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어 스크램블 Core Scramble 2
전유호 지음 / 이코믹스미디어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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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는 일은 축복받은 일이다. 하지만 그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그건 축복이 아닐수도 있다. 누군가를 동경하는 일 역시 마찬가지이다. 좋은 일이지만 그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달리 보이기도 하니까.

명계 능력자로 클라러스 오비스에서 일하는 채언은 가윤의 능력을 동경한다. 자신이 가진 능력의 두 배쯤 되는 강한 마력을 가진데다, 홀소멸이란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윤의 성격은 결코 존경할 만한 것이 못된다. 폭언에 폭력을 일삼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은 찾아보려야 찾을 수 없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채언이 그의 곁에 남는 건, 자신이 결코 가질 수 없는 능력에 대한 동경일 것이다.

제멋대로인 팀장밑에서 늘 고생하는 채언이 기대고 싶은 상대 문후는 채언의 입장에서는 좋아하면 안될, 아니 가까이 해서도 안될 사람이었다. 문후의 성격이나 사람됨이 문제가 아니라 그의 능력이 문제인것이다. 바른 생활 청년인 채언으로서는 그의 능력이, 그의 조직이 하는 일을 결코 용납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함에도 자꾸만 그가 생각나고 그리워지는 채언의 마음은 갈등과 갈망으로 가득하다.

채언이란 인물은 참으로 독특하다. (물론 가윤이나 문후 역시 독특하긴 마찬가지이지만.) 여리여리해 보이는 외모와는 달리 심지가 강하달까. 그러니 가윤 밑에서 꿋꿋이 견디고 있는 것이겠지. 그런 반면 문후앞에선 귀여운 꼬마 아이같으면서도 역시 남자로군, 싶달까. 특히 문후에게 '에로 대마왕'이라고 말할때의 표정은... 색기가 풀풀 넘치더이다. 내가 봐도 이런데, 문후의 마음은 오죽했을까.

원래 재수없는 최악의 인간이었지만 금표의 사고 이후 더 재수없어 보이는 가윤, 공존의 길을 갈 수 없는 문후. 심지 굳은 채언이 선택할 길은 어디로 향하는 길일지... 힘내시게, 채언!

잡담 하나.
표지를 보며 문득 든 감정.
이 두 사람의 커플링, 난 반댈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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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보리냥, 오늘도 어김없이 비타민 D 합성중.
고양이들은 양지바른 곳을 참 좋아한다. 물론 개들도 마찬가지지만 고양이 쪽이 더 좋아하는 듯 하다.
눈이 부신데도 꿋꿋하게 앉아 있는 울 보리냥.

문득 캣그래스를 심어 놓은 화분에 눈이 간다.
어라라?
어라라라?
냥냥 화분의 고양이 표정이 울 보리냥이랑 똑같아!!!

 

사진을 보며 이렇게 웃으면서도 울 보리냥이 이젠 많이 늙었단 사실에 마음이 아파온다.

2002년에 태어났으니 올해로 꼭 10살. 아직은 별 문제 없이 건강하지만 - 겨울에 수술 한 번 한 것 빼곤 - 나이를 먹어간다는 그 사실 자체가 참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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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은 속삭인다 미야베 월드 (현대물)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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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중에 숙주의 뇌를 조종해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는 것들이 있다. 개미에 기생하는 기생동물은 자신의 숙주인 개미가 스스로 천적에게 잡아먹히도록 유도하여 번식의 목적을 달성한다. 꼽등이나 사마귀에 기생하는 연가시는 자신의 숙주를 물가로 가도록 유인하여 익사시킨 후 몸에서 빠져나온다. 생각만해도 참 끔찍하다. 문득 기시 유스케의 작품 하나가 떠오른다. 굳이 소설이 아니더라도 실제로 자연계에서 일어나는 이런 일들은 자연스러운 것이라기 보다는 호러스럽다.

반면 최면술은 사람의 행동을 조종한다는 점에서는 이런 기생동물과 비슷한 느낌을 주지만 호러라기 보다는 판타지스럽다. 물론 모든 사람이 최면술에 걸려드는 건 아니지만, 실제로 최면술을 이용해 의식 깊은 곳에 봉인된 기억을 끄집어 내거나, 사람의 행동을 조종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드라마나 영화 뿐만 아니라 실제로도 최면술이 쓰이는 장면이 티비에 종종 나온다. 의식적으로 봉인한 기억을 끄집어 내는 건 가능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들지만, 전생을 본다는 건 좀 거짓말같기도 하고 사람의 행동까지 조종할 수 있을까, 하는 것에는 여전히 의문이 많다. 뭐, 내가 실제로 최면술이란 걸 경험해 보지 못했으니까. (사실, 별로 경험하고 싶지도 않고, 궁금하지도 않다는 마음이 크지만)

왜 내가 갑자기 뜬금없이 최면술 이야기를 꺼낸 걸까. 이 소설은 최면술이란 것을 소재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 이거 네타 아니야,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책 뒷페이지에서 이미 최면술과 연쇄살인이란 말이 나온기 때문에... 라고 해두자.

소설은 누군가의 죽음에 관한 신문 기사로 시작한다. 그리고 또다시 누군가의 죽음의 순간을 보여주는 장면으로 전환된다. 젊은 여성이란 것 외에는 아무 상관도 없어 보이는 사람들의 죽음. 소년 마모루는 자신의 친척 아저씨가 택시 사고에 관련되어 구속된 후 이 사고의 진상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자신의 친척 아저씨를 구하기 위해, 그리고 나중에는 한 사람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마모루는 어떤 의미에서는 불행한 소년이라고 할 수 있다. 아버지의 부정으로 인해 고통스러운 어린 시절을 보냈으며, 유일한 가족이던 어머니마저 돌아가셨고, 그후 이제 겨우 안정을 찾게 되나 싶었지만 자신을 돌봐주던 친척 아저씨가 사고에 휘말리게 되었으니까. 이런 일을 겪으면서도 마모루는 자신을 잃지 않고 차근차근 사건의 진상에 다가간다. 물론 누군가가 길나잡이 역할을 해주긴 하지만 말이다. 사실 마모루가 추적하는 진실은 어린 마모루가 감당하기엔 어려운 것들이었다. 하지만 정작 선택의 순간이 다가왔을 때 마모루는 자신이 선택해야 할 길을 정확히 짚어냈다.

그에게 마술은 속삭였다. 네가 직접 심판자가 되라고.
소년에게 마술은 속삭였다. 네가 직접 심판자가 되라고.
그는 선택했다. 스스로 심판자가 되기로.
소년은 선택했다. 그와는 다른 길을.

이 작품 속에는 최면술을 이용한 사람의 행동 조종에 관한 것 뿐만 아니라, 인간의 무의식을 건드리는 서브리미널 광고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실제로 이런 광고가 존재한다고 하는데, 눈으로는 감지하지는 못하지만 뇌가 감지해서 쇼핑 욕구를 부추긴다든지, 절도 행위를 막는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두 가지가 실행되는 방법은 다르지만 어쨌거나 인간의 무의식을 건드린다는 건 비슷하다. 이러한 것들이 선한 목적으로 사용된다면 더할 나위없이 좋겠지만, 악한 목적으로 사용되는 것이 더욱 더 큰 문제가 된다.

한 인간이 다른 누군가의 죄를 심판한다는 건 어떻게 보면 어불성설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이란 존재 자체가 완벽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법의 심판을 받는다. 그 판결을 내리는 건 인간이지만 법에 근거하여 판결을 내리는 것이다. 그러나 늘 그 판결이 피해자나 희생자에게 만족을 주는 것도 아니요, 때로는 심판할 근거가 없어 그냥 묻혀 버리게 되는 경우도 있다. 天網이 恢恢하야 疎而不漏니라(하늘의 그물이 넓고 넓어 보이지는 않으나 새지 않는다)라는 말도 있지만, 정말 그럴까 싶은 경우도 많다. 죄 지은 놈이 발뻗고 자는 일이 수도 없이 많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스스로 심판자가 되고자 하는 사람이 나타나게 마련이다. 하지만 정말 우리가 누군가를 직접 심판하는 일이 가능할까. 그 마음이야 십분 이해하지만 결국 스스로도 똑같은 범죄자가 될 뿐인데.

이 소설을 성장소설 코드로 읽는다면 분명 잔혹한 성장소설이다. 하지만 그 성장과정이 잔혹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비록 마모루가 힘겨운 일을 겪으며 성장하게 되지만 소년의 곁을 지켜주는 따스한 사람이 있기에 소년의 성장은 잔혹하지만은 않다. 조금 달리 보자면 이 소설에서 살해당하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보면 사회문제를 다루는 것으로 읽히기도 한다. 또한 최면술이란 소재가 등장해 약간은 판타지스러운 느낌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이 소설은 현실에 단단히 뿌리를 내린 소설이다. 사건의 배경이 우리 사회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문제들이며 이런 사람들을 직접 심판하고자 하는 사람도 분명 존재하기 때문이다. 미미여사의 필력이란 바로 이런 점들에 존재하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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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 많은 너와 부족한 나 - 비투비 코믹스 B-02
나오노 보라 지음 / 비투비(B-shop)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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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이있다. 그만큼 사람의 마음은 헤아리기가 힘들다. 그렇다 보니 사소한 것으로 오해를 사기도 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것이겠지. 말하지 않아도 알아~~라고 하는 건 능력자나 가능한 게 아닐까 싶을 때도 많다. 감사의 마음, 후회나 사과의 마음, 사랑의 마음 등은 말로 전해야 전해진다. 근데 이상한 건 누군가 날 좋아한다는 걸 느낄 때는 꼭 내가 좋아하지 않는 사람의 마음이란 거지. 왜 날 좋아하는 사람의 마음은 잘 못느끼게 되는 것일까. 이상한 부조화랄까.

나오노 보라의 『욕심많은 너와 부족한 나』에는 총 세커플이 등장하는데, 죄다 자신의 마음을 잘 드러내지 못하고 꽁꽁 숨기다 결국 오해하고 삐뚤어지지만 결국 용기를 내어 고백하는 이야기들이다. 어떻게 보면 다 비슷한 내용이 아닐까 싶어도 나이, 직업, 시대가 다르다 보니 죄다 다른 이야기같긴 하다.

표제작 <욕심많은 너와 부족한 나>는 근사한 금발 청년과 삼십대 중반의 귀여운 아저씨... (아저씨라고 하니 마음이 참 아프다. 나도 삼십대 중반인데... 그럼 난 아줌..악!!!) 하여튼 이 두 사람의 이야기는 러브러브하는 이야기보다 가족 이야기 쪽이 더 재미있었다. 소년가장으로 동생을 돌봐 오다 학교도 제대로 못가고 어느새 삼십대 중반이 되어 버린 카이와 장성한 동생들의 알콩달콩한 형제애가 참 좋았달까. 금발청년 랜스는 혼자서 오해하고 삐뚤어지는 게 딱 그 나이 또래답단 생각이 들었고..(역시 외국인들은 나이를 가늠하기가...)

사십대 중반 쯤의 독신 아저씨와 열심히 일하는 청년의 이야기인 <고백>은 BL물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설정이라 뭐.... PASS!

이 단행본에서 가장 마음에 든 건, 역시 시대물인 <죽지 못한 자> 연작이다. (중편이라고 할 수도 있겠군) 현재 이야기가 먼저 나오고, 과거 이야기가 나오는데, 아무튼 좋다. 사무라이였던 타츠미와 낭인 카구라의 이야기... 참 좋았지만, 이 작품 역시 난 젯밥에 더 관심이 많았던 것 같다. 러브러브하는 이야기보다 칼싸움 이야기가 더 기억에 남으니까 말이다. (잔인해서 그런지도 모르고, 러브러브만 빼면 소년만화 분위기라 그런지도 모르지만). 어쨌거나 난 에도 시대 이야기가 참 좋단 말이지. 그러나 카구라가 사무라이 시절에 했던 촌마게만큼은.... 웃음이 빵 터져 버렸다는. 역시 촌마게를 한 것과 아닌 것의 차이점은 너무나도 크단 말이지. 아, 이런 괴리감이란.

뭐랄까. 마지막으로 전반적인 감상을 말하자면 이 단행본은 내가 읽어온 나오노 보라의 작품 중 상위권에 들어갈 것 같다. 시대물, 알콩달콩 가족 이야기에 혼자 삐뚤어지는 금발 청소년까지... 읽기 즐거운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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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제가 사는 곳에 눈이 무지무지 많이 내렸습니다.
참고로 제가 사는 곳은 경상도 북부입니다.
겨울에 기온은 무지막지 떨어지지만 눈은 별로 안오는 곳이죠.
그런 곳에 적설량 12cm의 눈이 내렸습니다.
적설량이 12cm라고 하면 실제 쌓인 눈은 그 2배 정도 됩니다.
아침부터 차에 쌓인 눈 털어내느라고... 고생했던 기억이...

여하튼, 그렇게 눈이 내리고 난 후...
딱붙어 있는 큰놈이(右)와 노랑이(左) 발견!
참 안쓰러운 모습이지만, 마음과는 달리 웃음부터 푸하핫하고 터졌다는..(날 용서해다오)

무늬도 비슷한 녀석들이 똑같은 표정을 하고 딱 붙어 앉아있으니..
(이날도 영하 17도 정도인 매우 추운날씨였습니다)
붕어빵이란 말이 절로 생각나더군요.

이때만 해도 녀석들이 모녀(혹은 모자) 관계라 생각했죠.
성별을 알 수 있을만큼 가까이 가지도 못했고, 아깽이들 데리고 다니는 건 어미란 고정관념(대개 그렇죠) 때문에 말이죠. 너무나도 닮은 모습이 정말 귀여워서 찍었던 사진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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