표현을 왜 좋아하는지 그 이유를
알게 된 거야. 이제 넌 게임에서 한발 앞선 거다, 네이선. 네가그
걸 알게 된 건 그가 쓴 한 단어. 딱 한 단어를 봤기 때문이고. 그
단어에 대해 생각을 했기 때문이야. 그런 다음 그 단어를 통해 옳
은 것을 꿰뚫어보고. 마치 누가 돋보기로 보듯 그 단어를 통해 이 위대
한 작가의 힘의 원천 가운데 하나를 들여다볼 수 있을 때까지 그
단어에 몇 가지 질문을 던졌기 때문이다. 그는 대담한사람이야.
토머스 페인은 대담해. 하지만 그걸로 충분할까? 그건 단지 공식
의 일부야. 대담함에는 목적이 있어야해. 그렇지 않으면 값싸고
안이하고 저속해질 뿐이야.토머스페인은왜 대담할까?˝
˝자신의 신념 때문에요.˝



이렇게 글을 본다.
어떤 하나의 단어에 문장에 꽂혀선.
가치를 부여한다.
하지만 나에겐 아이린 린골드가 내재되어 있지 않아
돋보기로 들여다 보는 작업을 해본 적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왜 무엇이 어떻게‘ 가치를 다르게 만드는지를.


-136p
˝ ... 중략 ...
난 아이라가 어렸을 때부터 그에게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에 열변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지적해주곤 했거든, 중요한 건 분노 자체가 아니라 옳은 것을 위한 분노라고. 난 딸애한테 말했지. 진화론의 관점에서 보거라, 분노는 널 유리하게 해주는 거란다. 그게 분노의 생존 기능이다. 그 때문에 너에게도 분노가 주어진 거란다. 그런데 분노가 널 불리하게 만든다면, 그 분노는 헌신짝처럼 버려야 한다.˝

-138p
나이가 들어 노쇠하는 것은 견딜 수 없는 일이 아니었다. 깊이를 헤아릴 수 없는 망각도 모든 것이 무(無)로 변해가는 것도 역시 견딜 수 없는 일이 아니었다. 심지어 경멸해 마땅한 자들을 가차없이 경멸하는 것 역시 충분히 견딜 수 있는 일이었다.

-165p
그러고는 날 보고 애기했다.
˝꼬마야,저 친구 애긴 듣지 마라. 넌 미국에 살고 있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나라이자 가장 위대한 체제에서. 물론 똥통에 빠지는 사람도 있지. 하지만 소련이라고 똥통에 빠지는 사람이 없을까? 저 친구는 자본주의가 먹고 먹히는 체제라고 말할 거야. 그런데 삶이란게 먹고 먹히는 체제가 아니면 뭐겠니 ? 이게 삶과 어울리는 체제야. 그러니까 잘 돌아가지. 봐라. 공산주의자가 자본주의에 대해 이러쿵저러쿵하는 것도 다 옳은 얘기야. 하지만 이런 차이가 있어. 우리 체제는 인간은 다 이기적이라는 진실에 기초해 있기 때문에 잘 돌아가고, 저쪽 체제는 인간은 다 형제라는 동화같은 믿음에 기초해 있기 떄문에 저렇게 개판인 거야.˝

-272p
˝ 이브는 반대하거나 저항하는 법을 전혀 몰랐어. 말다툼이나
논쟁이 벌어졌을 때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 전혀 몰랐지. 하지만
사람은 저마다 매일같이 반대하고 저항해야 해. 아이라같을
필요는 없지만, 하루하루 흔들리지 않고 자신을 지켜야하네.그
런데 이브는 모든 갈등을 공격으로 인지했기 때문에 공습경보가
울리면 이성이 끼어들 틈이 없었어. 일 초 동안 악의와 분노를
분출했다가 금방 백기를 들고 항복했다네. 겉으로는 우아하고
상냥했지만, 모든 것에 혼란스러워했어. 인생에 치이고. 딸에게
치이고, 자기 자신에게 치이고, 자신의 불안정함과 시시각각 찾
마오는 모든 불안에 치여 망가진 여자였어. 한데 그 여자한테 아
이라가 반한 거야.

여자도 모르고 정치도 모르던 녀석이 둘 다에 완전히 빠져버
렸지 아이라는 모든 것에 지나칠 정도로 집착했네. 그런데 왜
이브였을까? 왜 하필 이브를 선택했을까? 아이라는 세상 무엇보
다 레닌과 스탈린과 조니 오데이 같은사람이 되길 원했고. 그래
서 그녀에게 집착한거야. 어떤 형태로든 억압받는자를 보면 가
만있지 못했고, 그들의 억압에 꼭 잘못된 방식으로 대응했으니
까. 아이라가 내 동생이 아니었어도 내가 녀석의 자만심을 가볍
게 보아넘겼읕지 궁금하다네. 하긴 그게 형제지갼이지. 유별난
게 있어도 허물없이 넘기는사이.˝

-462p
˝그랜트 부부에게 중요한 건 오로지 아이다를 그들의 대의에
어떻게 이용할까였네.그렇다면 그들의 대의는 뭐였을까? 미국?
민주주의? 애국심이 이기주의나 자기 헌신이나 자기숭배의 구실
이 되기도 하네만.... 자네도 알다시피 우리는 셰익스피어를
통해 이야기를 할 때는 어느 등장인물한테도 상상적 공감을 늦
춰선 안 된다고 배웠네. 하지만 난 셰익스피어가 아닐세. 난여
전히 그 악귀같은 놈과 악귀같은 여자가 내 동생에게 한 짓을
혐오하네.그것도 손 하나 까닥하지 않고 개한테 현관 앞의 신문
을 물고 오라고 시키듯 이브를 이용해서 한 짓을. 글로스터가 늙
은 리어 왕에 대해 뭐라고 했는지 기억하나? 페하께서 ‘대단히
노하셨습니다.‘ 요바린다에 있는 카트리나 반 태슬을 봤을때 그
런 분노가 치밀어오르더군. 난 스스로에게 말했네 저 여잔 별
볼 일 없어. 아무것도 아니야. 그저 한심한 배우일 뿐이야 악의적인 이데올로기로 가득한 20세기 역사에서 그녀는 잠깐 광대역을 했을 뿐, 그 이상은 아니야. 하지만 그녀를 보는 건 여전히 참을 수 없었네.˝


이브에 대한 모든 이야기는 이것 뿐이다.
‘나는 공산주의자와 결혼했다.‘ 는 한 문장. 한 권의 책이
설명하는 건
머리 선생님이 말한 이 문단일 뿐이었다.
이용해먹고 이용하는 광대와 광대 사이의 놀음.


-528p
난 그 아이들이 존중받으며 클 수 있게 하는 일에 관심을 쏟았네. 인생을 개선할 기회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학교가 아닌 어디에서 그 런 기회를 잡을 수 있겠나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