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김신회 지음 / 놀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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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북플에서는 잘 검색되지 않는다. 저자 김신회로 통합검색해도 신간이 뜨지 않는다.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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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너무 강렬했다. 'ㅈㄹ'은 103세까지 사셨던 울할머니의 최애 욕설이었는데 이것이 책 제목까지 오를 줄은 몰랐다. 저자도 제목으로 '물욕'을 포기한 것이 못내 아깝다고 했다. 동감한다.

 

내용은 솔직했다. 여성작가가 당당하게 사는 모습을 당당하게 드러내는 것이 좋다. 여기에 '여성'이라는 말을 붙여야 하는 현실이 씁쓸하지만 말이다. 카카오뱅크, 마켓컬리에 대한 솔직한 생각이 나와 있다. 물론 마켓컬리의 비인간적인 노동환경에 대한 언급이 없다는 것에 아쉬움을 표현하는 것은 이 책의 목적에 어긋난다.

 

표지도 예쁘다. 그래서 sns에서 주목을 끌었다.(고 한다.)

 

결론은 이 시리즈를 계속 읽고 싶다는 것이고, drunken editor에서 먼슬리 에세이가 이미 다섯권이나 나왔다.  '아무튼'시리즈를 필두로 '띵 시리즈''자기만의 방'시리즈 등등 각종 시리즈들이 봇물처럼 쏟아져나와 너무 기뻐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지경이다. 따라잡기도 바쁘다. 행복하게도. 이런 시리즈들의 유일한 단점은 책의 크기가 작고 얇아 도서관에서 쉽게 찾을 수 없다는 정도. 도서관도 듀이시스템에서 벗어나 출판사 시리즈별로 책이 정리될 날을 기대해 본다. 시리즈별 정리는 요즘 오프라인 서점에서도 볼 수 없게 되어버렸지만 나는 이 로망을 버릴 수 없다. 결국 이런 정렬은 내 전자책 책장에서나 가능한 정렬이 되어버린 건 아닌가 싶어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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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아무튼 시리즈 새 책 출간 소식을 접하면 미리보기를 한다. 그래서 미리 볼 수 있는 분량의 마지막 페이지까지 읽는다. 우선. 이 책은 무려 '까뮈의 흰 양말'로 두번째 챕터를 시작한다. 세상에 까뮈의 흰 양말이라니. 가난했던 까뮈가 자존심을 위해 늘 새하얗게 세탁된 흰 양말을 신었다는 이야기가 그 골자인데(최수철의 '까뮈'를 읽고보니 전쟁으로 아버지를 여의고 귀도 안 들리고 말도 잘 하지 못했던 어머니와 빈민촌에서 자랐던, 그리고 거의 평생을 따라다녔던 가난과 함께 했던 까뮈에게 '흰 양말'이란 너무도 처절한 것이었다.) 그래서 이 책은 나에게 '아무튼, 양말'이 아니라 '까뮈의 흰 양말'로 각인되었다. 그래서 까뮈의 흰 양말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묘사되어 있는지 더 자세히 보기 위해 책을 구해 읽게 되었다. (저자의 192,000원이었던 인세수익을 올려드리기 위해 구매해서 읽어야 하는데 죄송.)

 

무언가를 애호한다는 것은 그것이 무엇이든 아름답기에 이 시리즈는 매력적일 수밖에 없는데 양말과 얽힌 저자의 에피소드를 읽노라면 정말 말그대로 만감이 교차하면서 함께 키득거리지 않을 수 없다. 덕분에 나도 구글에서 'trudeau socks'를 검색해 보았다. 멋내기 포인트는 단연 양말이기에. 구글링 결과는 당연 멋졌고.

 

 500원짜리 캐릭터양말부터 20만원짜리 구찌양말까지. 뭔가를 극도로 좋아한다는 것은 지리멸렬한 우리의 일상에 탄산같은 것이기에 왠지 나도 이참에 땡땡이 양말을 한 번 사 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소유욕이라고는 별로 없는 나도 베이비핑크에 아주 작은 꽃무늬가 있는 양말을 난생 처음 구매해서 신을 때마다 기뻤던 경험이 있다. (지금도 삼단으로 곱게 접어 모셔놓고 아껴 신고 있다.) 이 책을 읽노라니 다시 한 번 그 경험에 도전해 보아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쁜 속옷 입고 혼자 기뻐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에 비하면 양말은 살짝살짝 보이는 즐거움이 있다. 그리고 착용감이 은근히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끼친다. 의류나 가방보다는 속옷, 잠옷, 침구, 양말 등에서 고급스러움을 추구하는 것이 더 좋다는 개인적인 의견을 가지고 있는 나로서는 저자의 양말홀릭이 마음에 든다.

 

저자는 글을 마무리하면서 '제철양말'에 대해 이야기한다. 제철과일도 제철음식도 아닌 제철양말이라니. 정말 귀엽다.여름에 시스루 양말까지는 못 해도 가을에 밤색 면 양말, 겨울에 포근한 앙고라 양말은 대찬성이다.

 

+

최근에 이 책이 나왔다. 역시 미리보기는 다 했다. 처음에는 '반려병'이 '반려동물에 대한 심각한 애정'인가 싶었는데 그게 아니라 말 그대로 '병을 반려삼아' 살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이거 또 다른 나를 보는 느낌이라 얼른 읽고 싶다.  '아무튼, 골골' 보다는 더 나은 작명인 것 같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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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강빵과 진저브레드 - 소설과 음식 그리고 번역 이야기
김지현 지음, 최연호 감수 / 비채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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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속에 등장하는 서구의 음식 이야기를 조곤조곤 알려주는 책. 그들의 문화와 생활양식들을 알 수 있다. 부록에 포치에 대한 설명을 읽고 그리워졌다. 포치에 놓아둔 안락의자에 앉아 한가로이 햇볕을 쪼이며 부지런히 움직이던 침멍크와 끊임없이 지저귀던 새들을 구경하던 그 생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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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강빵과 진저브레드 - 소설과 음식 그리고 번역 이야기
김지현 지음, 최연호 감수 / 비채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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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치 (porch) 현관문 밖에 일종의 테라스처럼 만든 마루로, 반드시 지붕이 있어서 비와 햇볕을 피할 수 있도록 되어있는 것이 특징이다. 방문객이 현관문을 두드린 뒤집주인이 문을 열어줄 때까지 기다릴 수 있는 공간이다.
하지만 19세기 미국을 배경으로 한 소설을 보면방문객보다는 오히려 집주인이 포치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 같다. 주로 여름철에 포치에 앉아 서늘한 그늘 아래 바람을 맞으며 빈둥거리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 아예 이렇게 쓰려고 안락의자 두어 개를포치에 놓는 경우도 많다. 등장인물들은 이런 안락의자나, 현관문 앞 계단 위에 걸터앉아서 레모네이드를마시거나, 술을 마시거나, 씹는 담배를 씹거나, 궐련을 피우면서 잡담을 나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의 첫 장도 스칼렛이 남자들과 함께 포치에 앉아 노다거리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포치에서는 대부분 집 앞마당과 대문이 훤히 보이기 때문에, 거기에 있다 보면 집 밖의 동향을 파악하고 방문객을 맞이하기에 용이하다. 같은 동네 사람들과 쉽게 교류할 수 있는 장소인 셈이다. 하지만 내향적 성격의 사람이라면 이렇게 외부인들에게 개방된포치보다는 집 뒤뜰의 테라스나 베란다에서 차를 마시며 쉬는 편을 더 좋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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