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Baby Proof (Paperback)
에밀리 기핀 지음 / Griffin / 2007년 5월
평점 :
First comes love. Then comes marriage. Then comes...a baby carriage? Isn't that what all woman want?
이 책을 소개하는 글의 첫부분이다. 사랑, 결혼, 출산으로 이어지는 대부분의 여자들의 삶에 의문을 던지는 이 소설의 주인공은 아기를 갖지 않기로 합의하고 결혼했지만 남편이 갑자기 아기를 간절히 원하게 되는 바람에 이혼까지 하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결국은 남편이 '너만 있으면 된다'고 개과천선을 하게 되어 다시 재결합하게 된다는 이야기인데..
주인공 클로디아는 어렸을 때부터 확고하게 아기를 갖지 않겠다고 공언하고 다녀서 그 이유 때문에 많은 남자친구와 헤어지게 된다. 그녀는 전혀 후회가 없었지만 남편 벤과는 다르다. 결국 남편이 원한다면 아기를 낳자고 결심하고 전남편을 만나지만 남편이 오히려 너만 있으면 된다고 해서 재결합까지 가능하게 됐는데 그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아기를 낳을 것인지 말 것인지.
이 스토리라인만 있다면 무척이나 심심할 뻔한 소설이지만, 이 소설에는 다양한 종류의 여자들이 나온다. 바람둥이 남편과 결혼해 아기를 셋 낳은 언니, 아기를 낳으려고 백방으로 노력하지만 문제가 있어서 실패하고 결국 입양에 성공하는 동생, 너는 계획에 없었던 아기라고 공공연히 말하면서 주인공을 키운, 자신을 항상 먼저 챙기며, 결국 아빠를 참지 못해 이혼한 이기적인 엄마 등이 나온다. 비슷해보이지만 다른 여자들의 삶이 다채롭게 전개된다.
20대에게는 쇼퍼홀릭 류가 재미있겠지만 30대에게는 이 소설이 더 호소력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소설이 현실을 잊게 해준다는 면에서는 쇼퍼홀릭이 더 효과적이겠지만, 소설을 통해 현실을 객관적이고 깊이있게 보고 싶다면 이 소설이 더 나을 수 있겠다.
결혼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아기를 낳아도 후회, 안 낳아도 후회. 결혼했다면 출산문제는 여자에게 있어서 어쩌면 영원한 화두일 수 있다. 딩크족이 뜬다는 이야기야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한국땅에서(미국도 마찬가지인가보다) 딩크족으로 살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결혼, 임신, 출산, 육아로 이어지는 천편일률의 삶을 보면서 왜 그래야만 하는가를 한 번이라도 생각해 본 사람이라면 이 소설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뭐 그다지 깊이있게 다루지 않고 이것저것 슬쩍슬쩍 가볍게 다루고, 모든 일이 나름대로 술술 해피엔딩으로 흘러나간다는 단점이 있지만 용서가 된다.
주인공의 강심장이 부럽다. 사실 아기 문제는 보통 남편이 간절히 원하면 어쩔 수 없이 아내가 들어주게 되어있는데 말이다. 물론 주인공의 선택은 열린 채로 끝나지만 그녀의 이후의 삶이 궁금하다. 그녀는 뭘 선택했을까. 자유냐 아기냐..왜 그 둘을 다 가질 수는 없단 말인가..
+ 내용과 상관없이 이런 문장이 와닿는다. 엄마가 된 것일까.
We can't help seeing ourselves as our mother sees us.
무섭다. 하지만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