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노인의 취업분투기라고 해서 읽게 되었는데 기대했던 내용은 한두꼭지이고 이순자 작가 자신의 삶에 대한 이야기가 대부분이었다. 모두의 인생이 다 파란만장하겠지만 53년생이신 이순자 작가의 삶은 그것의 총체인 듯했다. 시간 순이 아니라 불쑥불쑥 비어져 나오는 개인사 이야기에 어리둥절해질 때도 있지만 그의 사연많은 삶과 그 삶을 온몸으로 부딪혀살아가는 작가의 모습에 숨가쁘게 읽었다. 우리의 노인에 대한 인식부터 노인 정책까지 모든 걸 뜯어 고쳐야할 것 같다. +‘노년을 읽습니다‘를 읽으며 알게 된 책이기도 한데 이 책을 통해 이책저책 뒤져보느라 정작 ‘노년을~‘을 읽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있다.
아버지의 치매에 대한 만화. 치매에 걸린 아버지가 창빆을 우두커니 내다볼 때가 많아 붙였다는 제목. 아버지의 무너져가는 모습과 그 모습을 보고 겪으며 더 무너져가는 딸을 보는 건 정말 마음 아픈 일이었다. 딸과 사위의 성을 딴 이름이 심우도인데 부부가 출판까지 하는 듯하다. 치매 발달 과정을 그렸지만 현실은 훨씬 더 참혹했다는 에필로그가 있었다. 내용도 눈물없이는 볼 수 없었고 치매 문외한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아름다운 그림과 글로 전달하는 효과도 있다. 85세 이상의 노인 절반 이상이 치매라는 통계에서 알 수 있듯이 치매에 대한 정보가 필요한 시대에 의미심장한 책이다.
심우도 만화는 따뜻하고 사람 냄새가 나고 포근하다. 매우 교육적이기도 하고 그렇다고 따분한 건 아니다. 공동체가 살아있는 모습이 감동적으로 느껴진다. 낯선 이들이 서로 마음을 열고 서서히 가까워지는 모습은 언제봐도 아름답다. 연우가 꿈 속 친구 마음이를 통해 자신의 결핍을 딛고 성장해 가는 모습이 눈부시다. 그렇지 우리는 이렇게 성장해갔었지. 심우도 만화 읽기는 계속된다.
낮술 두번째. 첫번째 책에서 뿌려둔 이야기씨앗을 거두어들이는 재미로 읽는 속도가 빨라졌다. 그런데 이번 권 엔딩이 삼권을 바로 읽어야 하는 대목에서 끊겼다. 3권은 더 빠르게 읽을 수 있을 듯. 일본에 가고 싶어졌다. 일본음식과 다양한 술을 권하는 책으로 단연 최고인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