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소설이 달리 읽히는 시점에 문지혁의 소설읽기를 마무리지었다. 그의 소설 키워드라고 할 수 있다는 재난, 디아스포라, 이민자 또는 경계인 중에서 아무래도 나는 이민자 이야기가 제일 재미있다. ‘초급 한국어‘의 연장선상에 있는 작품들이 재미있어서 순서를 거꾸로 읽었다. 맨 첫 작품은 세월호 사건이나 지난 주말의 사건이 떠오른다. 재난의 시대에 읽은 재난 소설. 이 소설집에는 모두 ‘재난‘을 경험한 이들이 등장한다. 인생은 하나의‘재난‘이라고 말해질 수도 있다지만 일련의 작품들이 모두 의미심장하게 다가오는 어제오늘이다.
독립출판물도 대출이 되는 도서관에 들렀다가 만나게 된 책. 시리즈를 다 보았는데 다 좋았다. 이 책은 코로나 이전 이야기들인데 시리즈 중에 최신 것도 있었다. 읽으면서 그들이 여전히 살아남았는지 검색했다. 살아남은 경우도 있고 사라진 경우도 있었다. 의미있는 도전들!! 시리즈 중 제주살이 이야기에서 공통된 이야기였던 오늘같은 내일을 살고 싶다는 이야기가 인상깊었다. 똑같은 하루라 지겨운 일상이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과 같은 무사한 하루가 내일에도 모레에도 지속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자영업자들의 마음이 아닐까 싶었다. 배워야할 자세. 하루하루를 감사해하며 무사한 하루하루를 기원하는 마음!!
작년 한 해에 아버지 이모 고모 어머니까지 잃었다는 치마만다의 율로지. 새록새록 상실이 사무칠 텐데 어쩌나. 본인이 인용한 본인의 소설 구절처럼 멋진 아버지와 깊은 사랑을 경험했다는 것에 감사하고 고인이 마음 편히 잠들 수 있도록 너무 많이 슬퍼하지는 말라는 동양의 위로를 해주어도 그의 귀에는 들리지 않겠지.
애도는 사랑에 대한 찬미다. 진정한 슬픔을 느낄 수 있는 자는 진짜 사랑을 경험한 운 좋은 사람이다. - P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