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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신학과 스콜라주의 ㅣ 개혁파 정통주의 연구 시리즈 2
빌렘 판 아셀트 외 3명 지음, 한병수 옮김 / 부흥과개혁사 / 2012년 11월
평점 :
하인리히 헤페(Heinrich Heppe)의 '개혁파 정통 교의학(Reformierte Dogmatik, 크리스챤다이제스트, 2007.)'을 읽고 혀를 내두른 적이 있다. 헤페는 교의학을 19세기 이전의 신학과 연결을 시켰다. 그는 그 책을 통해 종교개혁 이후 개혁파 신학자들과의 연합을 이루었다. 헤페는 각 항마다 개혁파 신학자들의 주장과 신학을 인용 및 정리, 목록화하였다. 그는 방대하고도 역사적인 그 작업을 통해, 우리들에게 또 하나의 귀한 신학적 유산을 남겨주었다. 그의 노력을 통해 본인은 처음 들어본 신학자들에게 매료 되었다.
하지만 개혁파 신학자들과의 만남은 쉽지 않았다. 개혁파 신학자들은 수 백 년에 걸쳐 있었고, 그러한 까닭에 그 신학은 매우 방대하였다.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았고, 처음부터 태산이 가로막고 있었다. 따라서 그에 대한 관심은 이내 사그라 들었고, 결국 본인의 관심은 주요 종교개혁자들로 옮겨지게 되었다.
'개혁신학과 스콜라주의'
사그라 들었던 본인의 관심에 다시 불을 붙인 책이 출간 되었다. '개혁파 정통주의 연구시리즈' 두 번째 책인 '개혁신학과 스콜라주의'이다.
본서는 벨기에 복음주의 신학교의 빌렘 판 아셀트외 3명이 공저한 책이다. 이 책은 우리에게는 낯선 저자들로 다소 생소한 내용들을 소개하고 있다. 하지막 그 내용들은 관심을 갖는 이들에게는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다.
본서가 다루고 있는 내용은 '종교개혁 이후 개혁파 스콜라주의 안에서의 신학적 방법론'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본서는 '16 ~ 18세기 개혁주의 학자들이 사용한 스콜라적 신학 방법론에 대한 개요'를 담고 있다. 내용을 들여다 보면, 개혁파 스콜라주의란 무엇인지, 그와 관련된 학계의 동향, 스콜라주의와 아리스토텔레스 사이의 차이점, 개혁파 스콜라주의와 아우구스티누스의 연관성, 중세 스콜라주의 하에서의 학교 교육 방법론, 정통주의 시대의 역사적 흐름 등을 다루고 있다.
본서를 읽기 위해서는 주의 해야 할 부분이 몇 가지 있다. 그 중 특히 용어 문제는 반드시 확실하게 해결해야 한다. 본서는 그 특성상 내용이 어렵기 때문에, 사용하고 있는 용어들을 명확히 이해하지 못하면 내용 이해에 더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따라서, 본서의 서론을 인용하여 용어들을 간략히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본서에서 사용하고 있는 '스콜라주의', '정통주의', '개혁파' 등의 용어들은 서로 다른 의미를 갖는다. '스콜라주의'는 특정한 '내용'과 결부됨이 없이 '방법론'을 가리킨다. '정통주의'는 종교개혁 이후 개신교 역사에서 16 ~ 18세기까지 이어지는 특정한 기간을 가리키며 '방법론'이 아니라 특정한 '내용'과 결부되어 있다. 개혁주의 전체의 성격을 밝히기 위해 '칼빈파'와 같이 한정된 용어가 아니라 '개혁파'라는 용어를 사용한다(이상 20 ~ 24p). 최종적으로 '개혁파 스콜라주의'는,
(1) 학교의 학문적인 신학을 의미
(2) 정통주의 시대에 실행된 신학을 가리킴
(3) 내용에 있어서는 개혁주의 신앙고백들과 연결됨(25p)
을 유념하고 있어야 한다.
본서의 장점은 스콜라적 방법론의 배경과 구조 및 역사적 흐름을 잘 개관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통주의 시대의 인물들에 대한 정리, 그들의 궤적과 계보는 참으로 돋보인다. 부록 1을 통해 제공하는 개혁파 스콜라주의 문헌 연구를 위한 안내 지침은 무척 유용해 보인다. 총평으로 본서는 개혁파 스콜라주의 연구 입문자에게 매우 유용성 있는 도구가 될 것이다. 어디서부터, 누구를, 어떻게 연구해야 할지 그 고민을 덜어 줄 것이다. 연구의 시작점을 알려 줄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본서만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지는 않는다. 연구를 잘 이끌어 줄 뛰어난 스승이 있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스승을 둘 수 없는 자의 목마름을 어느 정도는 풀어 줄 것이다.
개혁파 신학을 완벽히 이해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종교개혁부터 시작하여 19세기까지로 이어지는 구간에서 활동 했던 모든 개혁파 신학자들의 삶과 신학 및 그들이 사용 했던 신학적 방법론에 대해 전부 공부하는 것일 게다. 하지만 그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다루어야 할 인물과 자료가 너무나 방대하고, 따라서 그 과정은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길 것이기 때문이다. 평생을 연구해도 마침표를 찍지 못할 것이다.
무엇보다 개혁파 신학을 완벽히 이해하기란 절대 불가능하다. "개혁된 교회는 계속 개혁 되어야 한다."는 개학파의 모토와 같이 '개혁된 신학은 계속 개혁'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과욕을 부릴 필요는 없다. 무엇보다 개혁파 신학은 성경을 좀 더 온전히 이해하기 위한 노력이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과도한 집착은 결코 바람직 하지 않다. 먼저는 성경 연구에 집중해야 하고, 성경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한 노력으로 개혁파 신학을 도구로 사용해야 함에 유의해야 한다.
그것에 주의해야 함을 강조하며 개혁파 신학을 이해하기 위한 좀 더 쉬운 방법을 소개하면. 개혁파 신학의 역사적 흐름 속에서 탄생한 신앙고백서들을 연구하고, 주요 신학자들의 삶과 신학, 그리고 쟁점이 되는 신학 주제들을 연구해 나간다면 개략적인 이해가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