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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 후 플레이 3
쿠로사키 렌도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방과후 플레이』1권의 표지는 마성의 츤데레 미소녀, 2권은 수줍음 많은 만화 소녀였는데, 3권은 갑자기 육덕진 누님이라뉘. 아마존 재팬에서 이미 봤던 표지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건, 정말이지. 혹시 양호 선생님? 이란 생각도 들었지만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 고교생이란다. 발육이 남다른. 흐음.
어찌 되었거나 일단 플레이해볼까?
3권 역시 전편과 마찬가지로 4컷 만화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것들이 모여 하나의 큰 흐름이 되는 건 같다. 하지만 다른 점이라면 방과후 다중 플레이랄까? 오해는 마시라. 내 말은 3권에는 등장인물이 꽤 많이 나온다는 말이다.
1권의 경우 마성의 츤데레 미소녀와 게임 덕후 소년, 2권은 수줍음 많은 만화 소녀와 귀여운 만화 소년의 이야기가 중심이었다면, 3권은 표지의 누님과 (도저히 소녀라고 말 못하는 제 심정을 이해해 주시길) 이상한 사투리를 쓰는 소년이 중심 인물이지만 1권에 나온 커플과 2권의 만화 소년, 그외 몇몇의 남자애들이 더 나온다.
게임 덕후 커플의 경우 여전히 방과후 플레이를 즐기고 있으며 조금 더 친밀해졌다. 만화 소년은 커플인데 혼자만 나와서 좀 아쉽아쉽. 이 누님과 사투리 소년의 경우 3학년으로 보이는데 공부는 안하고 게임 얘기 등이 주된 대화다. 하긴 이 작품에서 게임 이야기가 빠질 순 없지. 어쨌거나 이 누님이 완전 덕후시다. 온갖 게임기를 다 가지고 있으며 게임 중에도 별난 게임을 즐기는 캐릭터랄까. 가장 오덕한 커플이 이 커플이다.
이 정도면 괜찮은데, 사투리 소년의 사촌 여동생이 등장하면서 눈살이 찌푸려졌다. 아무리 봐도 초등학생인데, 작가님의 표현 수위가 선을 넘을락 말락. 아니 그래도 이건 좀 아니잖아욧! 물론 따지고 들자면 여고생들의 야릇한 포즈를 문제 삼을 수도 있겠지만 일단 이 작품이 그걸 노리고 있기 때문에 문제 삼지는 않겠다. 하지만, 어린애는 좀...
차라리 남자애들의 플레이가 낫다. 호오, 또 오해하실라. 마작하는 남자애들 이야기다. 물론 보는 시선에 따라 야릇해질 수도 있겠지만 딱히 그렇게 보지 않아도 될듯 하다. 오히려 각 4컷 만화의 제목이 그걸 부추길 뿐.
원래의 이야기로 돌아가자. 내가 보기엔 누님과 사투리 소년 (내가 보기엔 같은 학년임)이 커플이 되는 과정이나 그후 전개 과정이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 발육이 엄청나게 남다른 - 이상한 상상 마시길. 웬만한 남자애보다 키도 크고 힘도 세다 - 누님이 사투리 소년과 커플이 되면서 나약한 이미지로.. 으. 차라리 처음의 쎈 이미지를 밀고 나가면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이 자꾸만 들었다. 왜, 여자들은 솔로에서 커플이 되면 수줍음쟁이가 되는 거냐규! (내가 여자라서 이게 싫은 건지도 모르겠지만)
이 작품을 읽으면서 난 확실히 느꼈다. 난 남녀 커플의 이야기에 그다지 매료되지 않는다는 걸. 어쩌면 이 작품 자체가 남성 독자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서 이상 미묘 야릇한 그림에 고개가 휘휘 저어지는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이보다 수위가 높은 남남 커플의 이상 미묘 야릇한 그림을 더 좋아하는 걸 보면 난 뼛속까지 부녀자(腐女子)인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