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 좋아 저것 싫어 - 눈치 보지 않고 싫다고 말하는 행복
사노 요코 지음, 이지수 옮김 / 마음산책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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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행복하고 아름다운 세계는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멋대로 만들어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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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너선 사프란 포어는 상당히 미국적인 작가이다. 그 특유의 촌철살인적 유머코드를 읽어내려면 더 그렇다. 분량이 300페이지 안팎이지만 부록이 길어서 실제 분량은 200페이지를 조금 넘는 정도다. 분량에  혹해서 오디오북으로 들었다. 하지만 그 특유의 말놀이 (Know better, No better/ Be leaving, Believing, Be living 등의 표현들)와 비유, 설명들 (미국인의 96퍼센트가 추수감사절을 지내는데 이는 매일 양치질을 하는 미국인보다 훨씬 더 높은 수치라고 한다. 이런 표현은 조너선 사프란 포어에게서만 읽을 수 있다. 젊은 빌 브라이슨 같기도 하지만 좀 다르다. 빌 브라이언이 더 시니컬하고 조너선 사프란 포어는 더 문학적이다.물론 우리가 얼마나 관성적으로 살고 있는가를 이야기하기 위해서 언급한 내용이지만 나는 늘 주된 메세지보다 세부적인 표현에 울고 웃는 스타일이라 이 대목에서 빵 터졌었다.)을 들으면서 이해하기엔 내 실력이 턱없이 부족해 한 번 다 듣고 다시 원서를 집어들었다. 결국 듣기보다는 읽기에 적합한 작가라는 이야기인데,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그의 만연체적 스타일 때문에 두번째 챕터부터 나와서 이때부터는 들어도 상관없다. 다시 말해 그의 문학적 표현보다는 내용 전달이 더 많다는 것이다. 


돌아돌아서 결국 그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바로 이것.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환경파괴 문제는 훨씬 더 심각하고 훨씬 더 우리에게 가까이 와있다는 것. 이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채식 위주로 먹기, 비행기 여행 피하기, 차 없이 살기, 아이 적게 낳기 등이 있다. 하지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바로 채식이다. 특히 우리가 소고기를 먹기 위해 만들어내는  메탄 가스는 돼지고기나 닭고기의 그것에 여섯배가 넘는다. 가장 즉각적인 효과가 나올 만한 수치이다. 스테이크, 햄버거를 먹기 위해 지구를 엄청나게 파괴해 왔다니 놀라울 뿐이다. 지구는 하나의 거대한 '농장'이란다. 


제목의 의미를 오래 생각해 봤다. 우리가 날씨다. 우리가 기후다. 결국 모두 우리가 만든 것이다. 그러니 우리가 변해야 하고 그 중 가장 획기적인 것은 우리의 식습관을 바꾸는 것 그래서 하루아침에 채식주의자가 되기는 어려우니 아침 한끼라도, 아니 저녁을 제외한 식사에서라도 채식을 하자고 작가는 말한다. 그렇지만 본인도 채식주의자는 되지 못했다고 솔직하게 밝히기도 한다. 육식을 하는 것에 죄책감을 갖든 말든, 요조처럼 일년에 하루만 날잡아 곱창을 먹든 말든, '아무튼, 딱따구리'에 인용된 저자의 어떤 친구처럼 환경오염을 걱정하고 다른 환경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만 햄버거를 먹더라도, 한 번이라도 실천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내는 발자취는 다를 것이라 믿으며 나도 당장 무엇을 실천할 수 있을지 생각해 봐야겠다는 결심이 들게 만드는 책이다. 존재 자체가 오염원인 현 상황에서 어떻게 최소한으로 오염물질을 배출할 수 있을지 뭔가 행동을 할 때마다 생각해 봐야할 것 같다. 아이를 적게 낳는 것도 한 방법이란다. 한국의 인구 감소는 문제가 아니라 전지구적으로 볼 때 바람직하다는 '아무튼, 딱따구리'의 박규리 씨 언급이 새삼 떠오른다. 이렇게 독서는 돌고 돈다. 생태계가 그런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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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시무스 2021-01-19 0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을 보고 제목을 생각하니 책 제목의 의미가 깊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JYOH 2021-01-19 1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생각이 맞을까요? ;;
 
Sunset Park (Paperback)
폴 오스터 지음 / faber and faber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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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셋 파크라는 버려진 곳에서 살게되는 네 사람의 이야기..폴 오스터는 이 작품을 통해 뭘 말하려고 했는지 구체적으로 잡히지 않는다. 우리는 모두 홈리스에요 라고 외치는 부분이 마지막에 나오는데 그걸 말하려고 한 건가..각자의 사연이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얽히면서도 주인공 마일즈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는데..암튼 "상처받은 영혼의 필살기"가 아닐까 싶다. 

예전의 오스터 이야기는 이야기 속에 이야기가 계속 중첩되면서 나도 모르게 그 이야기들에 빨려들어가는 느낌이 참 좋았는데 언제부턴가는 더이상 그 재미가 느껴지지 않고 어딘가 작위적인 느낌이 든다. 아무래도 몽환적인 초기 소설이 더 내 마음에 드나보다.

They went to the top of the Empire State Building, they walked through the marble halls of the Public Library at Fifth Avnue and Forty-second street, they visited Ground Zero, they spent one day going from the Metroplitan Museum to the Frick Collection to MOMA, he bought her a dress and a pair of shoes at Macy's, they walked across the Brooklyn Bridge, they ate Oyster Bar in Grand Central Station, they watched the ice skaters at Rockefeller Center..플로리다에서 처음 뉴욕에 온 여자친구를 위해서 마일즈가 한 일들..뉴욕에서는 처음에 대부분 이렇게들 하지 하는 생각이 들어 웃음이 났다. 아~~뉴욕뉴욕..

I just want to disappear. 마일즈의 대부인 작가가 작품을 끝낼 때마다 허탈감에 사로잡혀서 하는 말..죽고 싶다는 말과는 어찌나 다르게 느껴지는지..사라지고 싶다는 말..정말 와닿는 표현이다. 어떻게 보면 죽는다는 건 참으로 번거로운 일이니 조용히 이 세상에서 사라지는 것이 더 좋을지도 모른다. 

He wonders if it is worth hoping for a future when there is no future, and from now on, he tells himself, he will stop hoping for anything and live only for now, this moment, this passing moment, the now that is here and then not here, the now that is gone forever.  마지막 구절..지금 이 순간만을 우리는 정말 살아낼 수 있는 것일까..그게 가능하기나 한 걸까..

현실을 잊게 해준 작가가 현실만을 살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했다. 오스터의 작품은 어쨌든 현실을 잊고 이야기에 묻히게 만든다. 그게 좋다. 그의 맥락대로라면 지금 이 순간에는 이야기에 묻히는 것이 이 순간만을 오롯이 살아내는 것이겠지...


(2011.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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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acle Night (Paperback, Open Market - Airside ed)
폴 오스터 / faber and faber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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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이야기.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 이야기에 빠져들고 싶을 때는 폴 오스터의 책을 읽는 것이 좋다. 소설 속에 여러 개의 소설이 등장하는 폴 오스터 특유의 요설은 지친 일상을 잊기에 적당하다.


한글로 읽을 때 반복되는 그의 스타일에 질려 어느 순간 그의 작품을 읽지 않게 되었으나 원문으로 읽으니 새롭다. 챕터 구분이 전혀 없이 끊임없이 이야기가 전개되는 그의 글을 읽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그게 그의 매력이지.


(2009.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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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rooklyn Follies (Hardcover)
폴 오스터 지음 / Henry Holt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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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 폴오스터다운 작품. I was looking for a quiet place to die라는 문장으로 시작한다(시작부터 마음에 든다). 처음에는 지리 멸렬한 주인공 Nathan Glass 덕분에 몰입하기가 쉽지 않았으나 점점 그의 수다에 빠져들게 된다. 잘 짜여진 소설보다는 주저리주저리 이 이야기 저 이야기 늘어놓는 이런 형식의 소설이 좋다. 조용히 죽을 곳을 찾다가 브루클린에 정착한 Glass씨가 이런저런 사람들을 우연히 만나고 그들과 이렇게저렇게 얽히면서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이야기. 죽을 곳을 찾는 할아버지, 문학박사과정을 밟다가 택시운전을 하는 조카에서부터 사기 경력이 있는 헌책방 주인, 남장여자로 분장해 밤무대 가수로 활동하는 헌책방 일꾼, 여신도를 성희롱하는 사이비교주, 차를 고장내기위해 탄산음료를 연료통에 부어넣는 조카딸까지 황당무계한 인물들이 서로 얽히고 섥히는데 이게 바로 인생이지 하는 생각이 든다. 얽히고 섥히고, 바쁘게 살아야만 하는 차안의 삶!!

마음에 드는 구절 --Reading was my escape and my comfort, my consolation, my stimulant of choice: reading for the pure pleasure of it, for the beautiful stillness that surrounds you when you hear an author's words reverberating in your head.. 

이런 구절도 있었다. Why rock the boat and start making trouble for ourselves? Marriage is for young people, for kids who want to have babies..박완서의 '아주 오래된 농담'에서도 비슷한 구절을 본 것 같은데..결혼은 정말 아기를 원하는 젊은이들을 위한 것인가? 진정 그런 것인가? 결혼이란 메이킹 트러블? 혼자 살기 심심해서 결혼하고 자식낳고 지지고 볶고 사는 건가?


 (2009.02.05)


예전 책이 품절이 되어서 리뷰를 여기에 옮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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