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 클래식 보물창고 18
알베르 카뮈 지음, 이효숙 옮김 / 보물창고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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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읽었던 책이다.  학부 리포트 제출도 했던 기억도 있다. 수년이 지나도 유독 햇빛이 강한 여름날에는 먼저 생각나는 책이다. 바로 그 책, 까뮈의 <이방인>이다.  책의 자주 언급되는 바다가 내 주위에 찾아보기 힘들지만 땅바닥에 내리 꽂히는 듯한 강한 햇빛으로 인식되어 이방인= 햇빛 으로 연관지어 생각나는 책이다.  뺨을 때릴 듯한 햇빛의 강렬함, 하늘에서 비처럼 쏟아지는 눈부신 햇빛, 괴로울 정도로 강렬한 열기, 벌겋게 작열하는 햇빛, 바다가 작은 파도들의 빠르고 억눌린 호흡으로 헐떡거리는 강한 햇빛까지 ..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베스트에 올라있고 다른 번역으로 읽고 싶은 마음에 다시 읽게 된 <이방인>(2013. 3 보물창고)는 기억과 달리 전혀 새로운 의미로 다가왔다.

 

  1부의 가장 큰 사건이자 주인공 뫼로소의 인생의 전환점이 되는 일은 어머니의 장례식에 다녀온 일이 있은 후 벌어진 아랍인을 총으로 쏘아죽인 일이다. 그를 불행의 문으로 들어가게 했던 네 발의 총성이자 노크소리였다. 2부에서는 그의 감옥생활과 재판과정 그리고 사형집행을 기다리는 심리변화를 주로 다루고 있다.

 

 20대때 읽었던 나의 가장 의문점은  어머니의 장례를 치르고 돌아와 여자 친구와 수영을 가는 뫼르소의 처음 행동이다. 어떻게 어머니가 세상에서 더 이상 만날 수 없는 슬픔에도 덥다는 이유로 바다에 갈 수 있었는지 말이다.  햇빛에 대한 작가의 묘사가 참 다양하다는 것은 나중에 그가 살인은 저지르게 된 원인이었다고 자포자기한 듯한 진술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이번에 다시 읽게 된 뒤 나는 그가 한 행동하나를 놓치지 않고 읽으려고 노력했다. 마치 사건의 원인 같은 것을 찾는 탐정의 입장이 되보려 했는지도 모른다.

 

  원인은 찾을 수 없었고 그저 2부에서 벌어진 재판정의 모습만이 우스꽝스럽기만 했다. 어머니의 장례식에서 울지 않은 죄인이기에 우발적인 사고임에도 (아랍인은 칼을 소지 하고 있었고 마침 그늘을 찾아 멀리 간 곳에 그가 누워있었으며 그가 칼을 먼저 내 보임으로써 자기방어의 행위인 것은 어느새 묻혔다) 그에 대한 전혀 다른 해석으로 시종일관 계속되는 것이 아이러니하기만 했다.

 

  신을 믿지 않는 것도  인간이라면 모두 똑같이 행동을 해야하는 것인양 치부하는 사회적인 편견이 한 사람을 어떻게 바꾸어 놓았는지 끝내 폭발하는 뫼르소의 행동이 조금 이해가 된다.

 

 쓰여진 지 오래 된 글이라 믿어지지 않을 만큼 짧고 강렬한 문체와 사실위주의 서술이 처음 읽을 때는 어색하게 느껴지는 것은 여전했다. 하지만  청소년을 위한 번역의 힘이 한 번 더 힘을 발휘해서 함축적이고 상징적인 것도 쉽게 풀어 놓아 한층 읽기에 부담을 덜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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