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새섬 #김진경 #난파선의 선장들알라딘 신간 안내를 훑어보는데 깜짝 놀랐다. 장강명의 아내, 그믐 대표 김새섬의 책이 나왔기 때문에. 교모세포종이라더니 책을? 깜짝 놀라 전자책을 구매했다. 종이책 배송을 기다릴 시간이 없었다. 얼른 보고 싶었다. 스위스에 머무는 저널리스트? 김진경이 김새섬을 인터뷰한 책이었다. 퇴근 직전에 구매해서 퇴근길에 급하게 들었다. 막연히 투병 중이라고만 생각했는데 그는 역시 의미있는 일을 하고 있었다. 장강명의 신간 두 곳에서 팟캐스트 운영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던 것 같은데 그들은 팟캐스트도 운영하고 세바시에도 나가고 활발히 활동하고 있었다. 듣고 읽어 보니 그들은 한국판 ‘바람이 숨결이 될 때(when breath becomes air-폴 칼라티니)‘를 쓰고 있는 것 같았다. 실로 죽음의 집대성이라고나 할까. 죽음에 대한 책은 전부 언급되는 것 같았다. 죽음이 나에게 서서히 다가오지만 나는 내 길을 묵묵히 걸어가겠다는 자세로. 예견된 죽음에 맞닥뜨렸다고 해서 울고만 있을 수는 없다고.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왔던 김새섬이라는 사람에게 왜 하필 나야 라는 말이 절로 나올 것 같은 상황이 주어졌지만 그는 자기연민에 빠지지 않고 자신을 객관화한다. 메멘토 모리, 아모르파티..등 죽음에 대한, 삶에 대한 경구들은 많다. 하지만 우리들은 우리가 마치 불사신이 된 것처럼 아무 생각없이 우리는 죽지 않을 것처럼 생각하며 살고 있다. 김진경의 인용처럼 우리는 모두 난파선의 선장들이다. 우리 모두 배를 탔다. 언제 난파될지 모르는. 무신론자였던 장강명이 가톨릭 신자가 되어 아내를 위해 성당에 나간다고 한다. 뒤늦게 유튜브를 찾아보니 김새섬의 세바시에 그의 인생은 40배속이라는 말이 나왔다. 40배속 실감이 안 난다. 아마 그들도 그럴 것이다. 기록의 대유행 시대에 왜 그토록 기록에 집착해 의미를 찾으려고 할까 싶었는데 이렇게 기록의 쓸모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활동을 하고 있다니. 그들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모두들 대단하다. + 실로 이 책에는 죽음에 대한 책들의 집대성이라고 할만큼 많은 죽음에 대한 책이 나온다. 내가 가장 감명깊에 읽었던 죽음에 대한 책은 ‘명랑한 은둔자(캐럴라인 냅)‘이다. 이 제목을 떠올리기까지 너무 오래 걸렸다. 역시 기록을 해야 한다.
#모순 #양귀자98년 출간 직후 읽고 근 삼십여 년만에 다시 읽은 ‘모순’. 요즘 다시 주목받는 게 신기했는데 아이가 모순을 읽었다고 해서 아이와 책에 대한 대화를 나누기 위해 부리나케 읽었다. 역시나 가독성 하나는 보장하는 양귀자 소설인만큼 한 번 책을 손에 쥐고 쭈욱 내리 읽었다. 네 시간 정도면 읽을 수 있는 듯. 작가는 오래오래 읽으라고 했던 것 같은데. 양귀자는 시대를 앞서간 작가였나보다. 98년에 쓰인 작품이어도 고리타분하게 느껴지는 점이 별로 없었다. 제목처럼 모든 인물이 양극단에 있는 점이 아쉬웠지만 작가의 의도는 바로 그것이었으므로. 쌍둥이인 엄마와 이모. 이모네 식구들과 내 식구들. 모든 것이 준비된 남자와 사랑은 하지만 아무런 준비도 되어있지 않은 남자. 모든 것이 예상되었지만 삼십 년전에 읽었던 기억은 전혀 나지 않고 그때도 도서관에서 한 번에 쭈욱 읽었던 기억만 어슴프레. 아이와 책대화를 가능하게 해준 작가에게 감사. 요즘 젊은 애들이 읽어도 손색이 없다. 당시보다 오히려 요즘 더 주목받는 것 같기도. 모순. 구의 증명. 급류 등 역주행 하는 책들은 다 이유가 있지. 양귀자는 힌국의 제인 오스틴이려나. 지극히 통속적인 이야기를 하면서도 시대를 견뎌내는 힘을 지닌.
장강명 신작을 늘 챙겨보는 일인으로서 반갑게 읽었다. ‘서성이다’에서 보여준 것처럼 실제 작가는 개인 사정상 ㅠㅠ (아내 분을 위해 기도합니다) 늘 울고 있을 듯한데 이렇게 힘을 내어 일상을 유지하고 일을 착착 해내시다니 실로 대단하다는 말로는 부족하다. 인공 지능 시대에 작가라는 직업에 대한 질문들 중 공감가는 부분이 많았다. 비단 작가가 아니더라도 우리 모두 생각해 봐야할 문제들과도 일치했다.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우울증에 대한 천착도 놀라웠다. 장강명 작가의 소설도 재미있지만 역시 그는 르포르타주나 에세이에 특화된 것 같다. 그래서 소설이 잘 안 써지시는 것일 수도. 개인사정상 강연을 다 취소하고 열심히 많이 글을 쓸 수밖에 없다고 하시니 그의 끊임없는 질문과 이에 대한 사유를 접할 수 있어서 기대가 되지만 한편으로는 이러한 기대를 해서는 안 되는 것인가 싶기도 하다. 작가가 글에서도 밝혔지만 작가의 고통이나 개인적 비극이 대작을 만들어내는가에 대해서도 매우 조심스럽다. 어떠한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는 상황이기에 그의 글을 감사히 읽고 또 기다린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기도뿐이라는 사실이 아프다.
장강명 신작을 읽던 와중에 작가의 극찬으로 알게 된 작품. 고려시대를 배경으로 한 소설은 처음인 것 같은데 작가의 추천과 내 느낌은 사뭇 달랐다. 광활한 배경, 북쪽의 겨울, 계속되는 전쟁으로 인해 특별한 느낌이었으나 반전으로 인한 재미는 그다지 느끼지 못했다. 무협 소설(?)을 좋아하지 않는 내 취향 때문일 수도. 이래서 책 추천이 제일 어렵지~~그래도 이렇게 광대한 서사는 실로 오랜만이었다.
#박준 #기쁨에도슬픔에도아랑곳없이 #박준의시를읽는마음연예인급 시인이라는 박준 시인의 신간이 나왔다. 샘플이 좋아서 아껴 보려고 구매했는데 눈에 탈이 나서 읽을 수가 없었다. 전자책을 오디오북으로 듣는 것도 신물이 나서 책을 눈으로 읽는다는 것은 뭘까를 생각해 보게 되었다. 묵독을 하면 예전에는 못하게 했다지. 몸만 여기 있고 마음은 딴 곳에 있다는 걸 알고 머리속으로 무슨 짓을 하는지 몰라서 그랬다지. 그럴 만도 하다. 책이라는 물성 어쩌고 하는데 그런 것은 차치하고 글자와 내 눈과 내 머리가 하나가 되어 생각을 만들어내는 그 작용이 나는 좋다. 책과 나만 있고. 모든 것은 사라지는 그 세상. 아직 정상은 아니지만 그래도 안경을 쓰고 책을 볼 수 있게 되어 띠엄띠엄 읽고 있다. 시심을 일으키기 위해 읽는데 아무래도 사라진 시심을 일으키기는 쉽지 않았다. 예열이 많이 필요했다. 유명한 시인의 시 한편..이에 대한 박준 시인의 소회나 관련 글 한 편..이런 식으로 구성된다. 오랜 시인부터 최근 시인으로 시인의 출생년도 별로 시가 수록되어 있어서 재미있었다. 예전의 유명 시인들의 명작들을 다시 보게 되고, 몰랐던 시인들도 알게 되고, 박준 시인의 슬픈 산문도 읽을 수 있으니 일석삼조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