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은 그의 혀끝에서 시작됐다 - 심리학자와 언어전문가가 알기 쉽게 풀어낸 말의 심리
박소진 지음 / 학지사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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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사를 자주 다니면서 느꼈지만  사람이 사람을 만나서 제일 먼저 보는 것은 얼굴이 아니다.  첫인상은 앞으로  죽 만나게 될 이웃사촌을 결정짓는 것이 아니라 바로 말투 즉 말솜씨이다.  생전 처음보는 데 자신의 기준에 맞춰서 나를 평가한 후 이건 잘못 되었다는 둥 사사건건 참견을 하면서  시비조로 나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무조건 칭찬 일색으로 도배를 하고는 나중에 본론에 들어가서는 종교가 무엇인지 물어오는 부담감을  주는 사람까지 기억에 남는 몇몇 이웃들이 있다.

 

  봄여름가을겨울에 사람들은 모두 변하나봐의 가사처럼 그들도 나도 모두 변한 것인지 시간이 서로에게 익숙하게 만든 편안함 뒤에 송곳처럼 솟은 날카로운 상처로 인해 잊지 못할 몇가지 경험이 있는 나로서는 말을 이해하고 또 나부터 말조심을 해야겠구나 늘 다짐을 한다.

 

  심리학와 언어치료학을 전공한 두 사람이 만나  말의 효과, 말의 힘이 상대방을 이해하는 데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상담사례를 친근한 영화, 드라마와 같은 대중매체를 예로 들어 설명해 주는 <비극은 그의 혀끝에서 시작됐다>(2012.2 학지사)이다.  

 

  상대방의 말만 듣지 말고, 상대방의 마음을 읽어야 한다.

 

  진심을 알고 싶은 사람으로서 상대방의  말을 유심히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늘 어려움이 많다. 상처를 많이 받은 사람이  그렇듯 깊이 새겨 듣지 않고 걸러내야지 마음이 앞서서 과연 어떤 마음으로 말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영화 <올드보이>를 보고 주인공이 15년동안 군만두만 먹게 된 결정적인 이유에는 그가 말이 너무 많았다는 데 있다. 영화를 보고 난 뒤 그가 얼마나 속사포같이 말을 했는지 왜 그랬는지는 뒷전이었다. 주인공이 자신의 딸인지도 모르고 사랑하는 사이가 된 것이 소름이 돋아서 더더욱 그랬다. 그가 말을 어떻게 했는지는 이번 기회에 알게 되었다. 그는 해서는 안될 말을  했기 때문이었다.  그로 인해 우진(유지태)의 누이가 자살을 하게된 데 복수를 하고자 했고 엄청난 비극을 가져왔던 것이다. 

 

  사랑=친밀감+열정+책임감

 

  사랑이라는 의미를 잘 모르고 내뱉는 사람이 있다면 그의 말의 과연 세 가지 조건을 잘 갖추고 있는지 먼저 생각해야 한다. 무턱대고 사랑이라는 단어에 속아서 믿었다가 사랑과 전쟁에 나오는 수많은 사례에 하나가 될지도 모를 일이니까

 

   몸이 하는 말, 몸짓의 심리

 

  말이 아닌 비언어적 행동은 자율신경계의 지배 아래 있어서 의식적으로 통제할 수 없기 때문에 나이가 어릴 수록 언어적 표현에 의존하게 되고 나이가 들수록 비언적 내용에 의존해서 판단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나이를 먹을 수록 웃는 얼굴로 말을 하는 경우가 되돌아 오는 말에 힘이 빠지고 부드러워지는 것을 느낀다.

 

   어렸을 때 나는 말을 더듬었다. 시옷발음이 잘 안되는 데다 빠르게 얘기하고 거기다 수줍어서 남들 앞에서 말 하는게 무서웠다.  일어시간에 여섯 마리가 발음을 해야 하는데 혹시라도 여여 여섯이라고 할까봐 모르는 척 하고 10분이상 그자리에 서 있었다. 그런 내가 지금은 말을 더듬지 않는다. 오히려 수다쟁이가 되었다. 수없이 말하고 또 말하고 성격도 많이 변했다.

 

   말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는 데 어떤 장애도 없이 순수할 있다면 좋으련만 말이 서로에게 가시가 되어 상처를 주는 무기가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말을 하기 전에 우선 자신의 감정부터 살피고 자신의 내부에서 일나는 감정정리부터 하고 타인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 말을 해야한다고 저자는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있다.

  

-  해당 서평은 출판에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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