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읽는 오후 - 시인 최영미, 생의 길목에서 만난 마흔네 편의 시
최영미 지음 / 해냄 / 2017년 8월
평점 :
품절


시를 읽는 오후, 당신은 이미 이름답다. - P37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무도 하지 못한 말 - 최영미 산문집
최영미 지음 / 해냄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작년에 이 책이 나온 줄도 몰랐다. 더이상 그가 문단의 왕따가 아니길 바란다. 일인출판사도 내고 활발히 작품활동하며 강연하는 모습이 아름답다. 최영미 시인 작품을 다시 찾아 읽어봐야할 것 같다. 멋지다. 그의 일상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좋은 생각'류의 글들"이라는 말이 있다. 불행은 다양하지만 행복은 뻔하다는 말처럼 '좋은 생각' 은 뻔한 이야기만 담겨 있다고들 한다. 그래서 마니아들도 있지만 아예 쳐다도 안 보는 부류가 있다. 나도 두번째 부류였다.

 

하지만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 뭔가 매우 바쁜데 의미있는 일은 하지 못 하고 있다는 자괴감에 지쳐, 종이책을 들고다닐 힘도 시간도 없어 밀리의 서재에서 전자책을 뒤적이고 있다가 흘러흘러 '좋은 생각' 2021.1월호까지 가게 되었다. (그런데 알라딘에서 검색해보니 3,4월호 밖에 안 나와서 어쩔 수 없이 3월호로.ㅠ)

 

거기서 벼락같은 시를 봤다. 바로 박노해 시인의 '첫마음을 가졌는가'

 

첫마음을 가졌는가

 

박노해

 

첫인상을 남길 기회는 한 번밖에 오지 않는다

첫사랑의 떨림은 한 번밖에 오지 않는다

첫마음을 새길 시기는 한 번밖에 오지 않는다

 

세상의 칭찬과 비난에 좌우되지 않고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무력한 일상 속에서도 나 살아있게 하는

그 첫마음을 가졌는가

 

어둠 속에서 길을 잃을 때나

화려한 빛에 휘청거릴 때나

눈물과 실패로 쓰러졌을 때나

나를 다시 서게 하고 나를 다시 살게 하는 힘

 

나의 시작이자 목적지인 첫마음의 빛

일생 동안 나를 이끌어가는 내 안의 별의 지도

떨리는 가슴에 새겨지는 그 첫마음을 가졌는가

 

  

 무력한 일상 속에서도 나 살아있게 하는 그 첫마음을 가졌는가는 부분이 특히나 내 마음을 두드렸다. 매일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에서 첫마음을 유지하는 것. 이것이 정말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을 요즘 하고 있던 차에 박노해 시인의 '첫마음을 가졌는가'는 읽으면 읽을수록 큰 울림을 주었다. 점점 더 울림이 크게 시를 써내려가는 능력이 돋보였다. '나를 다시 서게 하고 나를 다시 살게 하는 힘' 그 힘의 원천이 '첫마음'이라니 너무나 지당하신 말씀이다. 오뚝이처럼 우리는 일곱번 쓰려져도 여덟번 일어날 수 있는 그 힘을 '첫마음'에서 찾아야 한다.  일신우일신. 우리는 늘 똑같은 하루를 매일 새롭게 할 수 있는 능력을 누구나 갖고 있다. 그 비결은 바로 '첫마음'. '떨리는 가슴에 새겨지는 그 첫마음'을 늘 되새겨 볼 일이다.

 

어느 시집에 수록되었던 것인가 궁금해 다시 '좋은 생각'을 뒤져 보아도 그저 '박노해' 세 글자 뿐이다. 하긴 다른 무엇이 더 필요하라. 그 이름 석자의 상징만으로 충분하다.

 

시간에 쫓길수록 더 단비같이 느껴지는 것이 '시'인 것 같다. 바쁠수록 돌아가라. 바쁠수록 짧은 시 한 편으로 차 한 잔의 여유를 느끼며 다가오는 이 봄의 순간순간을 붙잡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양한 인간 군상의 이야기들을 이렇게 펼쳐 낼 수도 있구나 싶었다. 플롯을 골머리를 써서 짜내지 않고 이렇게 '경진'이 산책하듯이 여행하듯이 나다닐 때 우연히 마주치는 사람들이 '경진'에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털어놓아서 어쩔 수 없이 듣게 된다는 식으로 말이다. 


마지막 김혼비의 추천의 글의 서두와 말미에 '산책이 책이라면 은모든의 소설 같을 것'이다라는 언급과 '꿈결 같은 산책'이었다는 언급이 내 마음과 같았다. 덕분에 전주 여행을 다녀온 것 같기도 하다. 엄마와 '경진'의 대화가 특히 '경진'이 엄마에게 하는 말투가 전혀 모녀 지간 같지 않았다는 점이 특이하게 느껴지긴 했지만. 


이 책의 책장을 덮으며 정세랑의 '피프티 피플'을 떠올렸는데 정세랑 작가가 추천의 글을 써서 신기했다. 김혼비, 정세랑 작가 모두 내가 좋아하는 작가들이기에 추천이 더 빛났다. 


그러고 보면 나는 다양한 인간군상들의 이야기를 좋아하나본데 오랜만에 그런 이야기들을 접하면서 대체 이 소설에는 몇 명의 이야기가 나오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실로 행복한 생각이 아닐 수 없다. 


아무도 누군가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으려 하지 않게 된 이 시대에, 특히나 대면해서 대화를 나누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져 버린 이 시대에 '모두 너와 (너를 붙잡고) 이야기하고 싶어 해'라는 제목이 마음에 들었다. 부럽기도 하고. 나도 누군가를 붙잡고 이야기를 하거나 누군가에게 붙잡혀 그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이런 소망 때문에 요즘 클럽하우스가 인기인가 싶기도 하고. 그러면서도 역시나 대화는 대면으로 하는 것이 제 맛이지 하는 생각으로 돌아온다. 여행도, 대면 대화(대화라는 것이 대면을 포함하는 것인데 어쩌다 우리는 대면 대화라는 말을 써야하는 무서운 세상에 살게 되었단 말인가!) 도 불가능해져 버린 이 시점에 두 가지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보기 드문 책이었다. 참으로 '꿈결 같은 산책'이었다. 굿굿굿. 더 말이 필요없다. 


+ 요즘 일이 벅차서 사적으로 읽는 글의 글자 자체가 들어오지 않아 애를 먹었는데(나는야 문자중독자) 은모든 작가 덕분에 잡념없이 이 책을 읽어낼 수 있어서 기뻤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평범한 결혼생활
임경선 지음 / 토스트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예전에 임경선 작가가 일인출판으로 냈던 책도 평이 좋지 않았는데 이 책도 같은 평을 들을 듯하다. 두세페이지에 해당하는 50꼭지 정도의 분량. 내용도 특별할 것이 없고.
임경선 수필을 좋아해서 바로 읽고 싶었으나 먼저 입고되는 독립서점까지 찾아갈 시간은 없어서 대형서점에서 예약주문해서 보았다. 초판 오천부가 다 나가서 재판에 들어갔다고 하던데. 결혼 20주년이 되는 결혼기념일날 출간되도록 하고 모든 수익금은 남편에게 돌아간다고 한다. 정말 이 사실들만으로도 구매욕구 자극이다. 솔직히 마케팅이 다 했다.
남편이 이 책을 읽고도 이혼하자는 말을 안 한게 신기하다고도 했지만 이 책을 처음 읽은 남편의 소감은 바로 이런 책을 사 볼 사람이 있냐는 것이었다고 한다. 다 읽고 나니 남편분의 소감이 가장 정확하고 솔직한 평이 아니었나 싶다. 주례사비평은 아니더라도 책 만들기에 공이 많이 들어가니 좋은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이 책은 그렇지가 않다. 아마 저자 남편분은 이해하실 듯.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