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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하는 인간 - Homo Philosophicus
김광수 지음 / 연암서가 / 2013년 6월
평점 :
어제 내가 무슨 일을 했는지 기억이 안 나는 일이 종종 있다. 더구나 장롱면허인 내가 거의 20년만에 운전대를 잡고 도로를 나서니 더 심해졌다. 무엇보다 세상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도로와 인도에 있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된다. 조수석에 있을 때와 운전석은 하늘과 땅 사이이다. 모두 나만 바라보고 있는 것 같다.
몇년째 인문학 강의를 듣는다. 듣는 시간 동안은 어려운 말들도 모두 소화가 되는 것처럼 들리지만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인가 싶어 괜히 왔다 싶다가도 다시 시작하는 강의시간에 나는 어김없이 그자리에 앉아 있다. 그런 내가 지난해 들었던 인문학 강의에서 기억에 남는 시간은 철학 시간이었다. 많은 질문과 답이 오고 가는 동안 뭔가 무겁지만 고민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왔기 때문이다.
먼 우주에서 내가 되기까지 우연과 인연이 뒤섞인 생명의 신비로부터 인간의 존재의 위대성부터 시작하는 <철학하는 인간>(2013.6 연안서가)이다. 목차만 보면 어렵게만 보이고 다가가기 힘든 어려운 철학적 용어들을 일단 읽어나가면 하나 하나 풀어가는 책의 전개에 어느새 철학책이라는 선입견을 잊게 된다.
간단하게 정의 내려주는 듯 보이면서 동시에 질문을 던진다.
나란 존재는 어떻게 시작하고 마음대로 내 생며을 앗아가는 것-자살-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내것이 내마음대로 해도 되는가? 내가 태어나고 사는 것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인가에 대해 먼우주에서 시작돼 나라는 소우주가 바로 나라는 존재에 대해 탐구하고 고민하게 된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각자의 삶은 이미 결정되었다는 운명론의 다양한 세계관을 제시한 철학자들의 견해를 저자의 친절한 예를 통해 간접 경험을 하게 된다. 조금은 민감한 종교와 진화의 관계부터 행복의 공식,돈 그리고 가장 이성적이고 이상적인 삶 존재 각성의 삶의 모습은 어떤 것인지 내 자신에게 질문하게 만든다.
진리는 왜?
철학의 가장 최고의 질문은 진리탐구가 아닐까 . 지식과 다르고 시공을 초월하는 진리란? 진리를 탐구하는 이유는 "잘 살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진리 탐구를 위한 완성된 그림을 위해 수많은 투쟁과 경험의 의한 고도의 결과물임을 알게 해 준다.
어느 페이지를 펼쳐 읽어도 된다. 낯설기만 하고 가까이 하기에 너무 멀었던 쇼펜하우어, 니체, 비르케슈타인, 천상병시인, 라이프니츠, 카뮈, 부조리, 실체, 자아니 철학적인 언어에 모처럼 푹 빠질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무엇보다 철학은 인간의 삶을 생각하는 인문학의 최고임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