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량샤오민, 중국 경제를 말하다
량샤오민 지음, 황보경 옮김 / 은행나무 / 2008년 6월
평점 :
'경제'란 무엇일까? 사전적으로는
'인간의 생활에 필요한 재화나 용역을 생산, 분배, 소비하는 모든 활동. 또는 그것을 통하여 이루어지는 사회적 관계.' - 네이버 국어사전
라고 정의한다. 그 외에 여러 정의가 있을 수 있겠지만 나는 경제를 이렇게 정의하고 싶다.
'우리 생활의 근간을 이루는 사회의 한 부분.'
경제라는 단어는 왠지 낯설게 느껴진다. 그것의 전문가들이나 사용하는 단어 같다. 실제로 일상에서 잘 쓰일 것 같으면서도 별로 쓰이지 않는다. 시국이 불안정하여 생활이 어렵지 않은 이상 입밖으로 자주 나오는 말이 아니다.
지난 정권부터 이어지는 정권까지 '경제를 살리자.' 말이 많다. 그만큼 경제라는 단어 자체는 많은 국민에게 친숙한 용어는 아니지만, 그것을 이루는 구성 요소는 그들과 뗼레야 뗼 수 없는 매우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국민의 모든 행위가 경제의 테두리 안에서 일루어지기 떄문이다.
그렇다면 '경제학'이란 무엇일까?
'경제 현상을 분석하고 연구하는 학문.' - 네이버 국어사전
이라고 사전은 말한다. 그것의 일반적인 목적은 '경제를 분석하여 그것의 정치적 입안자들을 돕고, 궁극적으로는 국민의 생활을 더 낫고, 안정되게, 그리고 윤택하게 만들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이나 예전이나 경제학은 누군가의 사리사욕을 위해 악용되어 왔다.
이 책에서는는 '경제학'을 뭐고 말할까? 이 책의 저자 '량샤오민'은 경제학을 다음과 같이 다양하게 정의한다.
"경제학은 돈을 벌거나 나라를 다스리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로 하여금 삶을 제대로 볼 수 있게 하는 학문이다." (p5)
"경제학은 선택에 관한 학문이다." (p14)
"본질적으로 경제학은 비용과 수익으로 효용성을 따지는 학문이 아니라, 행복한 삶이 어떤 것인지를 연구하는 인생철학이라 할 수 있다. 즉 사람들로 하여금 생각을 바꾸게 하는 것이지, 어떻게 하면 계산적으로 살 수 있는지를 가르치지는 않는다." (43p)
한 마디로 경제학는 본질적인 면에서 우리 인생을 위한 학문, 즉 우리의 보다 나은 삶을 위한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라고 한다.
'량샤오민, 중국 경제를 말하다.'
처음에 제목만 봤을 떄는 중국의 경제를 분석하거나 최소한 그에 준하는 내용의 책일 것으로 짐작했다. 그러나 실제 내용은 그것과 거리가 멀었다.
저자는 이 책을 '경제 에세이'라고 말한다. 뭐, 분류야 어떻든 기대를 하며 첫 장을 넘겼다.
이 책은 총 네 개의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것은 '중국인의 경제학', '중국 기업의 경제학', '중국의 경제학', '중국과 세계에 대한 시각을 넓혀주는 경제학 양서들' 이다.
첫 장에서는 프라이버시가 어떻게 돈벌이로 이용되는지, 최고와 완벽의 차이점과 최고 지상주의의 위험성, 지식인들의 부조리와 역할 혼미 등을 다룬다. 중국 사회에 만연된 여러 문제와 다양한 사람들의 생활상을 정제학과 관련지어 이야기 한다.
두 번쨰 장에서는 기업에 대해 다루는데 기업가(현대가 아니라 진상과 휘상 같은 예전의 기업인들)들에 대한 이야기 - 이를테면 어떻게 성공을 하였는지 등과 같은 - 와 졍제 예측과 점쾌의 비교, 노동력 착취의 폐해 등을 말한다.
'중국의 경제학'에서는 최대화와 균형 중 어느 것이 행복을 주는지, 그리고 설문조사의 엉터리성을 고발하며 도덕의 타락, 그것의 회복 등에 대해 다룬다.
마지막 장에서는 저자가 읽어본 책 중 경제학과 관련된 좋은 책을 소개한다.
책의 내용은 개인 -> 기업 -> 국가의 순으로 영역을 점점 넓힌다. 세부 내용들은 경제학과 관련지어 그 현상과 주제를 분석하고 설명하여 자기 주장을 펼친다. 경제학의 관점에서 주제를 바라보거나 경제학과 주제를 비교하기도 한다. 그런데 모든 내용을 경제학과 연관짓지는 않는다. 각 장의 제목에 '경제학'이라는 말이 붙어 있을 뿐이지 모든 내용이 경제학과 관련된 것은 아니다. 물론 넓게 바라본다면 관련이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말이다.
거부감이 드는 내용은 없었다. 읽기에 무난한 내용들을 담고 있다. 지루했던 내용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5~6 페이지 정도의 짧은 내용들을 담고 있기에 읽는데도 부담이 없었다. 골치 아프게 경제학 용어를 들먹이며 - 살짝 몇 개가 나오긴 하지만 - 구구절절 복잡한 말을 하지 않는다. 에세이 답게 사회 현상과 모습을 소신껏 진솔하게 이야기 한다. 덕분에 머리 아파하지 않으며 편히 읽을 수 있다.
책을 읽으며 중국은 가깝고도 먼나라, 우리와는 민족, 경제, 사회가 다른 나라지만 사람 사는 곳은 어디나 같다는 생각을 했다. 저자의 여러 글을 읽으니 비록 다른 나라지만 우리와 비슷한 면이 많아서 우리 사회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 사회도 소신 있고, 진실한 식자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그러나 아직 우리는 그러한 이들이 별로 없으니 안타까울 뿐이다. 있는 이들 마저도 자기 목소리를 마음껏 내지 못하니 안타까움이 더해진다.
우리나라 사람은 튀는 사람을 싫어한다. 앞서가는 사람은 밟아 버린다. 그래서 내세울 만한 위인이 등장하지 못하나 보다. 경제를 말하고, 사회를 말하며 문화를 말하면 수많은 비난이 쇄도한다. 비판이 아니라, 비난이다. 사회, 경제,문화 발전을 저해하는 가장 큰 걸림돌이라 생각한다.
우리도 건전한 비판 문화가 이룩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