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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서툴러도 괜찮아 - 나를 움직인 한마디 세 번째 이야기
곽경택.김용택.성석제 외 지음 / 샘터사 / 2012년 12월
평점 :
아르바이트를 할 때 있었던 일이다. 아침개장시간 전까지 물건을 내리고 포장하고 진열을 하는 분주한 마트에서 일을 했다. 한 달이 되어가는 어느날, 총무과 언니가 나를 불러 오늘 월급날인데 내 월급은 월초에 전해져야 할 본점에 전달이 늦어져서- 중간에 들어간 관계로- 직접 수령을 하러 가야한다고 본점에 가는 버스 노선은 옆에 아주머니께 물어보면 될거라고 했다.
하루 4시간의 일이지만 한번도 앉을 수 없고 계속 서서 일하는 작업이라 허리가 아픈 데다 일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나는 녹초가 되어 버스를 탔다. 40분이 걸려 도착한 마트 본점이라는 데는 마침 점심시간이라고 다시 1시간을 기다려 내가 전달받은 것은 통장에 이미 지급이 되었는데 무슨 일이냐고 마치 한심하다는 듯이 쳐다보는 총무과 여직원의 쌀쌀맞은 대답이었다.
너무 억울하고 무슨 x개 훈련을 시키는 건지 다시 지점 총무과에 전화를 했더니 미안하다는 말은 고사하고 알았다고 하면서 끊어버렸다. 전화를 끊고 낯선 공중전화부스에서 엉엉 울었다. 그 시간 내 전화받아 줄 사람도 없어 친구에게 전화를 거니 처음에는 당황하던 그도 진정하라는 말 대신 밥은 먹었냐고 물었다.
시계를 보니 3시가 되어가도 나는 아직 공복상태였다. 보이는 대로 아무 음식점에 들어가 먹고 나니 서러웠던 마음이 조금 내려가는 걸 느꼈다. 그래 내일 만나서 따져야지 하는 다짐도 하게 되었다.
밥은 먹었어?
훈계조의 열마디의 말보다 무심코 툭 던져진 한마디의 말이 나를 움직인 것이다.
나를 움직인 한마디 세번째 이야기<지금은 서툴러도 괜찮아>(2012. 12 샘터)는 마흔 아홉명의 인생 선배들이 건네는 마흔 아홉개의 한마디들이 모여 마흔아홉명의 각자 삶에서 느꼈던 이야기와 함께 전하는 힐링 메세지들이다.
이해인수녀님의 <오늘은 내 남은 생의 첫날입니다>. 딴지 일보의 괴짜 김어준과의 만남의 이야기 <아님말고>의 윤용인, 업친데 덮친다고 앞 뒤가 꽉 막힌 겨울과도 같은 긴 터널을 지나 희망을 만난 <은혜는 겨울철에 자란다>의 홈플러스 그룹 회장 이승한 의 이야기까지 자신들의 어둡도 험한 인생에서 느끼는 다양한 이야기와 만날 수 있다.
나만 왜 이렇게 힘들어야 하는지 좌절하고 또 좌절할때 마다 나를 일으켜 세워주는 것은 바로 나 자신이라는 것, 그러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나를 다독이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휴식같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