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론을 좋아해서 최근 세대론을 읽고 있었는데 공교롭게도 정지우 작가도 세대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바로 ‘밀레니얼 세대는 세상을 어떻게 이해하는가‘라는 부제를 가지고 있는 이 책. 586세대와 x세대를 싸잡아 아재 세대라고 지칭하는 것은 좀 유감이지만, (정지우가 밀레니엄 세대의 보편 감성을 완전히 대변할 수는 없겠지만) 이 책을 통해 밀레니얼 세대의 감수성을 조금이나마 알게 되어 무척 흥미로웠다. 저출생, 낙태죄, 이해와 용납, 사립남고 고발, 여혐 분석, 심성의 강조 등 구세대가 보기에도 논리적이고 솔직하고 신박하면서도 적확한 견해들이 많았다. 부끄러워 차마 언급하지 못하던 것들까지 솔직하고도 직설적으로 다루어줘서 후련한 면도 있었다. 여러 사안들의 이면을 들여다보는 원인 분석이 놀라웠고 그에 대한 대안은 매우 발전적이었다. 2020년 작인데 후속작도 계속 읽어볼 참이다.
우리보다 초고령 비율이 어마어마하게 많은 일본의 이야기라 우리의 근미래를 엿볼 수 있다. 75세 이상(65세였던가?) 노인의 네 명 중 한 명이 치매라고 했다. 암튼 너무나 놀라운 숫자. 이에 대처하는 일본의 모습도 경이로웠다. 궁즉통이라고 우리가 보기에는 그렇게까지 하나 싶은 것도 있지만 참고로 삼을 만한 것이 매우 많고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가 참으로 다양했다. 구강위생부터 성인기저귀 활용에서 가짜 버스 정류장까지 그들의 완벽 추구는 정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다. 고령 인구가 늘어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출생률이 줄어드는 것이 문제라는 지적은 매우 날카로웠다. 마지막 인터뷰 내용도 도움이 많이 되었다. 은퇴 전문가와 내가 재미있게 읽은 고령화 소설을 여럿 집필한 가키야 미우 인터뷰였다. 나이들어가는 부부들의 자세가 의미심장했다. 우리도 고령사회이고 초고령사회가 얼마 안 남았는데 많이 참고로 해야할 듯.
교단 작가의 글은 몇 개의 부류로 나눌 수 있다. 학급 경영이나 교과 학습 지도와 같은 전공과 관련된 실질적인 안내를 하는 책, 성장소설이나 관련 시 등의 문학책, 무용담이나 신적인 경지에 놓인 참스승상을 보여주는 책 등으로 거칠게 나눠볼 수 있겠다. 이 책은 세 번째 종류로 묶을 수 있지 않을까. 강원도 특성화 고등학교 근무 두 번이라는 이유가 있긴 하겠지만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무용담처럼 읽혔다. 재미와 감동이 있었고 덕분에 책장도 휘리릭 넘어갔다. 하지만 그냥, 보통의, 월급받는, 적당한 선에서 타협하는 직장인의 모습을 하고 있을 대다수?의 교사들에게는 별천지 이야기로 읽힐 수 있겠다. 교직 경력이오래되면 언제 어디서든 꺼내놓을 수 있는 무용담은 다들 꽤나 있을 테지만 이 글은 다른 교사들에게 나도 이렇게 해 봐야지 라는 느낌을 주기 보다는 어떻게 이렇게 해, 나도 사생활이 있는데, 이런 거는 아무나 하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해 소외감을 느끼게 할 수 있다. 학교 축제에서나 열 수 있는 빵과 코코아를 나눠주는 까페를 주 1회 열었다는 이야기는 그 실행력이 정말 놀라울 뿐이었다. 아직도 이런 교사가 있다는 것에 우리 교육에 아직 희망이 있다고도 볼 수 있겠지만 한 개인의 노력과 능력에 모든 것을 의존하는 것보다는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바꿔나가는 것이 더 실질적이고 효과적이겠다. 하지만 늘 학생들 눈높이에 맞추어 그들에게 관심을 가져주는 교사가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감동적이었다. 수능 해킹으로 인해 학원과 인강이 넘쳐나는 현 고교 교육에 그리고 모든 것이 인공 지능으로 대체되어 나가는 현 시점에 참교육이란, 참인간이란 어떤 존재여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다시 한 번 하게 하는 책이었다.
밀리의 서재 연간 회원권을 구매해서인지 오디오북에 재미를 들여 열심히 듣고 있다. 최근 관심 작가 정지우 읽기 두번째. 제목처럼 완전 글쓰기 비법 전수 책은 아니고 글쓰기를 대하는 마음 자세와 글쓰기 방법 안내 그 중간 쯤에 서있는 책. 다 필요없고 일단 써라, 많이 쓰면 뭐든 된다가 기조이고, 중간중간 번득이는 삶을 대하는 자세, 정지우 작가의 다양한 이력을 통한 깨달음 등등을 얻어갈 수 있다. 정지우 작가에게 글쓰기는 숨쉬기와 같은 듯한데 기도하듯이 글쓰기를 부여잡고 글쓰기에 매진하는 그가 대단해 보인다.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닌 듯. 글을 쓰고 싶다는 사람은 많지만 매일매일 쓰지 않고는 못 배긴다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