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해도 괜찮아 - 나와 세상을 바꾸는 유쾌한 탈선 프로젝트
김두식 지음 / 창비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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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하게 말하면이라는 말을 자주 쓰는 사람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정말 솔직한지 의문이 든다. 그냥 말하면 되지 왜 솔직이라는 말을 남발하는지.. 아니면 자격지심인가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나는 또 얼마나 가식적인지 그래 그래 하면서 맞장구를 친다. 괜히  크게 웃어제끼고  오버도 한다.

 

    욕망이란 단어와  빨간색 하이힐이 생각난다.  킬힐을 신지 못하는 아줌마로서 마음속에서는 아주 많이 바라고 원하면서도 드러내놓지 못하는 그  무엇이라고 혼자 정의 내린다.

 

   <헌법의 풍경>,<세상속의 교회, 교회속의 세상>의 김두식선생이 맞나  전혀 다른 분이 아닌가 의심이 들 정도로 많이 다른 책 <욕망해도 괜찮아>(2012.5 창비)를 읽다가 오글오글거리다 못해  오징어가 되는 줄 알았다.

 

   인문학 강좌에서 사람은 압력솥과 같아서 분출될 곳을 만들어 주지 않으면 폭발한다고 가끔은 샛길로 마실을 나가야 살 맛이 난다고 하는 대목에서 듣는 아줌마들은 정말 좋아라한다. 애들밥걱정 남편 와이셔츠걱정을 그만하고 하고 싶은데로 지금 유렵여행을 떠나볼까 하는 낄낄대는 사람들 틈에서 혼자 무심한 척 하면서도  혼자 가방을 싸고 있었다. 마음속으로..

 

   길을 가다 침을 밷거나 껌을 아무데다 버리는 것은 안돼라는 공중도덕 덕에 아직까지 한번도 그런 적이없다.  음식은 남기면 안된다는 엄마의 말씀에 먹기 싫었던 반찬에도 도시락을 늘 비웠다.   늦으면 전화를  하고 사귀는 사람은 당연히 집에 데리고 와서 인사를 시키고 나의 일거수 일투족을 매일 보고 했다.

속으로는 얼마나 반항하고 싶었던 것이였나 아무것도 아닌 것이지만 사실 모든 것이었던 내안의 욕망들..

 

   신정아씨의 <4001>이라는 책을 보면서 힐끔거렸던  나를 마치 들여다 보기라도 한 듯 저자는 어서 읽어보세요라는  권유에 용기를 내고 도서관에 있는지 찾아보았다. 무엇보다 신정아씨와 변양균씨의  가정이 있는 남자와 미혼인 여자의 사랑놀이가 얼마나 궁금했던가  내 자신도 몰랐던 호기심은 어디인지 스스로 놀랐다.

 

  요새 한참 땅에 열을 올리고 있는 남편에게 혹시 어려서 땅따먹기같은 놀이에서 자주 졌느냐고 물었다. 아니. 그럼 집없는 설움을 느껴서 내꺼라는 소유욕이 뒤늦게 발동한 것인가 물으니 그것도 아니라고 한다.  그냥 땅에 뭔가를 심으면 싹이 나오는 게 좋다고 말하는 데 할말이 없다. 좋다는 데 뭐라고 할 수 없고 뒷감당은 전혀 안하면서 일만 벌이는 것 같은데 주위에서는 부러워하는 것도 말리지 못하고 있는 이유중에 하나다. 사실 가끔 이런 남편을 비난 자랑하고 있는 것을 즐기는 나자신이 웃긴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을 법한  유명해지고 싶은 욕망, 남들은 알 수 없는 나만의 자부심, 빠지지 않은  자식자랑, 돌려말하지 않고 직선적으로 지적하고 싶은 지식의 표출까지 자만하지 말고  늘 겸손해야 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휘둘려 꼭꼭 숨겨둔 이야기를  시원하게  풀어놓은 글이라 읽다가 속이 거북하고 어~우가 나오기는 하지만 읽는 대목마다 사춘기의 소년같은 아저씨의 솔직한 고백이라 귀엽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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