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의 ‘채식주의자‘의 속편 격인 2005 이상문학상 수상작 ‘몽고 반점‘을 읽었다. 채식주의자를 읽을 때는 괴기한 느낌이 들었고 채식을 고집하는 딸의 뺨을 때리고 억지로 고기를 먹이는 아버지의 모습이 너무나 혐오스러워 이 작품은 호불호가 명확히 갈리겠구나 싶었었다. 하지만 속편은 훨씬 더 아름답고 몽환적이고 환상적으로 느껴졌다. 화려한 다큐멘터리 혹은 컬러풀한 안무 한 편을 본 느낌이었다. 한강이 정말 모던한 작품을 썼구나 싶었다. 이번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은 그의 이러한 모던하고 글로벌한 감수성이 세계를 움직인 것일 수도. 멋지구나!
김신회 작가가 에세이만 쓰는 줄 알았더니 소설도 쓰네 하며 읽게 된 책. 읽으면서 이거 완전 ‘드링킹, 그 치명적인 유혹(캐럴라인 냅)‘의 한국 버전 아닌가 했다. 알콜 중독 혹은 의존에 대한 소설이 있었던가. 중독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비슷한 양상을 보이겠지만 그 면면의 내용이 구체적으로 너무나 유사했다. 한국 버전으로 보니 더 실감난다는 차이만 느껴질 정도. 김신회 작가 대단하네.
‘돈까스를 좋아하는 부부의 이야기‘를 이렇게 재미난 제목으로 만들다니. 제목이 다했다. 띵 시리즈를 정말 사랑해서 신간 소식이 들리자마자 구매해 보았다. 희망도서를 신청해서 조금 기다리거나 조금 더 기다려서 밀리의 서재에서 볼 수도 있다. 그런데 유독 기다리지 못하게 만드는 책이 바로 띵 시리즈다. 솔직히 먹을 것에 관심없는 부류-여기서는 캡슐파라고 했던가-고 특히나 돈가스를 애정하지 않는다. 왜 그렇게 한국인들이 돈가스만 먹고 왜 돈가스 음식점이 최근 들어 더 많이 생기고 있는지 일도 이해되지 않은 일인인데도 돈가스 띵 시리즈는 참을 수 없는 유혹이었다. 원래 띵 시리즈는 한 번에 확 읽는 재미로 읽는 책인데 바쁜 와중에 짬짬이 봐서 그런지 재미가 덜 한가 싶기도 했지만 시종일관 미소를 머금으며 볼 수 있었다. 신발도 튀기면 맛있다니 당연히 돈가스도 맛있겠지. 하지만 돈가스는 천칼로리가 넘는데 그런 열량 폭탄을 왜 먹지. 튀김이 소화가 잘 되나. 꼭 살집있는 애들이 외식하면 돈가스 먹더라~~ 이 정도 쯤이 내가 돈가스에 대해 갖는 생각인데 그러고보면 내 먹방은 아무래도 독서인 듯하다. 한강 작가는 아이에게 수박맛을 보여주고 싶어서 아이를 갖기로 결심했다는데(물론 이게 다는 아니다) 맛은 인간에게 매우 중요하고 가장 오래 기억되는 것이긴 한데. 맛을 즐기는 것보다 글로 읽고 키득거리는 걸 더 좋아하는 나는 뭐지? 하는 현타가 살짝 왔으나 그래도 다음 권은 언제 나오나 하며 또 다음 띵 시리즈를 기다리게 되는 나. (물론 이제까지 나온 띵 시리즈는 다 읽었다.) 눈이 좀 피로해지긴 했지만 적어도 살은 찌지 않으니 이 얼마나 경제적인 돈가스 취향이란 말이냐.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