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이는 간소하게‘의 생활버전이랄까. ‘서른 살의 집‘보다 한층 더 무르익은 글과 생각들. 그림은 말할 필요도 없고. 자신을 잘 아는 사람은 이렇게 살아가는구나 싶다. 아무리 인생은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라지만 그래도 본인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면 원하는 대로 아니면 적어도 그 방향으로라도 흘러가게 되는 듯하다.
이런 내용도 책이 되나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간편하게 휘리릭 읽으면서도 무라카미의 취향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소위 요즘 세대들을 위한 책인 것 같다. 미국 살 때 기념티셔츠가 쌓였던 기억도 새록새록 나고, 질이 좋지 않아 입을 수는 없지만 추억으로 남을 수 있으니 다 짊어지고 왔던 기억도. 티셔츠에 담긴 인간의 역사. 그의 티셔츠 이야기가 계속 될 것만 같다.
애도의 기록은 재생의 기록이 될 수 있다. - P1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