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원은 너무해!!

천 원은 너무해! ㅣ 큰곰자리 3
전은지 지음, 김재희 그림 / 책읽는곰 / 2012년 1월

  그때가 좋았다.  명절때마다 친척들한테 받은 용돈을  얼른 엄마한테 갖다주러 달려오던 아.. 그립다. 정말 그립다.  그러던  녀석들이 어느 순간 숨기기 바빠졌다.  혹시나 엄마가 가져가서 다 쓰려고 할까봐서 그러는지도 모른다.

  아직 그래도 작은 아이는 돈을 어떻게 쓰는지 잘 모르는 나이라  어떻게서든 돈이 생기게 되면 엄마지갑에 먼저 넣으려고 하지만 큰아이(이제 초4이 될)는 문방구의 맛(?)을 안 뒤부터 심부름이라도 시키려면 심부름값부터 먼저 협상에 들어간다.

  여름이면 아이스크림, 겨울이면 핫팩까지 아이는 늘 사고 싶은게 넘쳐난다.

  왜 건강에도 좋지 않고 한 번 쓰면 다시 쓸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매번 같은 일을 벌이는지 엄마인 나는 이해할 수 없지만 돌이켜보면 나도 애지간히 문방구를 들락 거렸던 참새였다는 사실 나를 키울 때 엄마도 같은 생각을 하시면서 키우셨겠지.

  늘 뭔가 채워지지 않은 것을 사모으는 걸 좋아했던 나를 보는 것 같은 수아의 용돈을 둘러싼 엄마와의 일기< 천원은 너무해>(2012.1 책읽는 곰)이다.  문방구 아주머니와 엄마 이상으로 친분을 가졌던 그 시절로 돌아가 본 느낌과  아이는 정말 천원은 작다는 얘기를 책을 같이 읽는 동안 줄기차게 말한다.

  수아는 초등3학년이다. 이제 곧 4학년이 되는 우리아이와 참 많이 닮았다. 늘 엄마, 이거 사줘 저거 사줘를 입에 달고 살며  먹지 말라고 하는 불량식품을 좋아하는 것 하며 말대꾸 대회에 나가면 일등할 것 같은 실력이 출중한 것까지 모두 닮았다.

  한동안 일주일에 3천원을 주기로 한 적이 있다.  내 지갑을 만지다가 딱 걸렸을 때다. 화가 무척났지만 용돈을 왜 줘서 이사단이 났느냐의 친정엄마의 호통에 오히려 내가 더 혼이 난 뒤였다. 그러나 결과는 수아처럼 한 번에 써버리고 다음 날, 돈이 없다고 징징대기 시작했고 잠정 보류상태가 되어버렸다.

  수아는  수정이한테 이쁜 수첩을 찢어 편지를 쓰고 싶은데 용돈은 일주일에 천원이라 못박은 엄마가 원망스럽고 매주 금요일에 깜짝 세일을 하는 문방구의 유혹은 거의 실신지경이다. 좀처럼 참기에 어려움이 많은 초등학생에게 문방구는 어른으로 비교해보면 백화점이다. 가격이 만만치 않아도 왠지 세일이란 단어가 들어가면 참기 힘든 것과 같다고나 할까.

  많은 고민거리를 친구에게 전하는 편지 내용으 읽고 수정의 답장을  순간  빵 터지는 웃음을 짓게 한다. 솔직하지만 사실 냉정한 한 마디. '아니' '철죽은 분홍색이야'등등

  매주 받은 용돈에서 일정금액을 모은다는 (저축의 개념) 것과 꼭 해야할 것을 계획(용돈의 규모있는 사용계획)을 세워서 써야한다는 것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이해 할 수 있는 책이다.

  부록으로 받은 용돈 기입장을 보고 잠정 조류된 용돈을 받고 꼭 잘 써보겠다고 다짐하는 아이를 보니  이제 새학기 되면 긍정적으로 생각할 계획이다. 꼭 수아처럼 잘 해보겠다고 다짐에 다짐을 하지만 이제껏 해 온 걸 보면 살짝 갈등이 있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