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이제는 깨달음이다 - 종교를 보는 새로운 시각, 심층종교에 대한 두 종교학자의 대담
오강남.성해영 지음 / 북성재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길에서 도를 믿느냐는 분들의 권유가 한참 유행처럼 번졌을 때  모험처럼 관심이 있다며 내가 먼저 고민상담하듯  유도해 한 여자분을  데리고 커피숍에 간 적이 있다. 잘 듣고 보니까 결론은 굿을 해야하는데  학생신분이라 성의껏 해주면 된다며 내 연락처를 물었는데 엉뚱한 번호를 알려주고 그 자리를 나왔다. 엉성하게 불러준 내 전화번호를 다시 물어 왔을 때 얼마나 당황했던지 모른다. 방금 얘기한 번호가 생각이 안났기 때문이다.

  이사를 자주 다녀서 가는 곳마다 먼저 손을 내밀며 반갑게 인사하면서 먼저 물어오는 이들과의  첫대화는 교회다니세요? 이다. 그때마다 아니오라고 대답했을 때 상황 뒤에 올 대답을 알기에 얼른 다닌다고 말한다. 그럼 십중 팔구 어느교회냐고 꼬치꼬치 물어온다.  아.. 그때 또 난감하다.

  이런 나는 어려서 세례를 받은 카톨릭 신자다. 종교에 관한한 소극적인 관계로 어디가서 자신있게 말을 못한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유년시절 워낙  질문세례에 지쳐있는 내가 떠오른다. 반성해야 하는 신자다.

  주위에 일명 잘 나가는 교회에 다니는 분이 나를 가만히 두지 못한 적도 있다. 같이 다니고 싶다며 자주 집으로 초대해 부담스러 한 번 같이 가줘야 하는 것이 아닌가 잠깐 착각을 하기도 했지만 이제 나는 오랜 냉담을 끝으로 다시 성당에 나가고 있다.  마치 긴 미로를 거쳐 다시 제자리로 온 것 같다.

  결국 돌아간 데는 나를 키워준 8할이 신앙이 아니였나(열심히 신앙생활을 한게 아님에도) 가슴 밑바닥에 깔려 있음을 알았기에 두 아이도 그런 작은 신앙이란 씨앗을 심어주고 싶은 마음에서였다고 할 수 있다. 아직 성공을 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사실 타종교에 관한  무지에 가깝다. 아니 일부러 알고 싶어도 혹 내가 믿는 종교에 관한 배신행위가 아닐까 생각에 알려고 노력하지도 않았다. 요즘처럼 종교가 한 생활에 일부가 되어버린 다종교시대에 종교로 인한 고민 해결에 도움이 되는 책을 만났다. <종교, 이제는 깨달음이다> (2011.5 북성재)는 종교학이라 불리는 지극히 개인적이라 불릴 종교가 어느새  본말전도된 현재를 어떻게 볼 것이냐하는 기본문제에 대안을 제시한다. 제목 자체처럼 이제는 깨달음이라 정의내린다.

   생소한 단어들 문자주의, 표층종교, 심층종교등  평소 들어보지 못했던 거라 낯설어 처음에 이해하는 데 어려웠지만 차츰 그 윤곽이 잡혀가는 것을 읽으면서 알게 된다. 각 종교에서 볼 수 있는 교리가 표층종교에 해당한다면 신비주의 즉 심층종교는 교리에서 국한하지 않은 깨달음을 통한 자신 안에서 천국을 찾는 완전한 신앙을 말한다. 

 p179

  심층종교는 종교를 신나는 종교로 되살리는 겁니다. 상벌에 관계없이 자기의 수행이 나날이 깊어져 더 깊은 차원의 실재를 발견하면 얼마나 신나겠어요? 그리고 그 여정 끝에서 자연스럽게 참나를 발견하는 깨달음의 경지에 다다르면 정말 신나는 일이 아닐까요?


   마치 언제 정상에 오를까 싶은 만큼 길을 잃은 산행길에서 하행길에 있는 이로부터 이제 곧 정상이라는 말을 들었을때, 목덜미에 시원한 바람이 스치는 기분이 들게 만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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