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먹으면 맛난 빵을 먹고 싶다

한밤중의 베이커리 1 ㅣ 한밤중의 베이커리 1
오누마 노리코 지음, 김윤수 옮김 / 은행나무 / 2012년 9월

요즘에는 체인점으로 일색인 빵집이 없던 예전에는  동네빵집이 있었다.  정신없이 바쁜 아침 출근길에  빵냄새에 잠시 정신이 혼미하게 만들곤 해서 퇴근길에는 꼭 들르곤 했었다.  그 중에 좋아하던 빵은 건포도가 많이 들어간 식빵이었는데 지금은 없어져서 기억만이 남았다.

   한밤중에 문을 여는  블랑제리 구레바야시 '빵가게 구레바야시'는 독특한 빵집이다. 오후11시부터 새벽5시까지 여는 빵가게를 찾는 이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궁금하다.

   빵집을 경영하는 구레바야시와 잘생긴 히로키에게 어느날 찾아온 노조미의 방문으로 시작되는 빵이 만들어지는 시작이 된다.  하나의 빵이 나오기에 낯선이와 만남처럼 빵의 반죽에 섞여들어간 많은 재료들은  인물들이 하나씩 나올 때마다 그들의 삶역시 하나의 재료가 된다. 

  그 첫번째 노조미는 이 빵집의 여주인이었던 구레바야시 나오코의 이복동생이라고 밝힌다. 낳기만 하고 키우지 않은 엄마덕에 이집 저집 맡겨져 기른 탓에 엄마가 집을 뺴고 나가버리고 또 자신을 버린 것을 원망하지도 않고 남겨진 주소를 들고 찾아갈 만큼 용감한 노조미다.

  그리고 이어지는 노조미의 학교생활을 통해 그녀는 절친이었던 스즈카가 퍼뜨린 나쁜 소문까지 참아내고 급기야 싸움이 되어 부모를 모셔와야 하는 상황에 빵을 가지고 학교를 찾아온다.  구레바야시가 스즈카에게 건네는 말,"뭐가 고파서 그렇게 된 거니?" 한마디에 스즈카의 마음의 문을 여는 울음을 터뜨리게 했다.

  제빵기술을 잘 못배운다고 타박을 받아도 늘 싱글거리는 주인,  서서히  밝혀지는 그와 죽은 그의 부인이자 노조미의 이복언니 나오코의 이야기는 제일 나중에 섞이는 재료가 되어 책을 완성하게 되는데 ..

  노조미만큼이나 버림받은 고다마, 빵배달을 하다가 알게 된 남을 엿보며 사는 마다라메,  히로키의 과거, 여자가 된 남자 소피아까지 외롭고 힘든 이들의 모습은 쉽게 속내를 드러내지 내거나 불평을 하며 소위 따돌림을  당하거나 아파해야하는 일본사회 내지 현대인들의 모습을 보고 있는 듯하다.

  많은 이들에게 쉽게 다가가 전해주기 쉬운 빵이란 한상 푸짐하진 않더라고 허기진 마음과 몸을 따듯하게 만든다. 어디서나 주고 받는 이에게 부담없이 말을 건네게 하는 빵이란 음식의 특징처럼 서로의 아픔에도 위로가 될 말 대신할 수 있는  각자가 가진 사랑을 소설속에서나마 느껴보게 해 준 책이다. 매일 매일 새롭게 만들어져 고소한 냄새를 풍기는 사랑이 넘치는 세상을 현실에서도 느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